미국의 대표적 시민권 단체로 알려진 남부빈곤법률센터(Southern Poverty Law Center·SPLC)가 극우 단체 감시 활동 과정에서 사용한 비밀 정보원 운영 자금을 둘러싸고 연방 형사 기소에 직면했다. 미국 법무부 발표에 따르면 알라배마주 몽고메리 연방 대배심은 4월 21일 SPLC를 전신사기 6건, 연방보험은행 허위진술 4건, 은폐형 돈세탁 공모 1건 등 총 11개 혐의로 기소했다.
미 법무부는 2014년부터 2023년 사이 SPLC가 기부금 300만 달러 이상을 KKK, 아리안 네이션스, 내셔널 소셜리스트 운동 등 백인우월주의 조직 내부 정보원 또는 연계 인물들에게 지급하면서, 허위 단체와 차명 계좌를 활용해 자금 흐름을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SPLC가 대외적으로는 ‘극단주의 해체’를 내세워 기부를 유치했지만 실제 운영 방식은 기부자 기대와 달랐다고 보고 있다.
토드 블랑슈 법무장관 대행과 FBI는 해당 구조가 단순 정보 수집이 아니라 기부자 기만과 금융 범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연방 검찰은 동시에 자산 몰수 절차에도 착수하며 조직 재정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하는 양상이다.
반면 SPLC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브라이언 페어 임시 대표는 해당 프로그램이 폭력적 극단주의 조직 내부 정보를 확보하기 위한 잠입 정보망이었다고 주장하며, 실제로 일부 정보가 수사기관 협력과 극단주의 범죄 차단에 활용됐다고 반박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SPLC는 이번 사건을 트럼프 행정부 시기의 정치적 압박과 시민권 단체 위축 시도의 연장선으로 해석하고 있다.
쟁점은 ‘증오 단체 자금 지원’ 자체보다, 민간 비영리단체가 위험 조직 내부 정보원을 운영하기 위해 기부금을 비공개로 사용한 방식이 형사 사기와 자금세탁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집중된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실제 유죄 입증의 핵심이 “극단주의 단체와의 접촉”보다 “기부자 대상 허위 설명 및 금융기관 신고 구조”가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이번 사건은 미국 내 시민권 운동 진영의 상징적 기관이 연방 형사재판에 서게 됐다는 점에서 정치·사회적 파장이 크다. 향후 재판에서는 SPLC의 정보원 운영이 공익적 잠입 활동이었는지, 혹은 기부자 기만 구조였는지를 둘러싼 법적 공방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결과에 따라 미국의 ‘증오 단체 감시’ 체계 전반과 비영리 정치단체 자금 투명성 논쟁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