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령화 시대, 기초연금의 무게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기초연금 제도의 재정 지속가능성과 노인빈곤 완화 효과를 함께 고려한 제도개선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보장 장기 재정추계 통합모형 구축」 연구는 노후소득보장 부문에 국민연금, 기초연금, 생계급여 등을 포함해 장기 재정 영향을 분석했다. 해당 연구는 고령화가 사회보장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사회보험과 일반재정 사업을 함께 고려한 재정추계 모형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초연금은 노인빈곤 완화를 위해 도입된 대표적인 노후소득보장 제도다. 현행 제도는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과 자산을 함께 반영한 소득인정액이 하위 70%에 해당하는 경우를 대상으로 한다. 제도 시행 이후 기초연금은 고령층의 생활 안정에 기여해 왔지만, 급격한 고령화로 수급 대상이 늘어나면서 재정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
KDI의 「기초연금 선정방식 개편 방향」에 따르면, 기초연금 수급자는 2015년 200만 명에서 2023년 650만 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기초연금 지출 규모도 2014년 6조 8천억 원에서 2023년 22조 6천억 원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GDP 대비 지출 비중은 0.5%에서 1% 수준으로 상승했다.
앞으로 고령화가 심화되면 기초연금 지출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KDI는 현행 제도를 유지할 경우 기초연금 지출액이 현재가치 기준 2025년 27조 원에서 2050년 46조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GDP 대비 비중도 같은 기간 1.09%에서 1.48%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은 기초연금의 역할을 축소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한정된 재정 자원을 보다 효과적으로 배분해야 한다는 과제를 보여준다. 특히 고령층 내부에서도 소득과 자산 수준의 차이가 커지고 있는 만큼, 경제적으로 취약한 노인에게 더 두터운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선정방식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KDI는 현행 기초연금 선정방식이 노인 중 소득인정액 하위 70%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 고령층의 경제 상황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고령층에 진입하는 세대일수록 소득과 자산 수준이 과거 세대보다 개선되고 있는 만큼, 전체 국민의 기준중위소득과 연계한 방식으로 수급 기준을 조정하는 방안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기초연금 수급 대상을 노인 계층 안의 일정 비율로 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전체 가구의 기준중위소득 대비 일정 비율을 기준으로 삼는 방안이 제시된다. 이를 통해 경제적으로 상대적 여력이 있는 고령층에 대한 지원은 조정하고, 절감된 재원을 취약 노인에게 더 두텁게 배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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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연금 개편 논의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지출 축소가 아니다. 핵심은 노인빈곤 완화라는 제도의 본래 목적을 유지하면서도, 고령화에 따른 재정 부담을 관리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데 있다. 수급 대상을 보다 정교하게 설정하고 저소득 노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한다면 재정 효율성과 복지 효과를 함께 높일 수 있다.
기초연금은 조세 기반으로 운영되는 제도인 만큼 세대 간 형평성과도 연결된다. 지출 증가가 장기화될 경우 미래 세대의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초연금 개편 논의는 현재 노인의 생활 안정과 미래 세대의 부담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기초연금 개편이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단계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령층의 생활 안정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면 충분한 공론화와 세밀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 특히 기존 수급자의 불안을 줄이고, 취약 노인에 대한 보호가 약화되지 않도록 보완 장치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
기초연금은 한국 사회의 대표적인 노후소득보장 제도다. 그러나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제도의 재정 구조와 지원 방식에 대한 재검토는 피하기 어려운 과제가 되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기초연금의 기능을 약화시키는 개편이 아니라, 더 필요한 사람에게 더 효과적으로 지원이 도달하도록 만드는 정교한 개편이다.
기초연금 개편 논의의 핵심
첫째, 기초연금 지출은 고령화와 함께 지속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수급 대상이 넓게 유지될 경우 재정 부담은 장기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
둘째, 고령층 내부의 소득·자산 격차를 반영한 선정방식 개편이 필요하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노인에게 지원을 집중하는 방식이 노인빈곤 완화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셋째, 개편은 단순한 삭감이 아니라 재배분의 관점에서 추진돼야 한다. 절감된 재원을 저소득 노인 지원 강화에 활용한다면 복지 효과와 재정 효율성을 함께 높일 수 있다.
넷째, 기초연금은 조세 기반 제도인 만큼 세대 간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 현세대 노인의 생활 안정과 미래 세대의 재정 부담 사이에서 균형 있는 제도 설계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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