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가까운 친구가 카메라 앞에서 "그는 분명히 몇 가지를 잘못 판단했다"고 말하는 순간, 동맹의 속살이 드러난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의 입에서 나온 이 한마디가 워싱턴과 예루살렘 사이에 흐르던 미묘한 긴장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이란과의 전쟁을 함께 치러 온 두 나라가, 정작 전쟁을 끝내는 길목에서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겉으로는 굳건한 동맹, 안으로는 어긋나는 셈법. 그 틈을 들여다본다.
발단은 레바논이다. 이스라엘은 자국 북부를 공격한 헤즈볼라를 격퇴한다는 명분으로 레바논 전역에 공습을 이어 왔고, 남부 상당 지역을 점령했다. 문제는 이 작전이 트럼프 대통령이 그토록 바라던 종전 구상과 정면으로 부딪친다는 점이다. 테헤란은 평화 협정에 레바논 문제까지 포함하라 요구하는 반면, 이스라엘은 두 달 전 휴전 대상에 레바논은 없었다고 맞선다. 협상이 흔들리자 트럼프의 인내심도 바닥을 드러냈다. 그는 악시오스 기자에게 네타냐후와의 통화에서 그를 "완전히 미친놈"이라 불렀다고 털어놓으며, "레바논과 끊임없이 싸우는 모습에 화가 났다"고 했다. 동맹의 정상이 사석에서 주고받은 험한 말이 공개석상으로 새어 나온 것이다.
밴스 부통령은 14일 방영될 CBS 인터뷰에서 네타냐후가 "자국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주장한다"면서도, 그 이익이 늘 미국과 일치하지는 않는다고 짚었다. 그는 "긴밀한 동반자였을 때조차 이해가 완벽히 맞아떨어질 때가 있고, 어긋날 때가 있다"며, 두 나라의 이익이 충돌하면 "유감스럽게도 이스라엘에는, 미국 국민의 편을 택하겠다"고 못 박았다. 다만 네타냐후가 무엇을 잘못했느냐는 물음에는 "그런 이야기는 사적으로 나누는 편이 낫다"며 말을 아꼈다. 친구의 허물을 공개석상에서 들추지 않으려는 절제 속에, 동맹의 우선순위는 분명히 그어진 셈이다.
이 균열의 뿌리는 양국 국내 정치에 닿아 있다. 미국에서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 전쟁의 인기가 식어 가고, 이스라엘을 향한 부정적 시선도 커지고 있다. 네타냐후 역시 올해 선거를 앞두고, 이란과 그 대리 세력과의 전쟁에서 이기고 있음을 자국 유권자에게 증명해야 하는 처지다. 두 정상 모두 표심이라는 같은 무게에 짓눌려 있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네타냐후는 갈등을 애써 봉합한다. 그는 지난주 CNBC 인터뷰에서 "가족처럼 전술적 의견 차이가 생기지만, 우리는 늘 좋은 친구로서 해법을 찾는다"고 했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이번 분쟁의 사망자는 최소 3,696명에 이른다.
오랜 세월 동맹이라는 말을 조사하며 한 가지를 배웠다. 가장 단단해 보이는 우정일수록, 이해가 엇갈리는 자리에서 그 진짜 무게가 드러난다는 것이다. 밴스의 "미안하지만, 미국이 먼저"라는 말은 냉정하나, 어쩌면 가장 솔직한 고백인지 모른다. 친구를 향한 애정과 자국민을 향한 책임 사이에서, 그는 후자를 택했다. 그 선택 뒤편에는 레바논의 무너진 마을과 국경 양쪽의 이름 없는 사망자들이 있다. 숫자로만 적히는 그 죽음들이, 정상들의 통화 한 통보다 절대 가볍지 않다. 동맹의 균열을 지켜보며 나는 묻는다. 친구의 이익과 내 백성의 안위가 충돌할 때, 우리는 무엇을 먼저 끌어안아야 하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