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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교 도시재생 연재칼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광주·전남 미래 100년의 분기점

- 40년 묵은 도시의 상처…서진병원은 통합특별시의 첫 시험대

- 이름보다 중요한 것은 변화…미래 100년을 증명해야 할 시간

- 통합은 선택이 아닌 생존전략…수도권 집중에 맞선 광주·전남의 결단

[사진=한국IT산업뉴스 발행인 파이낸스투데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지국장]

오는 7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약칭 광주특별시)가 공식 출범한다.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하나의 행정체계로 통합되는 이번 출범은 수도인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법적 지위와 이을 통해 중앙정부의 권한 이양과 규제 완화 등에서 특례를 적용 받게 된다. 단순한 지방행정 개편을 넘어 대한민국 지방자치 역사에 새로운 전환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 위기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광주와 전남이 선택한 통합은 생존을 위한 전략이자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광주와 전남은 사실상 하나의 생활권이었다. 전남 도민들은 광주에서 교육과 의료서비스를 이용했고, 광주 시민들은 전남의 관광과 산업, 농수산물 공급망에 의존하며 살아왔다. 문화와 역사, 경제는 하나였지만 행정은 분리되어 있었다. 같은 지역 안에서 교통정책은 따로 움직였고 산업정책은 각자의 방향으로 추진됐다. 예산과 사업 역시 분리되면서 광역 차원의 시너지 창출에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지방소멸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통합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청년 인구 유출은 계속되고 있으며 기업과 자본은 수도권으로 집중되고 있다. 광주와 전남이 각각의 행정구역 안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통합특별시 출범은 시대적 요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통합이 단순히 행정조직을 합치는 수준이 아니라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통합특별시는 기존 광역자치단체보다 확대된 행정권한과 재정지원 체계를 기반으로 대규모 인프라 사업과 미래산업 육성,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합특별시 출범이 곧바로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시민들이 기대하는 것은 새로운 명칭이나 조직개편이 아니라 삶의 변화다. 출퇴근이 편리해지고 지역경제가 살아나며 오랫동안 해결되지 못했던 지역 현안들이 실제로 해결될 때 비로소 통합의 성과를 체감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광주 남구 주월동 서진병원 폐건물 문제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해결해야 할 대표적인 상징사업으로 꼽힌다. 서진병원은 1980년대 착공 이후 공사가 중단되면서 40년 가까이 방치된 대형 폐건축물이다. 지하 2층, 지상 12층 규모의 미완성 건물은 광주 도심 한복판에서 오랜 세월 도시 미관을 해치고 안전문제를 야기해 왔다.

 

수많은 주민들이 철거를 요구했고 정치권 역시 수차례 해결을 약속했지만 법적 분쟁과 소유권 문제, 막대한 철거비용으로 인해 사업은 번번이 지연됐다. 최근 법적 문제가 사실상 정리되면서 철거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지만 수백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비와 향후 부지 활용 방안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이 서진병원 문제 해결의 결정적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합특별시 체제에서는 도시재생사업과 방치건축물 정비사업, 공공의료 인프라 구축사업 등을 연계한 종합적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개별 지자체가 감당하기 어려웠던 사업도 국가 재정지원과 특별시 예산을 활용하면 추진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서진병원 사례는 단순한 철거사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도시재생의 관점에서 보면 이 공간은 광주의 미래를 시험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철거 이후 공공의료시설이 들어설 수도 있고, 복지시설이나 문화복합공간, 녹지공원으로 조성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방치된 공간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고 새로운 도시 기능을 부여하는 것이다.

 

최근 도시정책의 흐름도 개발보다 재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과거에는 새로운 건물을 짓고 도시를 확장하는 것이 성장의 상징이었다면 이제는 기존 공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가 도시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가 됐다. 전국 곳곳의 폐공장과 폐교, 폐병원들이 문화공간과 복합시설로 재탄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이러한 도시재생 정책을 선도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된다. 광주는 인공지능(AI)과 미래모빌리티 산업을 육성하고 있고 전남은 에너지와 해양, 농생명 산업 분야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양 지역의 산업 역량이 결합되면 대한민국 남부권 최대 성장거점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화관광 분야 역시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의 민주·인권·예술 자산과 전남의 풍부한 자연환경, 역사문화 자원을 연계할 경우 전국을 넘어 세계적인 관광벨트 조성이 가능하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교통망과 관광정책을 통합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통합특별시의 성공 여부는 결국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에 달려 있다. 행정통합의 효과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도시환경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통합의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특히 청년 인구 유출 문제와 지역 산업 경쟁력 확보는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이제 출발선에 섰다. 앞으로의 과제는 통합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의 성과를 증명하는 일이다. 시민들은 더 이상 거창한 비전이나 선언을 원하지 않는다. 지역의 오랜 숙원사업이 해결되고 삶의 질이 향상되는 실질적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7월 출범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광주와 전남 공동발전의 새로운 실험이자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역사적 도전이다. 서진병원과 같은 장기 현안 해결에서부터 미래산업 육성, 도시재생과 균형발전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느냐에 따라 통합특별시의 성공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와 전남은 이제 하나의 이름 아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게 된다. 역사적 출범의 의미는 통합 그 자체가 아니라 통합 이후 어떤 변화를 만들어 내느냐에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대한민국 지방발전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칼럼 강진교 소개

 

호남백과사전 대표. 도시재생·디지털트윈·공간정보·드론촬영 분야 연구자이자 칼럼니스트. 지역의 유휴공간과 방치건축물, 원도심의 역사와 공간적 가치를 기록하고 재해석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광주 북구의 공유독립서점인 '광주포도책방'의 드론 내부 영상 촬영을 시작으로 도시재생 현장과 지역의 문화공간, 근대건축물, 유휴공간에 대한 영상 기록 및 디지털 아카이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3D 스캐닝과 드론 촬영,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해 사라져가는 도시의 기억과 공간을 데이터로 보존하는 작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도시재생」 연재칼럼을 통해 광주·전남 지역의 도시재생 사례와 정책, 공간기록의 중요성을 소개하고 있으며, 지역의 과거를 기록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도시 아카이브 구축에 힘쓰고 있다.

 

작성 2026.06.15 08:29 수정 2026.06.15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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