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엔 팔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냥 제가 마시려고, 가족 건강 지키려고 만들었죠. 그런데… 사람들이 자꾸 다시 찾아오더라고요.” 권갑순 대표는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하동참식품이 만들어내는 생강차 ‘참생각나’는 마시는 순간, 혀보다 가슴이 먼저 따뜻해진다. 그리고 그 차를 만든 사람은, 단순한 생산자가 아니다. 그녀는 땅을 믿고, 사람을 품고, 정직을 삶으로 우려낸 장인 농부다.
"땅은 나의 동반자, 농사는 나의 언어"
경남 하동군 옥종면 이골길 31번지. 낯선 이에게는 그저 시골길이겠지만, 이곳은 30년 가까이 ‘진심’을 심어온 한 여인의 인생 농장이다. 권갑순 대표는 1995년부터 본격적인 농업에 뛰어들었다. 그녀의 삶엔 ‘대박’도 없고 ‘폭발적인 인기’도 없었다. 오직 땀과 흙, 그리고 단골 고객이 있을 뿐이었다.
“농업은 제게 예술이에요. 땅이 캔버스고, 씨앗이 붓이고, 계절은 색입니다.”
그녀의 말에서 농사에 대한 애정이 아니라 ‘경외심’이 묻어난다. 하동의 맑은 공기, 깨끗한 흙, 물줄기처럼 이어진 성실함이 그녀의 밭을 지켜주었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풀도 손으로 뽑았죠.” 땀이 곧 정직이고, 시간은 신뢰였다.
생강, 고집처럼 키운 작물
“생강이 제 인생을 살렸어요.” 이건 과장이 아니다. 2007년, 권 대표는 생강을 가공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상품화’가 아니었다. 그녀는 장인정신을 담아, 생강을 통으로 착즙 후, 저온 숙성시켰다, 생강 조청, 초절임, 편강등 다양한 생강제품을 만들었다.
“좋은 재료만 쓰면 맛은 반드시 따라온다고 믿어요.” 그녀의 생강은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순수하다. 심지어 고객 중에는 “당신네 생강차는 부드럽고 순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많았다. 그건 아마도 생강에 깃든 ‘정성’의 맛이리라.
브랜드보다 마음이 먼저였다
하동참식품의 브랜드 이름은 ‘참생각나’. 기발한 네이밍이 아니다. 그건 마치 오래된 친구를 떠올리게 하는 말이다. “이 생강차는 꼭 엄마가 손수 끓여준 차 같아요.” 한 소비자가 남긴 리뷰다. 처음에는 스마트스토어도 없었다. 전화로 주문이 들어왔고, 손편지가 답장처럼 동봉되었다. 그러다 입소문이 퍼지고, 단골이 단골을 불렀다. 18년째 생강차를 찾는 고객, 10년 넘게 생강조청만 찾는 단골, 생강초절임만 꾸준히 사는 고객…이들은 매출 그래프가 아니라 ‘관계 그래프’를 만들었다.
작지만 깊은 울림, 18년의 이유
“단골은 숫자가 아니라 인연이에요. 어떤 고객은 자기 생일에 제 생강차를 마신다더라고요.” 그녀는 말끝을 흐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때로는 매출이 떨어지고, 병입 작업이 힘들어 손목이 아팠다. 이웃에게 풀 뽑는 도움을 받으며 겨우겨우 농장을 지켜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이 생강차가 누군가에게는 하루의 시작이고, 건강의 선물이라는 걸 알았으니까요.” 그리고, 그런 응원의 말이 그녀의 하루를 지탱해 주었다.
하동의 정직함을 잊지 않기 위해
하동참식품은 이제 생강만이 아니라 ‘진심’까지 유통한다. 저온숙성 순한 생강차, 생강초절임, 생강조청 등 모두 정직한 생산과정, HACCP 인증 설비, 자연에 순응한 농법을 통해 만들어진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고객은 정직을 알아봐요. 겉포장보다 안에 든 걸 봐요. 그래서 저는 항상 안을 잘 만들어요.” 지금도 그녀의 밭에는 생강이 자라고 있고, 그녀의 마음속에는 ‘함께 만든 생강차’에 대한 감사가 자란다.

'참생각나'의 내일은....
권갑순 대표는 대형 전국에서 열리는 로컬푸드 시장, 귀농귀촌 박람회, 농업기술원 행사 등에 참여했다. 소비자와 직접 만나며 눈을 맞추는 방식을 선택한다. “작지만 건강하게, 느리지만 진심으로.” 그녀는 그렇게 브랜드를 키우고 있다. 어느 날, 한 소비자가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생강차는 꼭,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생각나요. 그래서 ‘참 생각나’인가 봐요.” 이 말 한마디가 그녀에게는 어떤 광고보다 강력했다.
땅에서 태어난 정직함, 차로 피어나다
하동참식품의 생강차는 특별한 기술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저 특별한 ‘마음’으로 만들어질 뿐이다. 생강을 고를 때, 그녀는 오늘도 말한다. “이 생강은 내가 마셔도 되겠지?” 그 마음 하나로 18년을 지켜왔다.
당신의 마음에도 ‘참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까?
하동에는 그런 사람, 그런 차, 그런 농부가 있다. 권갑순 대표와 그녀의 생강차는 오늘도 누군가의 마음을 데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