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한 줄의 칼날, 자영업자의 심장을 겨누다
“사장님이 반찬을 깜빡해서 별점 1점 드립니다.” 리뷰 플랫폼에 흔히 등장하는 이 한 줄의 글. 하지만 이 글 뒤에는 냉장고를 세 번 뒤지고, 수차례 사과하며 밤잠을 설친 자영업자의 그림자가 있다. 리뷰 문화는 소비자의 권리로 시작했지만, 그 권리가 무기가 될 때 무고한 피해자가 생긴다. 별점은 곧 매출이고, 매출은 생존이다. 과장이 아니다. '리뷰 갑질'이라는 말이 생긴 이유다. 고객의 마음에 들지 않는 서비스는 단칼에 '망한 가게'라는 낙인이 된다. 오히려 맛, 품질, 서비스의 전반적 수준과 무관하게 고객의 기분 하나로 결정되는 불공정한 평가. 이쯤 되면, 우리는 ‘블랙컨슈머’라는 새로운 갑의 시대를 목도하고 있다.

‘을’의 반란인가, 새로운 ‘갑’의 등장인가
인터넷 초창기, 리뷰는 약자의 무기였다. 대기업의 횡포에 맞서고, 소비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수단이었다. ‘이 제품 쓰지 마세요’, ‘이 가게 정말 불친절해요’ 같은 소비자의 목소리는 많은 이들에게 정보가 되었고, 시장의 질서를 바로잡는 감시 기능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리뷰를 안 달면 쿠폰을 안 준다’, ‘별점 5점이면 서비스 하나 더 준다’는 시스템이 공공연해졌고, ‘불만을 빌미로 협박성 리뷰를 남기는 소비자’는 블랙컨슈머로 불리며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제는 자영업자가 리뷰를 ‘눈치 보며 대응’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소비자의 ‘감정’이 절대 평가의 잣대가 되어버렸고, ‘한 줄 후기’가 사실보다 무섭게 왜곡되는 상황이다. 소셜 미디어가 증폭장치가 되며 블랙컨슈머의 영향력은 더욱 강력해졌다.
소비자 권리라는 이름의 독점적 무기
고객은 왕이라지만, 왕에게도 룰이 있다. 리뷰는 단순한 평점이 아니라 ‘공공의 정보’다. 이 정보가 개인 감정, 순간의 기분, 혹은 무리한 요구를 무기로 삼은 블랙컨슈머에 의해 조작된다면 그 피해는 단순히 상점을 넘어서 서비스 산업 전체로 확산된다. 블랙컨슈머들은 리뷰뿐 아니라 환불, 반품, 서비스 요구에서도 도를 넘는다. 심지어 일부는 ‘후기 알바’로 돈을 받고 허위 리뷰를 조작하거나, 정당한 클레임을 빙자해 ‘먹튀’에 가까운 행위를 한다. 이러한 행위는 다른 선량한 소비자의 신뢰도까지 무너뜨리고, 건강한 시장 질서를 훼손한다. ‘리뷰 갑질’은 결국 상호 신뢰라는 가장 기본적인 상거래의 윤리를 붕괴시키는 구조적 문제다.
공정한 리뷰 생태계를 위한 새 질서가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리뷰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시스템은 정비될 수 있다. 첫째, 플랫폼은 허위리뷰와 악성리뷰에 대한 정밀한 모니터링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AI 기술을 활용한 감정 필터링, 리뷰 이력 평가, 블랙컨슈머 경고 시스템 도입이 그것이다. 둘째, 자영업자 보호를 위한 법적 장치도 마련되어야 한다. 현재는 명예훼손 소송이나 신고 외에는 실질적인 보호 수단이 없다. 또한, 셋째로는 소비자 교육이 필요하다. 리뷰는 ‘공공 정보’이며, 작성자는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확산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플랫폼에 일정한 투명성과 책임을 부과하고, 공정한 생태계 조성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이 모든 조치가 함께할 때 리뷰는 다시 신뢰의 도구로 자리 잡을 수 있다.
폐허 위에 다시 세울 신뢰의 플랫폼
이제 묻는다. 리뷰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소비자를 위한 것인가, 판매자를 위한 것인가? 아니면 단지 조회수와 광고 수익을 위한 플랫폼을 위한 것인가? ‘진짜 리뷰’는 존재하는가? 오늘날 블랙컨슈머는 우리 사회의 도덕적 허용선을 시험하고 있다. 진실과 감정의 경계, 권리와 책임의 균형 위에서 우리는 이제 ‘신뢰’를 회복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더 늦기 전에 리뷰는 ‘공정성’이라는 토대 위에 다시 세워져야 한다. 공정한 리뷰 문화는 자영업자의 생존을 지키고, 소비자 자신에게도 더 나은 선택을 보장한다. 누군가의 생존을 걸고 남긴 한 줄의 글, 그 무게를 다시 생각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