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최근 한미 간 관세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산업계와 국민경제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이번 협상은 미·중 통상 갈등 속에서 대미 통상 압력을 완화하는 긍정적 성과를 포함하고 있으나, 그 이면에는 국내 투자 위축, 고용 불안정, 산업 생태계의 재편이라는 중대한 과제가 놓여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협상 결과 수용’이 아니라, 중장기적 대응전략과 산업 재구조화에 대한 과감한 결단이다. 이 글에서는 정부, 기업,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네 가지 대안을 중심으로, 향후 우리 산업정책의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첫째, 국내 투자환경 개선이 최우선 과제이다
대미 관세 부담이 줄어들면서, 일부 대기업의 미국 현지 투자 확대는 불가피해졌다. 그러나 이는 곧 국내 생산기지의 축소, 협력업체의 도산, 지역경제의 침체로 연결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정부는 국내에 투자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조치를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
▷세제 지원 확대: R&D 투자, 자동화 설비 구축, 친환경 전환 등에 대한 세액 공제를 강화하여 국내 투자 매력을 높여야 한다.
▷규제 개혁과 행정 간소화: 창업, 시설 확장, 에너지 전환 등과 관련된 각종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간소화해야 한다.
▷산업 인프라 현대화: 노후 산업단지를 스마트산단으로 재정비하고, 지방 제조업 중심지에 디지털 전환 인프라를 보강해야 한다.
▷지방 분산 유도: 비수도권 지역에 대한 입지지원금, 이전 보조금, 전문 인력 공급 체계 등의 유인책이 병행되어야 한다.
둘째, 고용 안정과 일자리 보존을 위한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
관세협상의 여파는 고용시장에도 직격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지역 제조업 기반이 약화되면서 중소기업의 폐업 및 인력 구조조정이 현실화되고 있다.
▷고용유지지원 강화: 고용노동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제도를 확대하고, 기업 맞춤형 직무 재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
▷미래산업 중심 일자리 전환: 2차전지, 인공지능, 자율주행, 수소경제 등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발굴하고, 이를 위한 직업훈련 및 민관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지방 청년 정주 지원: 인구 소멸 위기 지역에는 청년 창업자금, 주거·문화 인프라, 교육지원 확대 등 종합적인 정주 패키지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리쇼어링 전략의 실효성 강화가 필요하다
국내로의 복귀를 검토 중인 해외 진출 기업들을 위한 실질적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 단순한 세제 혜택을 넘어, 전방위적인 생태계 지원과 규제 혁신이 병행되어야 한다.
▷복귀 기업에 대한 통합지원: 부지, 금융, 기술개발, 인력매칭을 아우르는 ‘복귀 종합 패키지’를 제공하고, 리쇼어링 전담 기구도 필요하다.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모델: 복귀 대기업과 중소 협력업체가 공동으로 R&D와 생산을 추진할 수 있도록 클러스터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해외 투자에 대한 균형 접근: 해외시장 공략은 전략적으로 유지하되, 핵심 기술 및 생산기술은 국내에 안착시켜야 한다.
넷째, 내수 부양과 민생안정이 함께 가야 한다
대외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경제구조는 ‘튼튼한 내수시장’에서 비롯된다. 국민의 소비 여력을 높이고, 생활 안정망을 확충하는 것이야말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근간이다.
▷소비 진작 정책 확대: 지역사랑상품권, 디지털 바우처, 문화·관광 소비 지원 등 생활 밀착형 소비활성화 정책이 효과적이다.
▷신산업 민간 투자 촉진: 문화 콘텐츠, 그린에너지, 바이오헬스 등 융복합 산업에 대한 민간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도록 유인책을 제공해야 한다.
▷공급망 자립도 제고: 핵심 소재·부품의 국산화를 통해 외부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산업 탄력성을 확보해야 한다.
실질 대안이 있는 나라가 강한 나라이다
이번 관세협상은 단기적으로는 일부 산업계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우리 경제 구조의 불균형과 취약성을 명확히 드러낸 계기가 되었다. 지금이야말로 정부와 민간, 중앙과 지방, 기업과 노동계가 하나의 전략적 목표를 향해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다.
외생적 변수에 휘둘리지 않는 국가 경제의 회복 탄력성을 키우기 위해, 우리는 스스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 대안은 단순한 규제완화나 자금지원에 그쳐서는 안 된다. 혁신 생태계 조성, 지방 균형발전, 고용 지속성, 기술 자립이라는 네 기둥 위에서, 대한민국의 산업은 다시 서야 한다. 지금이 바로, 대안과 혁신의 시기이다.
박동명
▷법학박사, 선진사회정책연구원 원장.
▷한국공공정책학회 부회장. 한국공공정책평가원 원장
▷전 서울특별시의회 보건복지전문위원, 국민대학교 행정대학원 외래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