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의 산동면, 만행산 자락 아래 자리한 '하늘모퉁이 민박'은 단순한 숙소 그 이상이다. 이곳은 발효음식연구가 고광자 대표가 운영하는 민박으로, 농업을 매개로 한 농촌문화의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최근 농업이 단순한 생산활동을 넘어 경관과 문화, 사람과의 연결고리로 진화하고 있는 가운데, 하늘모퉁이 민박은 그 중심에서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농촌문화를 실현하고 있다.

발효음식연구가 고광자 대표, 농촌의 가치와 철학을 담다
고광자 대표는 단순한 민박 주인이 아니다. 오랜 시간 발효음식 연구를 통해 자연과 공존하는 삶을 실천해온 그는, 음식이야말로 지역문화의 정수라 믿는다. 하늘모퉁이 민박은 그의 철학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투숙객은 이곳에서 고 대표가 직접 만든 된장, 고추장, 장아찌 등 발효음식을 체험하며 한국 전통음식의 깊은 맛과 뿌리를 이해하게 된다.
그의 민박 운영 철학은 ‘손님이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다. 직접 농사지은 재료를 사용하고, 손님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며 이야기를 나누는 이곳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닌, 살아 있는 농촌문화학교이다.
경관농업과 농촌문화의 결합, 삶의 터전이 된 하늘모퉁이
하늘모퉁이 민박이 위치한 만행산 자락은 사계절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고 대표는 이 아름다움을 농업과 연결짓는다.
단순한 농작물 재배를 넘어, 텃밭과 정원, 논두렁과 산책길까지도 하나의 ‘경관’으로 꾸몄다. 봄에는 야생화가 흐드러지고, 가을이면 단풍 사이로 누렇게 익은 벼가 풍경화처럼 펼쳐진다.
이러한 경관농업은 도시민과 외지인들에게 감성적 치유를 제공하고, 농촌의 가치를 재조명하게 한다. 고 대표는 “경관도 농업이다. 아름다운 풍경도 마을이 함께 가꿔야 할 농사”라고 강조한다.

도시민과 MZ세대의 새로운 힐링 공간으로 부상
하늘모퉁이 민박은 최근 MZ세대와 도시민들에게 ‘로컬 감성’의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며, 단순한 휴식 공간이 아닌 ‘살아보는 여행’을 원하는 청년들이 찾기 시작했다.
젊은 세대는 이곳에서 직접 텃밭을 가꾸고, 장을 담그며, 느린 삶의 가치를 경험한다. 고 대표는 “젊은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제일 재밌다”며 “농촌은 어른들만의 공간이 아니라 세대가 어우러지는 장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늘모퉁이는 이처럼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며, 공동체 감성과 세대 간 공존을 실험하고 있다.

5도2촌의 현실적 모델, 만행산 아래서 피어난 교류의 장
최근 주 5일은 도시에서, 주말 2일은 농촌에서 사는 ‘5도2촌’ 라이프스타일이 각광받고 있다. 하늘모퉁이 민박은 이 삶을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모델로 주목받는다. 정년퇴임 후 귀촌을 고민하는 중장년층은 이곳에서 농촌의 삶을 미리 체험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인생 후반전을 설계한다. 직접 농사를 체험하고, 지역 주민과 교류하면서 ‘시골살이’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넘어 구체적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고광자 대표는 “농촌은 다양한 직업군이 모여 만드는 문화적 공간”이라며 “누구나 잠시 머물다 가더라도, 이곳에서의 경험이 삶의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하늘모퉁이 민박은 단순한 숙소가 아니다. 농업, 문화, 사람, 경관이 어우러진 살아 있는 농촌문화 실험장이며,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는 따뜻한 통로다. 고광자 대표의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발효음식처럼, 이곳의 문화도 오랜 시간 천천히 숙성되어 깊은 맛을 낸다. 만행산 아래, 작지만 강한 이 공간은 지금도 조용히 농촌문화의 품격을 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