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을 중도에 그만두는 것은 짜던 베를 마치지 못하고 끊는 것과 같다.”
맹자의 어머니는 아들의 학문에 대한 의지를 되살리기 위해 직접 짜던 베를 끊어버렸다. 그 유명한 ‘단기지계(斷機之戒)’의 일화다. 당시 맹자는 공부를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어머니의 단호한 행동은 그에게 결정적인 전환점을 제공했다. 그날 이후 맹자는 학문에 매진했고 후일 유학의 대가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이 고사는 지금의 기업 경영에도 유효하다. 어떤 비전이나 사업 전략도 끝까지 실행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중도에 멈춘 사업, 목표만 제시하고 마무리 짓지 못한 프로젝트는 그 자체로 실패를 의미한다. 계획만 거창했던 조직과 실제로 끝까지 밀어붙인 조직의 성과는 결국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많은 기업이 비전과 전략을 앞세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그것을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시작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조직이 장기적으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각 단계를 관리하고, 끈질기게 추진하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국내의 한 기술 스타트업은 5년 전 탄소중립 관련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포부를 내세웠지만, 개발 인력의 이탈과 반복된 R&D 실패로 사업을 접을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이 기업은 “결과보다 경로 관리”를 중시하며, 목표 진척도를 정량화한 관리지표를 도입하고 내부적으로 ‘끝까지 해보자’는 문화 캠페인을 병행했다. 그 결과 3년 뒤, 핵심 기술을 상용화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시스템이란 단지 절차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구성원이 좌절하지 않도록 붙잡고, 작은 성과도 집요하게 추적하며, 목표 달성을 위한 장기 레이스를 설계하는 ‘버티는 프레임’이다. 경영자는 늘 묻고 실행해야 한다. “우리는 끝까지 갈 준비가 되어 있는가?”
기업의 가장 큰 자산은 ‘사람’이다. 하지만 성과가 더뎌지고, 조직이 갈피를 잡지 못할 때 가장 먼저 흔들리는 것도 사람이다. 핵심 인재가 중도에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 것, 그것이 바로 ‘경영’의 본질이다.
한 지방 소재 중견 제조기업은 2년간 적자가 누적되자, 인재 유출이 가속화되었다. 이를 막기 위해 대표는 경영진과 함께 ‘5년 생존 전략 워크숍’을 전 직원과 함께 진행했고, 사무직부터 생산직까지 각자가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직접 그려보게 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은 자신들의 일이 조직에 어떤 의미인지 체감했고, 그 해 이직률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
조직 구성원이 단기 성과보다 장기 비전에 몰입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돈보다 의미를, 지시보다 공감을 기반으로 한 문화가 필요하다. 포기하지 않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동기는 ‘같이 끝까지 가겠다’는 확신이다.
언론에 자주 등장하지는 않지만, ‘끝까지 버틴’ 덕분에 시장에서 반전을 이뤄낸 기업들은 의외로 많다. 특히 대기업과 달리 한 번의 실패가 생존에 직결되는 중소·중견 기업에서는 인내가 곧 전략이 된다.
예컨대, 한 해외 소형 전기차 제조사는 10년 전 초기 모델 실패 이후, 대기업의 기술 장벽과 자금 부족으로 수차례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경영진은 타깃 시장을 좁히고, ‘고령 운전자용 단거리 전기차’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꾸준히 품질 개선에 투자한 결과, 최근 유럽의 틈새 시장을 선점하며 연 매출이 300% 성장했다.

이들은 단순히 ‘포기하지 않았다’기보다는, 실패를 구조적으로 분석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 끝까지 시도한 전략적 인내를 실천했다. 기업 경영에서 끈기란 감정이 아니라, 전략으로 설계되는 행동이어야 한다.
맹자의 어머니가 베틀을 끊은 이유는 명확했다. “중도에 그만두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이 고사는 시대를 초월해 지금의 기업 경영에도 유효하다. 단기지계는 단지 고사성어가 아닌, 조직과 경영의 지속성을 위한 철학이다.
지금 기업 경영자들이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 조직은 지금, 끝까지 가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는가?” 성과는 시작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는 마지막 순간에 탄생한다. 그리고 그 마지막은 준비된 시스템과 인내, 그리고 사람을 붙잡는 문화에서 비롯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