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보도] 50도 육박하는 중국 북방의 재앙적 폭염

알아두면 득이 되는 기후 정보

새로운 상식'이 된 기후 위기

중국 CCTV-출처

[심층 보도] 50도 육박하는 중국 북방의 재앙적 폭염: '새로운 상식'이 된 기후 위기

 

2025년 8월 5일, 베이징 — 2025년 여름, 중국 북부 지역은 역대 최악의 폭염에 갇혔다. 한낮 기온이 연일 섭씨 45도를 웃도는 것은 물론, 일부 지역에서는 기온계가 50도에 육박하는 경악스러운 수치를 기록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심장부인 화북(華北) 평원이 거대한 열섬으로 변모하면서, 전력난, 농작물 피해, 그리고 시민들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복합적인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더 이상 ‘이례적’이라고 치부할 수 없는 이 폭염은 기후 변화가 인류의 삶에 얼마나 직접적이고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섬뜩한 경고로 읽힌다.

 

베이징의 ‘끓는 도시’, 시민들의 고통

 

중국 수도 베이징은 8월 초부터 연일 40도를 넘는 살인적인 더위에 신음하고 있다. 거리는 뜨거운 공기로 가득 차고, 아스팔트 위 아지랑이는 도시 전체를 뒤덮었다. 시민들은 햇볕을 피해 실내에만 머물거나, 야외 활동을 최소화하며 혹독한 더위를 견디고 있다.

차오양구(朝陽區)에 사는 직장인 왕(王) 씨는 "밤에도 에어컨 없이는 잠들 수 없다"며 "퇴근 후에는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이 두려울 정도"라고 털어놓았다. 폭염으로 인해 병원을 찾는 온열 질환 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베이징 시내의 한 대형병원 응급실 관계자는 "열사병과 일사병 환자가 매일 수십 명씩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특히 고령층과 야외 노동자들의 피해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시민들에게 낮 시간대 야외 활동 자제를 권고하고, 폭염 관련 의료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에는 역부족이다.

 

폭발적 전력 수요, ‘블랙아웃’ 공포

 

살인적인 더위는 전력 시스템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연일 최고 기온 기록을 경신하면서 에어컨과 냉방 기기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이로 인해 전력 수요가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중국 국가전력망공사(國家電網)는 8월 3일, 화북 지역의 일일 전력 최대 부하가 2억 킬로와트(㎾)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평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전력망 운영에 비상이 걸리자, 정부는 산업용 전력 사용을 제한하는 '피크 타임 전력 제한' 조치를 발동했다. 허베이성(河北省)과 산둥성(山東省)의 일부 공장들은 이미 가동 시간을 단축하거나 휴업에 들어갔다. 이는 산업 생산량 감소로 이어져 하반기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전력망 시스템은 50도에 육박하는 극한의 기온을 상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과부하로 인한 대규모 정전, 이른바 '블랙아웃'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농업 생산 직격탄, 식량 안보 위협

 

폭염은 중국의 식량 안보에도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 화북 평원은 중국의 주요 곡창지대 중 하나로, 밀, 옥수수 등 주요 곡물이 재배되는 곳이다. 그러나 맹렬한 더위와 함께 찾아온 가뭄으로 농작물들이 타들어 가고 있다.

허난성(河南省)의 한 농민은 "옥수수 잎이 바싹 말라가고 있다"며 "이대로 가면 올해 수확은 거의 포기해야 할 지경"이라고 한탄했다. 폭염과 가뭄으로 인해 곡물 생산량이 급감하면, 이는 식료품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서민들의 생활고를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미 일부 식료품 시장에서는 채소 가격이 평년 대비 30% 이상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기후 변화의 ‘뉴노멀’인가

 

올해 중국의 폭염은 단순한 '이상 기후'가 아니라 기후 변화가 만들어낸 '뉴노멀(New Normal)'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기상 전문가들은 "점점 더 길고 강력해지는 폭염과 가뭄은 기후 변화의 명백한 증거"라며 "앞으로는 이러한 극단적인 날씨 현상에 대비하는 것이 사회 시스템의 필수 과제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중국 정부는 지난 몇 년간 탄소중립 목표를 설정하고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하는 등 기후 변화 대응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이번 폭염은 현재의 속도로는 충분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며, 더욱 강력하고 신속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이번 폭염 사태는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기후 변화의 재앙적 결과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심각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50도라는 비현실적인 기온은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현실이 되고 있다.

작성 2025.08.05 11:35 수정 2025.08.0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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