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태블릿, 그리고 인공지능 기반 학습 도구가 교실과 가정에 깊숙이 들어온 시대다. 그러나 편리함과 효율성 뒤에는 ‘감각 결핍’이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하루 평균 6시간 이상 화면 앞에 앉아 있는 청소년 비율은 2024년 기준 62%를 넘었다. 아이들의 두뇌는 정보 소비에 익숙해졌지만, 손으로 흙을 만지고, 바람을 느끼며, 직접 냄새를 맡는 경험은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AI와 디지털 기기는 도구일 뿐, 진짜 학습과 창의력은 몸을 움직이고 오감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나온다”고 경고한다.

1. 화면 속 세상에 갇힌 아이들, 현실 세계의 감각을 잃다
과도한 디지털 사용은 시각과 청각 자극은 강화하지만, 촉각·후각·미각 자극은 극도로 제한한다. 서울대 발달심리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하루 5시간 이상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초등학생은 또래보다 손의 촉각 민감도가 평균 20% 낮았다. 이는 미세한 움직임을 인식하는 두뇌 영역인 ‘체감각 피질’ 발달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 감각 발달의 불균형은 정서 조절 능력 저하, 사회적 상호작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미국소아과학회는 “5세 이하 아동의 디지털 노출 시간은 하루 1시간 이하”로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2. 오감 활동이 뇌 발달과 창의력에 미치는 과학적 근거
신경과학 연구에 따르면, 다양한 감각 자극은 ‘시냅스 가소성’을 촉진해 뇌의 학습 능력을 높인다. 특히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냄새를 맡고, 직접 관찰하는 활동은 해마(기억 형성)와 전두엽(창의적 사고)에 긍정적인 변화를 준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은 매일 30분 이상 야외에서 자연을 관찰하고 체험한 아동이 문제 해결력 테스트에서 평균 15%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오감 활동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미래 인재의 사고력과 창의력 개발에 필수적인 학습 과정이다.
3. 학교와 가정에서 가능한 아날로그 체험 교육 사례
학교에서는 ‘오감 통합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직접 자연물과 재료를 다루는 시간을 늘릴 수 있다. 예를 들어, 과학 수업에서 식물 표본을 만들거나, 미술 시간에 천연 염료로 그림을 그리는 활동이다. 가정에서는 주말마다 디지털 기기를 꺼두고 ‘아날로그 데이’를 지정해 손으로 반죽해 빵을 만들거나, 가족과 함께 산책하며 계절 변화를 관찰하는 방법이 있다. 핀란드 교육부는 ‘자연 속 교실’ 프로그램을 통해 매주 하루를 야외 학습일로 지정했고, 학생들의 집중력과 행복 지수가 유의미하게 상승했다.
4.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균형, 미래 교육의 방향
전문가들은 “디지털 금지”가 아니라 “균형 있는 사용”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AI 도구를 활용하되, 하루 일정 시간을 반드시 오감 활동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 당국은 디지털 교육 가이드라인과 함께 ‘오감 발달 시간’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기업과 지자체가 협력해 지역별 아날로그 체험 공간을 확충하는 것도 방법이다. 기술과 인간의 감각이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미래 세대는 디지털을 ‘소비’하는 데서 나아가 ‘창조’하는 세대로 성장할 수 있다.
디지털 세대의 성장은 기술 속도가 아니라 감각의 폭과 깊이에 달려 있다. 화면 속 세상만이 아니라, 실제 바람의 온도와 흙 냄새, 새소리를 기억하는 아이들이 더 창의적이고 균형 잡힌 인재로 자란다. AI 시대의 진짜 혁명은 더 빠른 알고리즘이 아니라, 더 깊이 느끼는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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