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쟁이 빨라진 시장에서 조직이 성과를 내는 방법은 거창한 개편보다 일상의 습관을 바꾸는 데 있다. 사람을 가장 빛나는 자리부터 배치하고, 실패해도 크게 다치지 않는 장치를 깔며, 비슷한 기회를 여러 번 겪게 만드는 것.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작동하면 구성원은 빠르게 성취를 경험하고, 팀은 실험과 학습의 선순환을 만든다.
업무를 “골고루 나누기”보다 “가장 큰 기여를 내는 강점 영역에 꽂기”가 빠르다. 핵심은 역할 설명서를 ‘해야 할 일 목록’이 아니라 ‘이 사람이 가장 잘 해결하는 문제 유형’으로 다시 쓰는 것이다.
예컨대 차량 공유 플랫폼 쏘카는 데이터·운영·프로덕트가 섞인 이슈를 작게 쪼개 태스크포스로 돌리며 각 파트의 강점을 초반부터 끌어올린다. 전자책·웹툰 기업 리디는 에디토리얼·데이터·개발이 “작품 성장”이라는 동일 문제에 각자 강점을 들고 달라붙어, 실험 결과를 다음 추천 로직과 캠페인에 곧장 반영한다.
해외에서도 강점 배치는 조직 속도를 높인다. 네덜란드의 Booking.com은 실험 설계·분석 역량이 높은 인력을 실험 파이프라인 전담으로 배치해 제품 의사결정을 가속했고, 독일 Zalando는 추천·카테고리·물류 등 핵심 전문성을 팀별로 분리하고 인터페이스를 표준화해 협업 효율을 끌어올렸다.
첫 주에는 팀원별 상위 두 가지 강점을 적고 현재 과업과의 매칭률을 계산해 보자. 70% 미만이면 과업을 교환하거나 이관하는 것만으로도 체감 속도가 달라진다.
“실패를 없애자”는 구호는 시도를 위축시킨다. 반대로 실패해도 크게 다치지 않게 만드는 장치를 깔면 시도가 늘고, 결국 성공 빈도도 높아진다. 국내 당근마켓은 기능을 전국 동시가 아니라 동네·그룹 단위로 점진 적용해 리스크를 잘게 나눈다.
버킷플레이스(오늘의집)는 커뮤니티·커머스 실험을 소규모로 돌리고, 가드레일 지표(예: CS 불만률, 환불률)를 정해 일정 수치 이상 흔들리면 즉시 롤백한다. 미국의 Etsy는 개인 비난을 배제한 ‘블레이므리스 포스트모템’을 정착시켜 실패를 재발 방지 체크리스트로 전환했고, 일본 Mercari는 국가·세그먼트별 단계적 롤아웃으로 신뢰·안전 관련 기능을 안전하게 확장했다.
실무 장치는 IT·비IT를 가리지 않는다. 작은 배치(작게 쪼개서 출시), 기능 토글(일부 고객부터 켜 보기), 사전 검증(파일럿 운영), 가드레일 KPI 합의, 그리고 명확한 롤백 플랜—이 다섯 가지만 갖춰도 실패의 비용은 급격히 내려간다.

교육만으로는 현장 적응이 어렵다. 같은 유형의 실전 기회를 짧은 간격으로 여러 번 겪게 해야 스킬이 몸에 붙는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셀 단위 운영을 통해 신상품·캠페인 런칭을 시즌마다 반복해 담당자들이 유사한 과정을 거치며 숙련을 쌓게 한다.
여행 플랫폼 마이리얼트립은 파트너 확장과 상품 런칭 과정에서 협상–세팅–검증이라는 유사 루프를 연속 시리즈로 설계해 실행 품질을 누적한다. 호주의 Canva는 분기 해크 위크와 피드백 루틴으로 “작은 출시–피드백–재출시”를 문화로 만들었고, 영국 Wise는 지역별 규제·결제 확장을 유사 과제의 연속으로 묶어 학습을 자산화했다.
분기 초에 ‘반복할 기회 3종(예: 고객 인터뷰, 가격 제안서, A/B 테스트)’을 정하고, 사람별로 N≥3회의 기회 슬롯을 캘린더에 먼저 박아 두자. 각 시도 뒤 30분짜리 AAR(사후 점검)으로 배움을 기록해 사내 위키에 누적하면, 다음 사람이 더 빨리 오른다.
강점 배치는 초기 성과와 자신감을 만든다. 자신감은 시도의 양을 늘리고, 낮아진 실패비용은 더 대담한 실험을 가능케 한다. 반복 기회 설계는 그 실험을 지식이 아닌 실력으로 굳힌다. 이 선순환이 자리 잡으면 조직은 매 분기 한층 빨라지고, 품질은 계단처럼 오른다.
이번 주는 작은 것부터 시작하자. 첫째, 팀원별 강점–과업 매칭표를 만들어 매칭률 70% 미만 과업을 재배치한다. 둘째, 다음 릴리스나 캠페인에는 가드레일 지표 두 개만 합의하고 롤백 방법·담당자를 한 줄로 문서화한다. 셋째, “반복할 기회 3종”을 정해 사람별로 세 번 이상의 슬롯을 일정에 먼저 박는다.
회사의 잠재력은 거대한 혁신이 아니라 작은 습관의 일관성에서 열린다. 잘 맞는 자리에 먼저 꽂고, 다쳐도 덜 아프게 실험하며, 같은 기회를 몇 번씩 겪게 하라. 단 한 분기만 꾸준히 해도 팀의 속도와 품질은 눈에 띄게 달라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