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보다 더 강력한 도구? 부모의 말투가 아이의 뇌를 바꾼다

뇌는 말투를 기억한다: 3세 아이가 듣는 ‘톤’의 힘

아이의 언어·감정·자존감은 부모의 말투에서 시작된다

좋은 말투의 기술: 상황별 실전 예시와 바꿔 말하기 훈련

 

 

 

[놀이심리발달신문] 장난감보다 더 강력한 도구? 부모의 말투가 아이의 뇌를 바꾼다 Ⓒ 김주연 기자

 

뇌는 말투를 기억한다: 3세 아이가 듣는 ‘톤’의 힘

 

“엄마가 말했잖아!”
“왜 그렇게 말을 안 들어?”
“조용히 좀 해!”

 

이 문장들을 읽으며 어떤 감정이 느껴지는가? 내용보다 어떤 말투로 말했는가가 더 강하게 다가온다. 바로 여기에 중요한 진실이 있다. 3세 아이는 말의 내용보다 ‘말투’에 더 강하게 반응한다. 뇌 발달 초기의 유아는 아직 복잡한 문장을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하지만, 감정의 억양과 목소리의 높낮이, 속도, 리듬에는 매우 민감하다.

실험적으로 설정된 상황에서, 어머니의 적대적인 말투(hostile tone)가 아이에게 전달될 경우, 해당 아이들이 실수에 대해 스스로를 더 많이 탓하는 자기 귀인(self-blaming) 경향을 보였다. 특히, 어머니가 우울증 병력이 있던 경우 그 효과가 더 강하게 나타났다고 한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아이들은 생후 6개월부터 말의 억양만으로 ‘기쁨’, ‘화남’, ‘불안’ 등을 구분할 수 있으며, 36개월 무렵이면 부모의 말투에 따라 감정과 행동이 좌우되는 경향이 매우 뚜렷해진다. 즉, 부모가 어떤 말투로 말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뇌 회로는 ‘안정’ 또는 ‘위협’으로 반응한다.

한마디로, 부모의 말투는 아이의 정서적 안전 지대를 만드는 결정적 요소다. 아무리 좋은 장난감, 비싼 교육을 제공해도 말투가 부정적이고 공격적이면, 아이의 뇌는 위축된다. 반대로 따뜻하고 존중하는 말투는 아이의 자율성과 감정 조절 능력을 키운다.

 


아이의 언어·감정·자존감은 부모의 말투에서 시작된다

 

아이에게 “그만 좀 해!”라는 말을 반복하면, 아이는 ‘나는 귀찮은 존재’라는 인식을 내면화한다. 반면 “힘들지? 조금만 기다려 줄래?”라고 말하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이 이해받고 있다는 신호를 받는다. 말의 톤과 선택된 단어가 아이의 자존감을 결정짓는다.

이 시기의 아이는 부모의 말투를 그대로 흡수해 자신의 말 습관으로 복제한다. 그래서 말을 배울수록 어른의 어투가 아이 입에서 반복되기 시작한다. “됐어!”, “몰라!” 같은 표현은 대부분 아이가 배운 말이다. 단순히 따라하는 것을 넘어, 이 말투는 아이의 성격과 관계 맺는 방식까지 형성한다.

또한, 부모의 말투는 아이의 감정 조절 훈련장이다. 부모가 불안하거나 화를 내는 톤을 자주 사용하면, 아이 역시 감정을 급격하게 반응하거나 억누르지 못하는 경향을 갖게 된다. 반대로 감정을 조용히 설명하고 기다려주는 말투는, 아이에게 “감정은 통제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준다.

 


좋은 말투의 기술: 상황별 실전 예시와 바꿔 말하기 훈련

 

부모가 아이에게 다정한 말투를 써야 한다는 건 누구나 안다. 그러나 실제 육아 현장에서는 쉽지 않다. 아이가 말을 안 들을 때, 떼를 쓸 때, 계속해서 질문을 해올 때마다 감정이 올라오고 목소리는 커진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바꿔 말하기’ 훈련이다.

 

상황

흔한 말투

바꾼 말투

아이가 장난감을 치우지 않을 때

“당장 치워!”

“우리 장난감도 쉬고 싶대. 같이 정리해볼까?”

아이가 짜증 낼 때

“왜 짜증 내!”

“무슨 일이 속상했는지 말해줄래?”

말 안 듣고 뛰어다닐 때

“조용히 해 좀!”

“지금은 실내야. 뛰고 싶으면 같이 공원에 가자”

 

이렇게 말의 내용은 같아도, 감정을 담아 전달하는 방식에 따라 아이는 전혀 다르게 반응한다. 핵심은 요구를 전달하면서도 아이를 존중하는 말투로 변환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아이의 뇌가 신뢰를 기반으로 자라도록 돕는 ‘환경 설계’다.

 


장난감보다 오래 남는 것: 말투가 만드는 평생의 인격 자산

 

언젠가 장난감은 고장나고, 동화책은 찢어지고, 옷은 작아진다. 그러나 부모의 말투는 아이의 마음에 가장 오래 남는다. 칭찬, 위로, 격려, 기다림의 언어는 자존감이 되고, 존중과 감정의 언어는 관계 맺기의 토대가 된다.

부모가 아이에게 어떤 말투로 말하느냐는, 단순한 소통 방식을 넘어 아이의 삶을 바라보는 프레임을 만든다. “넌 잘할 수 있어”라는 말에 익숙한 아이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반대로 “왜 이것밖에 못해?”라는 말에 길든 아이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품고 자란다.

말투는 곧 인격이다. 그리고 그 인격은 관계를 만들고, 사회 속에서 아이를 지탱하는 기반이 된다. 그러므로 오늘 하루, 아이에게 어떤 말투로 말하고 있는지, 어떤 어조가 아이의 마음에 남고 있는지, 한 번쯤 점검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작성 2025.08.20 14:16 수정 2025.08.20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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