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에서 권정생까지, 삶을 배운다는 것의 진짜 의미 - 사람 사이에 삶의 길이 있고

 

 

노무현에서 권정생까지, 삶을 배운다는 것의 진짜 의미 - 사람 사이에 삶의 길이 있고

 

 


 상처 입은 삶에서 피어난 희망: 권정생의 걸식과 정착

 

권정생은 한국 아동문학사에서 가장 순결한 영혼 중 하나로 불린다. 그러나 그의 삶은 시작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전쟁통 속에서 유랑하며 걸식했고, 병약한 몸으로 세상과 거리를 두며 살았다. 『사람 사이에 삶의 길이 있고』에 담긴 그의 자전적 고백은 청소년 독자들에게 가난과 외로움 속에서도 어떻게 품위를 지켜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교회 문간방에서 정착하기까지 그는 비루한 환경 속에서도 결코 사람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어린 시절 읽었던 '몽실 언니'와는 다른, 작가 자신의 현실은 훨씬 더 척박했지만, 그는 그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는 법을 배웠다. 이 글은 오늘을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묻는다. “너는 상처 속에서 무엇을 피워내고 있는가?”

 


 분노를 품은 정의: 노무현이 말한 인생의 출발점

 

노무현 전 대통령은 책 속 글에서 ‘분노’를 언급한다. 그것은 감정의 분노가 아니라 사회의 불의에 대한 정의로운 분노였다. 그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노동자와 약자의 삶을 가까이에서 보며 자랐다. 법조인이 된 후에도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섰고, 그 분노는 그의 정치적 출발점이 되었다. ‘나의 인생, 나의 분노’라는 글에서 노무현은 자신의 삶이 어떻게 분노로부터 출발했는지, 그리고 그 분노가 어떻게 사랑과 책임으로 변화했는지를 전한다. 청소년들에게 이 글은 단순한 유명인의 일대기를 넘어, 삶에서 느낄 수 있는 부당함을 외면하지 말라는 메시지로 다가온다. 정의란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한 이들에게 노무현은 분명한 방향을 제시한다. “그 분노, 무력하지 않다. 그것은 세상을 바꾸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길 위의 배움, 책보다 깊은 가르침들

 

이 책에 담긴 인물들은 모두 '길 위에서' 배웠다. 백기완은 민중과의 연대 속에서, 장준하는 감옥과 망명에서, 김정환은 체제와의 싸움 속에서 인생의 참뜻을 체득했다. 이들에게 인생은 교과서로 배우는 개념이 아니었다. 삶은 현장에서 부딪치고 깨지는 가운데 배워지는 것이었다. 이들은 제도 교육의 바깥에서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더 깊은 것을 알았다. 특히 장준하의 ‘탈출’은 자유에 대한 갈망이 얼마나 인간을 움직일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들의 삶은 거칠고 험난했지만, 그래서 더 '진짜'였다. 청소년들에게 이 이야기들은 하나의 선택지를 제공한다. 교과서에 없는 배움과 시험 점수로는 측정할 수 없는 통찰이다. ‘어디에서 무엇을 배우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이 책은 다채로운 답을 제공한다.

 


 청소년에게 필요한 건 교과서가 아닌 진짜 이야기

 

이 책이 진정한 힘을 발휘하는 지점은 바로 '진짜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이다. 도종환 시인은 단순히 문학적 가치가 높은 글이 아니라, 오늘의 청소년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들을 선별해 엮었다. 각 인물의 삶에는 실패와 절망, 고뇌와 성찰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러나 그 끝에는 항상 ‘희망’과 ‘사람’이 있다. 이 책은 일방적인 훈계가 아니라, 삶을 살아본 이들이 건네는 진심 어린 조언이다. 청소년들이 교과서 밖 현실을 처음 마주할 때, 이 책은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 되어준다. “지금 너는 어떤 길 위에 서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그 길이 험하더라도 틀린 길은 아니다”라는 위로도 전한다. 삶의 진짜 의미는 어디에서도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결국 사람을 통해 배워지는 것이다.

 


 

『사람 사이에 삶의 길이 있고』는 문학이 아니라 인생을 읽게 하는 책이다. 권정생의 상처, 노무현의 분노, 백기완의 투쟁, 장준하의 자유… 이 모든 이야기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오늘의 독자에게 전하는 편지다. 삶은 어쩌면 정해진 길이 아니라, 수많은 굽이와 좌절 끝에 겨우 찾은 ‘나만의 길’일지도 모른다. 청소년들에게 이 책은 단순한 독서가 아니다. 삶을 배우는 입문서이고, 사람을 이해하는 교과서이며,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한 지도가 된다. 학교가 가르쳐주지 않는 삶의 본질을 이 책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조용히 들려준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누군가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단서를 찾고 있다면 이미 삶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

 

 

삶을 바꾸는 동화 신문 기자 kjh0788@naver.com
작성 2025.08.22 09:57 수정 2025.08.2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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