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사회에서 인간관계는 삶의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모든 관계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관계를 유지할 것인가 단절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현대인은 어떤 기준으로 인간관계를 정리하고 있는가?
"사람들과의 만남 자체가 스트레스예요"
직장인 이대로(33, 가명)는 사람들과의 만남에 매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단체 회식이나 점심 자리에서도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겠고, 불편한 대화를 억지로 이어가는 게 너무 피곤해요. 하루 일과의 대부분을 누군가에게 맞추며 살다 보면 제 자신이 사라지는 기분이 들어요.”
이 씨는 최근 업무 외 인간관계를 점점 줄이고 있으며, ‘조용히 혼자 있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이처럼 관계 자체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현대인들이 증가하고 있다. 불필요한 관계를 정리하고 싶지만, 막상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는 경우도 많다.
관계 유지의 가치…그러나 모든 관계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이유는 정서적 안정과 소속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가족, 친구, 직장 동료 등과의 연결은 위기 상황에서 현실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인간관계로부터 오는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불필요한 연락, 감정적 소모, 일방적인 에너지 소비는 관계를 유지하는 것 자체를 부담으로 만든다.
최수안 박사((상담심리)는 “관계를 무조건 유지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중요한 것은 관계의 양이 아니라 질이며, 그 관계가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어 “자기 감정을 무시하면서까지 유지하는 관계는 결국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삶의 방향을 흐리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관계를 끊는다는 것, 단절이 아닌 정리
최근 '관계 미니멀리즘'이라는 키워드가 주목받고 있다. 꼭 필요한 관계만 유지하고, 감정적 소비가 큰 관계는 정리하겠다는 움직임이다. 이는 단순한 회피나 고립이 아닌, ‘자기보호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관계를 정리한 후 삶의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사례도 많다. 심리적 해방감과 시간의 주도권을 회복하면서 자기 성장을 도모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다만, 관계 단절은 충동적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 전문가들은 '선택적 거리두기'를 통해 관계를 재정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인간관계, 유지와 단절 사이에서 중요한 기준은?
인간관계를 대할 때는 단순히 ‘끊을까 말까’를 고민하기보다는,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인지, 감정적으로 편안한지를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최수안 박사도 강조한다. “사람과의 관계는 나를 더 나답게 만들어줘야 한다. 감정을 숨기고 가면을 쓰는 관계는 결국 소모적일 수밖에 없다.” 그는 “진정한 관계는 노력하지 않아도 편안하며, 오히려 나의 성장을 도와주는 동반자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관계를 정리할 것인지 유지할 것인지는 개인의 성향과 삶의 가치에 따라 달라진다. 단절이 반드시 고립을 뜻하지 않으며, 유지가 항상 정답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나에게 어떤 관계가 더 건강한 영향을 주는지를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을 갖는 일이다. 인간관계는 ‘무조건’이 아닌 ‘선택’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