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은 정말 실력일까? – 시작은 뇌과학의 문을 두드린다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라는 말은 마치 자기계발서의 상투어처럼 들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문장이 뇌과학, 심리학, 경제학의 교차점에서 실제로 ‘효율적인 커리어 전략’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연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과연 낙관주의는 단순한 태도를 넘어, 전문성과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실질적 역량일까?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심리학과 교수 마틴 셀리그먼은 “낙관주의는 성공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이자 증폭기”라고 말한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낙관적인 사람은 스트레스에 대한 회복탄력성이 높고, 위기 상황에서 문제를 ‘지속 가능한 해결과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심리적 구조는 뇌에서 세로토닌과 도파민 분비를 활발하게 만들어 창의성과 사고의 유연성을 유도한다. 단순히 ‘기분 좋은 상태’가 아니라, 업무 수행력을 끌어올리는 신경생리학적 장치로 작동하는 것이다. 특히 뇌의 전전두엽이 활성화되면서 판단력과 감정 조절이 안정된 상태로 유지된다. 이는 프레젠테이션, 회의, 협상과 같이 긴장이 필요한 순간에 적절한 감정 조율 능력을 가능하게 만든다. 낙관주의는 ‘생각’이 아니라 ‘행동’을 바꾸고, 행동은 결국 성과를 결정짓는다.
낙관주의가 만들어내는 ‘행동의 속도’와 ‘관계의 질’
낙관적인 사람들은 단순히 밝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업무 속도가 빠르다.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이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방향으로 전개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비관주의자는 “이건 왜 이렇게 문제가 많은 거야?”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이 차이가 업무 성과의 결정적인 갈림길이 된다.
IBM의 내부 인재 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문제 해결에서 주도적인 태도를 보인 직원들의 70% 이상은 높은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회피보다 ‘실행’을 선택했고, 그 중심에 긍정적인 정서와 낙관적인 성향이 있었다. 낙관주의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진다. 메일을 빠르게 보내고, 미팅을 능동적으로 제안하며, 갈등이 생겼을 때 회피보다 대화를 선택하는 능동성으로 나타난다. 또한 관계에서도 유의미한 차이를 만든다. 직장 내에서 협업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전제’다. 낙관주의자는 팀의 사기를 끌어올리고, 피드백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며, 피곤한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다. 이러한 행동들은 구성원 간 신뢰를 높이고, 결국 팀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즉, 낙관주의는 ‘개인의 성격’이 아니라, 조직 내 ‘기능’으로 작용한다.
실패를 바라보는 눈: 낙관주의자가 위기에서 살아남는 방식
모든 커리어에는 실패가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다. 낙관주의자는 실패를 ‘일시적’이고 ‘개선 가능한 사건’으로 인식하는 반면, 비관주의자는 그것을 ‘영구적·내재적 문제’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실제로 직장 내 회복력(resilience)과 직결된다. 심리학자 캐럴 드웩은 사람들이 성장형 사고방식(growth mindset)을 가질 때, 뇌가 실패 경험을 학습 기회로 전환하며 인지적 유연성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낙관주의는 그 사고방식의 핵심적 전제다. 또한, 2017년 Journal of Business Venturing 연구에 따르면, 과거에 실패를 경험한 창업자들 중에서도 낙관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일수록 재도전 확률이 높고, 심리적 스트레스 회복력이 강했다는 분석 결과가 있다. 이들은 실패 경험을 위축이 아닌 ‘경험의 자산’으로 해석했다. 즉, 낙관주의는 실패에서 자신을 구출하는 '사고의 구명조끼'다.
낙관주의, 후천적으로 키울 수 있을까?
그렇다면 낙관주의는 타고나는 것일까? 아니다. 연구에 따르면 낙관주의는 훈련을 통해 충분히 향상될 수 있다. 인지행동치료(CBT)에서는 비합리적인 생각을 현실적인 사고로 전환하도록 돕는 훈련 기법을 활용한다. 예를 들어, “나는 이 일을 절대 못 해”라는 생각을 “나는 지금 이 일이 어렵지만, 배워서 익힐 수 있다”로 바꾸는 식이다. 또한 매일 감사의 일기를 쓰는 것만으로도 낙관적 사고가 6주 안에 강화된다는 연구가 있다. 미국 UC 데이비스대의 심리학자 로버트 에먼스의 연구에 따르면, 감사를 표현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은 전반적인 행복지수와 회복탄력성이 상승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조직 차원에서도 낙관주의는 육성 가능하다. 심리적 안전감(心理的安全感)을 주는 문화, 피드백이 두려움이 아닌 성장의 기회로 받아들여지는 팀 분위기, 상호 존중의 커뮤니케이션 등은 구성원이 낙관적 마인드를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낙관주의는 '기질'이 아니라 '역량'으로 설계될 수 있다.
낙관주의는 감정이 아니라 전략이다
이 시대에 낙관주의는 더 이상 유약하거나 비현실적인 태도가 아니다. 오히려 변화가 빠르고, 위기가 반복되며, 결과 중심의 평가가 강화되는 직장 문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이다. 낙관주의자는 기회를 먼저 포착하고, 관계를 원활히 만들고, 실패를 버티는 근육을 가졌다.
지금 당신의 커리어가 정체되어 있다면,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해석’의 방식이 잘못됐을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 그 첫걸음은 “나는 할 수 있다”는 근거 있는 믿음으로부터 시작된다. 현실을 무시하지 않고, 그렇다고 주저앉지도 않는 태도. 그것이 바로 긍정의 힘이다.

지금 당장 하루 3줄의 감사 일기를 써보자.
그리고 팀원에게 “당신 덕분에 수월하게 일할 수 있었어요.” 한 마디를 건네보자.
이런 작은 변화가 당신의 커리어를 뒤바꾸는 시작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