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라는 환상: 퇴사 직후의 허무함
“자유를 원했지. 그래서 퇴사했어. 그런데 왜 이렇게 불안하지?”
이 질문은 퇴사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스쳐갔을 문장이다. 회사라는 제도권을 떠나면 무언가 해방감이 몰려올 줄 알았다. 매일 반복되던 9시 출근, 보고서 마감, 회의실의 눈치 게임… 이 모든 것에서 벗어난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자유로운 삶을 상상했다.
그런데, 막상 그날이 오고 나면 이상할 정도로 고요하고 허무하다. 전날까지만 해도 나를 붙잡고 있던 압박감이 사라진 대신, 아무도 나를 부르지 않고, 누구도 내 일정을 묻지 않는다. 일어난 시간은 자유롭지만, 뭘 해야 할지 몰라 멍하니 하루를 보낸다.
이제 무엇이든 할 수 있는데, ‘무엇을 할지’를 모르는 자유는 사실상 공허한 감옥에 가깝다. 우리는 퇴사를 통해 '자유'를 얻은 게 아니라, '구속 없음'이라는 방향 없는 상태에 도달한 것뿐이다.
돈보다 시간, 시간보다 통제감
퇴사 직후엔 ‘시간’이 많아진다. 잠도 충분히 자고, 평일 오후에 영화도 본다. 카페에서 책을 펼쳐도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하지만 몇 주가 지나면 이 모든 풍요가 지루함으로 바뀐다. 왜일까?
시간은 많지만 쓸모 있게 통제되지 않으면 불안을 낳는다.
한 조사에 따르면, 자발적 퇴사자 중 68%가 3개월 이내에 '퇴사한 걸 후회한다'고 응답했다. 이유는 경제적 불안감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목표 없는 일상'에서 오는 상실감이다.
반면, 진짜 자유를 느꼈다는 사람들은 "돈이 많아서", "시간이 많아서"가 아니라 "내 시간과 감정을 내가 원하는 대로 쓸 수 있었을 때"를 언급한다.
즉, 진짜 자유는 외부 조건이 아니라 ‘삶을 통제할 수 있다는 감각’에서 비롯된다.

진짜 자유를 말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그렇다면 '진짜 자유'를 경험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인터뷰와 자기계발서, 심리학 보고서 등을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눈에 띈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이유’를 알고 있다
그들은 ‘왜 일하는가’, ‘왜 쉬는가’에 대해 명확한 자기 인식이 있다.
자기 루틴을 가진다
퇴근 종소리가 없어도 하루를 설계하고 실행한다.
시간을 쓰는 데 죄책감이 없다
하루 종일 책만 읽어도, 혼자 카페만 다녀도 '나는 지금 내가 원한 삶을 살고 있다'는 자존감이 유지된다.
관계에서 자유롭다
사회적 시선이나 직장 내 위계에 덜 얽매인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나’ 중심의 삶을 살아간다.
이들은 퇴사 후 단지 ‘회사’라는 외부 시스템을 벗어난 게 아니라, 자기 인생을 자기가 설계하는 내부 시스템을 만들었기에 자유를 느낄 수 있었다.
자유는 상태가 아니라 선택의 능력이다
퇴사를 한다고 자유가 오지 않는다. 돈이 많다고 자유로워지지도 않는다. 진짜 자유는 ‘선택할 수 있는 능력’에서 출발한다.
오랜 시간 직장에서 타인의 일정과 목적에 맞춰 살아온 우리는, 자기 결정권을 잃은 채로 살아왔다. 퇴사는 그 결정권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다. 그러나 아무 준비 없이 퇴사한다면, 우리는 쉽게 다시 누군가의 시스템에 종속되거나, 자신을 통제할 수 없어 방황하게 된다.
결국 진짜 자유는 두 가지를 전제로 한다.
하나는 경제적 생존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반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 삶을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있을 때, 우리는 삶에서 진정한 자유를 ‘경험’할 수 있다. 자유는 머릿속에서 그리는 환상이 아니라, 일상의 구체적 선택으로 실현되는 감각이다.
결론: 당신은 지금, 무엇을 선택하고 있는가?
퇴사를 했다고 해서 자유가 따라오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지금부터 진짜 자유를 만들어갈 수 있다.
그 시작은 “오늘 하루 내가 무엇을 선택하고 있는가?”를 질문하는 데 있다.
하루의 루틴을 직접 만들고, 돈을 버는 방식도 내가 설계하고, 사람을 만나는 시간조차 내가 선택할 수 있다면, 당신은 지금 ‘진짜 자유’를 살고 있는 중이다.
당신의 자유는 회사가 주지 않고, 상사가 허락하지 않는다.
그건 오직 당신만이, 매일의 선택을 통해 증명해갈 수 있는 것이다.
자유는 결국 ‘의지의 지속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