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의 마음을 여는 주문, ‘틀려도 돼’
말 한마디가 아이의 세상을 바꾼다
말은 보이지 않지만,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도구다. 특히 성장 과정에 있는 아이에게 어른의 말 한마디는 생각보다 훨씬 큰 영향을 미친다. “틀렸어”라는 말은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남기지만, “틀려도 돼”는 아이에게 날개를 달아준다. 우리가 쉽게 던지는 말 한마디가 아이에게는 용기의 문이자 자존감의 뿌리가 될 수 있다.
어느 교실에서, 낯을 많이 가리던 한 아이가 수업 중에 처음으로 손을 들었다. 대답은 정답이 아니었다. 아이는 움찔했고, 교실은 조용해졌다. 그러나 선생님은 말했다. “좋은 생각이야. 또 다른 답일 수도 있지.” 아이는 그 순간을 잊지 못했다. 그 뒤로 수업 시간마다 손을 들기 시작했다. 그 용기의 시작점은, 바로 ‘틀려도 괜찮다’는 말이었다.
‘틀려도 돼’는 자존감의 씨앗이다
아이의 자존감은 누가 키우는가? 정답은 주변 어른들이다. 부모, 교사, 보호자. 아이를 매일 마주하는 이들의 말과 태도가 아이의 자기 인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틀려도 괜찮아”라는 말은 아이의 실패를 탓하지 않고, 도전을 인정해주는 신호로 작용한다.
심리학자 앨버트 반두라의 자기효능감 이론에 따르면, 개인이 어떤 행동을 시도하고 성취할 수 있다는 믿음은 반복되는 긍정적 피드백에서 비롯된다. ‘틀려도 돼’는 단순한 위로가 아니다. 이는 아이 스스로 “나는 다시 시도해도 괜찮은 존재”라고 믿게 만드는 기초다.
이런 언어는 특히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시도조차 꺼리는 아이에게 결정적인 전환점이 된다. 오답을 낸 아이에게 “왜 틀렸어?”가 아니라 “다르게 생각했구나”라고 말할 때, 아이는 자신이 틀린 게 아니라 새로운 길을 탐색한 것이라 느낀다.
말의 힘, 교실을 바꾸다
교실 안에서 ‘말’은 단지 의사소통의 수단이 아니다. 분위기를 만들고, 아이들의 태도를 결정한다. 교사가 “정답을 말한 사람만 칭찬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면, 아이들은 안전한 답만 고른다. 반면, “생각을 말한 모두가 소중하다”고 말하면 아이들은 스스로 사고하고 표현하려 한다.
『틀려도 괜찮아』와 같은 그림책이 교육 현장에서 큰 울림을 주는 이유는 바로 이 지점이다. 교사의 언어가 변하면 교실의 기류도 바뀐다. 아이들은 실수에 관대해지고, 친구의 다른 생각을 듣는 데 익숙해진다. 이는 단지 학습에 도움이 되는 것을 넘어서, ‘다름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기르는 교육이다.
최근 교육심리 연구에 따르면,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학생은 학습 회피 행동이 줄고, 적극적인 문제 해결 태도를 보인다. ‘틀려도 돼’라는 말은 교실을 도전의 공간으로 만들어주는 작은 열쇠다.
부모와 교사에게 필요한 ‘대화의 언어’
그렇다면 어른은 아이에게 어떤 언어를 써야 할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말보다 ‘말의 의도’다. ‘틀렸어’라는 말 뒤에 실망이 묻어나면 아이는 자신이 거부당했다고 느낀다. 반대로 ‘틀릴 수 있지’라는 말에는 신뢰와 기대가 담긴다. 같은 실수라도 그에 대한 반응에 따라 아이의 해석은 완전히 달라진다.
부모는 특히 가정에서의 대화를 돌아봐야 한다. 아이가 “이거 해봤는데 잘 안 됐어”라고 말했을 때 “그럴 줄 알았어”보다는 “어떻게 해봤는지 말해줘”라고 응답해 보자. 이 한 문장이 아이의 자신감을 회복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교사는 수업 중 틀린 답이 나왔을 때, 그 오답을 함께 탐구해보는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 “왜 그렇게 생각했니?”라는 질문은 아이에게 자기 사고를 정리하고 다시 시도해볼 기회를 준다. 이처럼 말은 아이의 행동을 이끄는 방향키가 된다.
‘틀려도 돼’는 어른이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
아이들은 매일매일 새로운 세상에 도전한다. 그 과정에서 실수하고, 망설이고, 때로는 물러선다. 이때 어른이 해줄 수 있는 최고의 말은 “틀려도 괜찮아”다. 이 말은 단지 실수를 용서하는 언어가 아니다. 아이의 가능성을 믿고 기다리는 언어이며, 다시 도전할 용기를 불어넣는 마법 같은 주문이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의 아이가 어떤 말을 듣고 자라고 있는가? “왜 틀렸니?”인가, 아니면 “또 해보자”인가? 말은 씨앗처럼 마음에 뿌려지고, 시간이 지나 자라나 아이의 세계를 만든다.
오늘,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보자.
“틀려도 돼. 넌 계속 성장하고 있어.”
그 말은 분명 아이의 마음을 열 것이다. 그리고 그 마음은, 언젠가 세상을 여는 힘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