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더는 미룰 수 없다 — 헌법소원 1주년 기자회견 열려
지난 8월 27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청소년과 시민, 법조인, 교사, 작가 등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이 모여 ‘기후 헌법소원’ 결정 1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헌법재판소의 판결 이후 1년이 지났음에도 정부와 국회가 실질적인 대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8월,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며 기후위기를 국민의 기본권 문제로 선언했다. 이는 아시아 최초의 판결로, 국가가 국민의 안전한 삶을 지켜야 하며, 미래세대에 감축 부담을 전가해서는 안 되고,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과학과 국제 기준에 따라 설정되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오는 9월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초안을 발표하고 한 달 만에 확정해 국제사회에 제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헌재 결정의 취지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청구인들은 정부와 국회의 무책임을 지적하며, 기후위기 대응이 단순한 형식적 목표가 아닌 미래세대의 권리를 보장하는 실질적인 정책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소년기후소송 청구인 김서경은 “헌재가 기본권 중심의 판결을 내린 만큼, 정부와 국회는 이를 실현할 법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기기후소송 청구인 김한나(초등학교 4학년)는 “우리는 투표권이 없는 만큼, 국가는 더 큰 책임감으로 우리를 지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현장 밖에서도 사회 각계의 지지 성명이 이어졌다. 법률가 211명은 공동 성명을 통해 “기후대응은 국가의 헌법상 의무이자 국제법상 책임”이라고 밝혔고, 교사 1026명은 “기후재난 속에서 어린이·청소년의 꿈과 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며 감축목표에 다음 세대를 위한 의지를 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린이청소년책작가연대 소속 작가 270명은 “온실가스 감축을 미루는 것은 미래세대에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떠넘기는 일”이라며, 정책 수립 과정에 어린이·청소년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 마련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에서는 헌재 결정문의 주요 구절을 낭독하는 퍼포먼스도 진행되었으며, 참석자들은 정부와 국회에 ▲기후위기를 국가적 위험으로 인정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킬 것 ▲2035년 감축목표를 과학과 국제 기준에 맞게 설정할 것 ▲불확실한 기술 의존을 중단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수립·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지난 7월 국제사법재판소(ICJ)가 모든 국가에 1.5도 목표 달성에 부합하는 감축목표 설정을 권고한 사실을 언급하며, “국가의 기후 대응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고 강조했다.
청구인단은 이번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정부와 국회가 헌재 결정의 취지를 반영해 책임 있는 2035년 감축목표를 마련하도록 지속적으로 압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