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교육청, 전국 최초로 초등 보건과목 도입… 학생 웰빙교육 본격 시동
서울시교육청이 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보건과목을 도입하며 전국 최초의 시도를 시작했다. 학생 건강과 복지를 위한 이 과목은 법정 보건교육의 현실화를 위한 초석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에 도입된 ‘초등 보건과목’은 학교 자율시간(이하 ‘학자시’)을 활용해 편성된 교육과정으로, 기존 교육과정의 틀을 벗어나 학생들의 삶에 밀접한 건강과 안전, 정신건강, 성인권 등 실질적인 주제를 다룬다. 이 과목은 지난 2024년 6월 보건교육포럼이 제안한 ‘생활 속의 보건’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개발됐으며, 약 1년여의 준비 끝에 2025년 8월, 서울시교육청이 최종 도입을 확정했다.
보건교육포럼 우옥영 이사장은 "이번 과목 도입은 단순한 보건교육이 아니라, 웰빙과 복지를 포함한 교육 패러다임 전환의 시작"이라며 "20여 년간 법적 의무에도 불구하고 교과목 없이 보건교육을 해오던 초등학교 현장에 실질적인 개선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시 외 과목 조항 활용… 체계적인 보건교육 정착 기대
이번 보건과목 도입은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제시한 ‘고시 외 과목’ 규정을 기반으로 추진됐다. 보건 교과서는 현재 4종의 인정도서가 심사를 거쳐 교육과정에 적용되었으며, 지난 8월 26일 승인 공문이 시행됐다.
교육 내용은 건강증진과 질병예방, 정신건강, 성과 건강, 응급처치, 건강문화 등 학생 삶 전반을 아우른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 문제와 디지털 기기 사용에 따른 건강 이슈 등도 포함돼, 시대 흐름에 맞춘 실용적 보건교육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교육감 교체 속에서도 정책 지속… 교육계와 전문가의 '환영'
이 과목은 조희연 전 교육감 시절 기획이 시작되었으며, 현재의 정근식 교육감이 이를 이어받아 실행에 옮겼다. 정 교육감은 "학생 복지와 웰빙이 교육의 핵심 가치이며, 보건과목이 이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조 전 교육감 역시 "입시보다 중요한 것은 생활역량과 건강인권"이라며 초등 보건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왕미초 손승현 교사는 “기존엔 보건수업 시수가 불명확해 다른 교과 수업과 겹치거나 임의적으로 조정됐으나, 이제 정해진 시수와 체계적 내용으로 정식 교육이 가능해졌다”고 현장 교사들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법정 보건교육 실현의 발판… 교육 현장 준비도 ‘착착’
서울시교육청은 향후 보건과목의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해 관련 교사 및 전문가로 구성된 ‘초등 보건과목 TFT’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교수-학습 자료, 평가 기준, 수업 운영 매뉴얼 등을 공동 개발하고, 현장 교사들과의 공유를 확대할 예정이다.
김대유 서울시교육청 자문위원은 “초등 보건과목이 비록 학자시 과목이지만, 법정 보건교육의 취지를 담을 수 있다”며 “이를 위해 교육청의 의지와 지속적인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건강인권 중심의 보건교육, 필수 교과 전환될까?
김미경 한국보건교육학회 부회장은 “초등 보건과목이 없다 보니 교육과정이 바뀔 때마다 교과서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었다”며 “이번 도입을 계기로 보건교육에 대한 제도적 기반이 강화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교조와 교사노조 측에서도 이번 정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순향 전교조 보건교육위원장과 박미정 충남교사노조 보건위원장은 “아직 필수교과는 아니지만, 보건교육의 중요성이 공론화되는 계기가 됐다”며 “향후 보건과목이 정식 교과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초등보건교육여건개선대책위원회 우윤미 위원장은 “교수-학습 자료와 평가 계획을 마련하는 프로젝트를 보건교육포럼과 함께 진행 중이며, 현장에 맞춘 실질적 운영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은 교육이자 인권이다. 이번 초등 보건과목 도입은 단순한 교과 신설을 넘어 교육의 방향성과 가치를 재정립하는 출발점이다. 체계적인 교육과정과 전문 교재를 바탕으로 건강·정신·성·안전 등 다양한 영역의 실생활 교육이 가능해지며, 향후 보건과목의 필수 교과 전환도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