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이 일상이 된 경영 환경 속에서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조직 운영의 중요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외부 자극에 즉각 반응하기보다는, 내면의 중심을 지키며 일관된 기준으로 움직이는 조직이 오히려 위기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원칙은 고전 철학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장자』 달생편에 등장하는 ‘목계지덕(木鷄之德)’은 싸움을 위해 훈련된 닭이 내면의 평정심을 완전히 갖추어 자극에 반응하지 않는 경지를 비유한 말이다.
목계(木鷄)는 겉으로는 무표정하고 조용하지만, 실상은 철저한 자기 통제와 단련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경영학계와 리더십 전문가들은 이 개념을 감정 절제형 경영 전략 또는 비반응적 조직 시스템 구축으로 해석하고, 오늘날의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운영에 접목할 수 있는 지혜로 보고 있다.
즉각적인 반응보다 중심 있는 대응이 장기적 신뢰를 만든다
현대 기업들은 소비자 반응, 시장 트렌드, 경쟁사 움직임 등에 따라 실시간으로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환경일수록, 반사적으로 움직이는 조직보다는 중심을 잃지 않는 조직이 더욱 지속 가능한 결과를 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감정이 개입된 판단은 일시적 이득을 낳을 수 있으나, 불안정한 경영으로 이어질 위험도 크다. 반면, 내면의 철학과 일관된 기준을 지닌 조직은 조용하지만 안정적인 성장 곡선을 그리는 경향이 있다.
감정을 절제한 비즈니스 운영
실제로 외부 자극에 즉각 반응하지 않는 전략으로 신뢰를 구축한 사례도 있다. 서울 성수동에 기반을 둔 소규모 문구 브랜드 ‘소소한연구소’는 바이럴 마케팅이나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자체 고객 피드백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품 기획을 진행한다. SNS 이슈에 휘둘리기보다, 기록과 관찰을 통한 반복 학습으로 브랜드 운영의 안정성을 추구한다.
해외 사례로는 독일 가구 공방 ‘카펜터앤코(CarpenTer & Co.)’가 있다. 이 업체는 고객 클레임에도 즉각적으로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내부 프로세스를 따라 객관적인 분석 후 대응하는 원칙을 유지한다. ‘느리지만 정직한 브랜드’라는 평판을 바탕으로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 브랜딩의 기반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목계지덕(木鷄之德)’을 경영에 접목하기 위한 조직 운영 원칙으로 다음 세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모든 자극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말고, 판단과 실행 사이에 숙고의 단계를 둘 것. 둘째, 리더는 조직 내에서 감정적 언행을 자제하고, 정제된 메시지를 일관되게 전달할 것. 셋째, 조직의 중심 철학과 의사결정 기준을 명문화하고, 구성원 전반에 공유할 것.
이러한 원칙은 특히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이나 자원과 인력이 제한된 중소기업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불안정한 외부 상황 속에서도, 내부 기준에 따라 움직이는 조직은 신뢰를 얻고,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란한 시대, 조용한 조직이 오래 간다
현대 비즈니스는 빠른 대응력과 유연성을 요구받지만, 감정에 따라 즉각 움직이는 조직은 스스로 방향을 잃기 쉽다. 겉으로는 조용해 보일지라도, 내면에 확고한 기준과 통제력을 갖춘 조직이야말로 진짜 강한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목계지덕(木鷄之德)’은 고전 속 철학에 머무는 개념이 아니다. 지속 가능하고 신뢰받는 조직 문화를 구축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실천 가능한 전략으로 읽힐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