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속으로 사라진 교실 1
지오는 평소처럼 교실 맨 앞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연필을 손끝에서 빙글빙글 돌리며, 아직 시작되지 않은 수업을 기다리고 있었죠.
“얘들아.”
선생님이 칠판 앞에 서서 환하게 웃으며 말을 꺼냈습니다.
“오늘은 특별한 걸 배워볼 거야. 바로 해양 생물!”
“우와, 해양 생물이요?”
뒷자리에 앉아 있던 수진이가 눈을 크게 뜨며 말했습니다.
“상어요? 아니면 고래요?”
옆자리 민호가 두 손을 번쩍 들었어요.
아이들의 얼굴에 기대와 호기심이 한꺼번에 피어났습니다.
지오의 눈도 그 순간 번쩍 빛났습니다.
속으로 ‘드디어 내가 좋아하는 바다 이야기구나!’ 하고 외쳤지만,
동시에 가슴 한쪽이 묘하게 쿵 내려앉는 듯했습니다.
그는 언제나 바다에 관심이 많았지만, 사실 물을 무서워했거든요.
“이번엔 다를 거야. 이번에는.”
지오는 작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하며 가방에서 수첩을 꺼냈습니다.
수첩을 펴던 지오는 다짐하듯 중얼거렸습니다.
“오늘은 꼭 특별한 걸 적어야 해.”
그때였습니다.
‘촤아아악—!’
갑자기 창밖에서 거대한 파도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순간 교실 안이 술렁였죠.
“어? 지금 파도 소리 들렸어?”
민호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창문을 가리켰습니다.
“에이, 무슨 소리야. 여긴 4층인데.”
앞줄의 혜진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습니다.
“근데, 진짜로 들렸어. 나도 분명 들었어!”
여러 명의 아이들이 동시에 웅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지오는 창문을 향해 천천히 몸을 돌렸습니다.
확실히 들렸습니다. 그것도 아주 가까이서.
‘분명 파도 소리 맞아 왜지?’
그 순간, 책상이 ‘덜컥’ 하고 흔들렸습니다.
바닥이 천천히 기울기 시작했죠.
“으악! 뭐야!”
뒤쪽에서 누군가 소리를 질렀습니다.
“교실이 흔들려!”
수진이가 책상에 매달리며 비명을 질렀습니다.
“꺄아아아아아!”
아이들의 외침이 교실 안을 가득 메웠습니다.
그리고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교실 전체가 거대한 배처럼 기울더니, 천천히 물속으로 가라앉기 시작한 겁니다.
찰나의 순간, 차가운 물결이 교실로 밀려들었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숨이 막히지 않았습니다.
“헉, 숨이 되네?”
민호가 눈을 크게 뜨고 연신 숨을 들이켰습니다.
“진짜야. 물인데도 숨을 쉴 수 있어!”
다른 아이들도 놀라운 얼굴로 서로를 바라봤습니다.
지오 역시 두근거리는 가슴을 움켜쥔 채 숨을 내쉬어 보았습니다.
정말로 괜찮았습니다.
오히려 물결 속에서 공기가 더 맑아진 듯 시원하게 느껴졌습니다.
창밖을 내다본 아이들은 더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거품을 품은 알록달록한 물고기 떼가 유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형형색색의 꼬리들이 반짝이며 파도처럼 흔들렸습니다.
“우와, 진짜 물고기야!”
“말도 안 돼, 우리 학교가 물속에 들어간 거야?”
아이들의 목소리는 공포와 경이로움이 뒤섞여 떨렸습니다.
그때, 지오의 책상이 ‘휙’ 하고 흔들리며 작은 진동이 일었습니다.
탁자 위에 놓인 수첩이 저절로 열리더니, 파란 잉크가 물감처럼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어? 내 수첩이.”
지오는 눈을 크게 뜨며 책을 움켜쥐었습니다.
파란 잉크는 마치 살아 있는 듯 꿈틀거리며, 종이 위를 달리더니
순식간에 복잡한 선과 모양을 그려내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은 숨을 죽인 채 그 장면을 바라보았습니다.
잠시 후, 수첩 위에 완성된 것은 다름 아닌 신비로운 바다의 지도였습니다.
“저건 뭐지?”
“우리가 가야 할 길인 것 같아.”
지오는 손끝을 떨며 수첩 위에 그려진 푸른 지도를 바라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