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서 ‘안정된 길’은 오랫동안 가장 합리적인 선택처럼 여겨졌다. 대기업 입사, 공무원 임용, 전문직 진출은 부모 세대가 자녀에게 바라는 전형적인 성공 코스였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이들이 ‘안정’보다 ‘도전’을 택한다.
의사에서 핀테크 기업가로 변신한 이승건, 글로벌 기업을 떠나 창업에 뛰어든 이혜민, 컨설턴트에서 유통 혁신가로 자리 잡은 김슬아. 이들은 모두 자신만의 방식으로 ‘정해진 삶’을 거부하고 스스로 길을 개척했다. 그들의 이야기는 단순히 성공 사례가 아니라, 위험과 불확실성 속에서도 스스로의 삶을 설계한 기록이다.

“안정 대신 가능성” — 의사 가운을 벗고 금융 혁신을 만든 이승건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출신의 이승건 토스 대표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치과 레지던트 과정을 밟던 의사였다. 의사라는 직업은 한국 사회에서 ‘안정된 미래’의 상징이었지만, 그는 의료 현장에서 얻는 안정감보다 창업에서 오는 가능성에 더 큰 매력을 느꼈다. 그는 여러 차례 창업 실패를 겪은 끝에, 2013년 핀테크 스타트업 비바리퍼블리카(Viva Republica)를 설립했고, ‘토스’라는 간편송금 앱을 출시했다. 이후 토스는 금융 슈퍼앱으로 성장하며 기업 가치 70억 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이승건은 “실패가 두렵지 않았다. 내가 가고 싶은 길이 분명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의 선택은 안정 대신 혁신을 향한 도전이었고, 그 도전은 한국 금융의 판을 바꾸는 결과로 이어졌다.
글로벌 기업 커리어 대신 창업의 길을 택한 이혜민
이혜민 핀다 대표는 STX, 로켓인터넷 등 국내외 기업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안정적인 커리어 패스를 밟던 그는 사회초년생 시절 프리랜서 생활 중 겪은 금융 불평등 문제를 계기로 창업을 결심했다. 2015년 설립한 핀다(Finda)는 대출 비교 플랫폼으로, 현재 70여 개 금융기관과 제휴해 300개 이상의 대출 상품을 제공한다. 누적 투자금만 600억 원을 넘겼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창업은 두려움보다 책임이 크다. 하지만 나와 같은 사람들이 금융시장에서 불합리함을 겪지 않도록 돕는 일이 더 가치 있다고 믿었다.” 안정된 글로벌 기업의 커리어를 내려놓고, 불확실한 창업에 뛰어든 그의 선택은 결국 수많은 사람들의 금융 생활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안정된 직장’ 대신 ‘새로운 시장’을 선택한 김슬아
김슬아 마켓컬리 창업자는 골드만삭스, 맥킨지, 테마섹홀딩스에서 일하던 촉망받는 컨설턴트였다. 하지만 그는 어느 순간 “남들이 설계한 길을 걷는 것이 내 인생의 답은 아니었다”는 생각을 했다. 2015년 그는 온라인 식품 배송 서비스 ‘마켓컬리’를 창업했다. 당시 신선식품 배송 시장은 불모지에 가까웠지만, 김슬아는 ‘새벽배송’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 2024년까지 마켓컬리는 누적 7억 6천만 달러(약 1조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며 한국 e-커머스의 대표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김슬아는 도전을 통해 안정된 길을 벗어났지만, 그 선택은 소비자들의 생활 패턴을 바꾸는 혁신으로 이어졌다.
도전의 끝에서 남긴 메시지 — 실패와 성공을 넘어
이들의 사례가 공통적으로 말하는 바는 분명하다. 안정된 길은 보장된 미래를 제공하지만, 도전은 자기만의 길을 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도전이 성공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위해 길을 바꾼 순간, 그들은 이미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 된다. 이승건은 “실패가 내 자산이 됐다”고 말했고, 이혜민은 “책임이 두려움보다 크다”고 했으며, 김슬아는 “정해진 답은 없다. 답은 내가 만든다”고 강조했다.
도전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증명하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그 과정은 많은 이들에게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지금, 스스로의 길을 걷고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