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을 먹는 마을 1
지우는 작은 노트에 연필을 꼭 쥐고 무언가를 쓰다 말고 창문을 바라보았다.
오늘도 밤은 고요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은 왠지 텅 빈 듯했다.
“왜 아무 꿈도 안 꾸는 거지?”
조용히 중얼거린 목소리가 방 안에 가라앉았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꿈속은 지우의 놀이터였다.
하늘을 나는 고래, 별빛 도서관, 초콜릿으로 지어진 마을. 그곳에서 지우는 현실보다 훨씬 자유로웠다.
그런데 요즘은 잠을 자도 까만 어둠뿐이었다. 꿈이 없는 밤은 길고, 차갑고, 어쩐지 쓸쓸했다.
“혹시 내가 잘못한 걸까? 아니면, 내 꿈이 도망가 버린 걸까?”
지우는 노트에 작은 글씨로 ‘꿈이 사라졌다’라고 적어 내려갔다.
그날 밤.
창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바람 같기도 하고, 노래 같기도 한 목소리.
“꿈을 찾고 싶다면 달 그림자를 따라와.”
지우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귀를 기울였다.
“누, 누구세요?”
하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호기심과 두려움이 뒤섞여 가슴이 두근거렸다.
잠옷 차림 그대로, 지우는 살금살금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밤공기는 서늘했지만 달빛은 따스하게 길을 비추고 있었다.
골목 끝, 달빛이 모여 작은 문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조그마한 아이 키만 한 문, 낯설지만 이상하게 반짝였다.
“저 문 안에… 내 꿈이 있을까?”
지우는 속삭이듯 말하며 손잡이를 잡았다.
눈부신 빛 속으로 몸이 빨려 들어간 순간지우는 숨을 삼켰다.
짙은 안개가 드리운 길. 낯선 마을이 조용히 그녀를 맞이했다.
“여긴 어디지?”
창문마다 커튼이 닫혀 있었고, 사람 한 명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어디선가 희미한 노랫소리가 흘러왔다.
“꿈을 먹는 마을로 어서 오세요.
오늘도 새로운 꿈이 도착했네요.”
지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누구, 누구세요?”
그녀는 두 손을 꼭 모으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검은 망토를 두른 남자를 보았다.
남자는 바구니를 들고 있었고, 그 안에는 반짝이는 물방울 같은 것들이 담겨 있었다.
작고 투명한 구슬들이 깜빡이며 빛을 내고 있었다.
“저건 설마, 꿈?”
지우는 자신도 모르게 가까이 다가갔다.
몇몇 구슬은 눈부시게 빛났지만, 다른 몇몇은 희미하게 빛을 잃고 있었다.
“당신은 꿈을 훔치는 거예요?”
지우가 용기를 내어 물었다.
남자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훔친다니요. 저는 단지, 아이들이 잊어버린 꿈을 모으는 것뿐이랍니다.”
지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잊어버린 꿈?”
“그렇죠. 아이들이 더 이상 찾지 않는 꿈, 그저 버려진 꿈이지요.”
지우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럼 내 꿈도 여기 있는 건가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죠.”
남자는 의미심장하게 웃더니, 검은 리본으로 묶인 작은 병을 꺼내 지우에게 내밀었다.
“이 안에 네가 잃어버린 꿈이 있을지도 모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