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업 현장 탐방 시리즈 ]
이 코너는 독자 여러분의 궁금증을 현장 수업을 통해 답변하기 위한 탐방 취재입니다. 이번 주제는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가 영어로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을까요?"입니다.
많은 학부모님들이 품고 있는 이 질문의 해답을 찾기 위해, 그 생생한 비결과 학습 인사이트를 말해줄 IRC Debate Academy 윤우람 선생님께 마이크를 건네겠습니다. 지금부터 IRC의 핵심 수업 노하우, 바로 ‘탈탈 털어보겠습니다.’
아이들의 성장이 보이는 광주 북구 삼각동 IRC 교실 이야기
Part 1. 교실 소개
Q. 안녕하세요 선생님,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선생님 반의 수업 분위기를 자랑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IRC어학원에서 중고등부 아이들을 맡고 있는 윤우람입니다. 저희 반 분위기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손님이 우리 밖에 없는 카페’ 같아요. 서로의 말이 겹칠 만큼 소란스럽지는 않지만, 생각만큼은 활발하게 오고 가거든요.
아이들은 자기주장과 근거를 명료하게 이야기하고, 친구가 그 위에 새로운 질문이나 데이터를 덧붙입니다. 저는 옆에서 질문을 던지며 생각의 불씨를 키우는 역할을 하죠. 지난주 동물실험 토론이 기억나는데요. 말문이 막혀 있던 한 학생이 백신 개발 과정을 간단한 그림으로 정리해 보여주자, 모두의 눈빛이 달라졌어요. ‘아, 근거는 저렇게 구체적으로 드는 거구나!’ 하고 깨닫는 순간이었죠.
저희 수업은 100분 동안 진행되는데, 첫 10분은 모두가 입을 여는 시간이에요. ‘지금 주장에 반대한다면 손들고 한 문장으로 말하기’ 같은 활동을 합니다. ‘틀려도 괜찮다’는 편안하고 안전한 분위기가 교실에 깔려 있어,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감을 갖고 더 멋진 문장에 도전하게 된답니다.
Part 2. 수행평가와 논술형 평가 준비를 위한 토론의 시작
Q. 수행평가나 논술형 평가 앞에서 아이들이 유독 막막해하는 지점은 무엇일까요?
크게 세 가지 모습으로 나타나요. 첫째는 ‘무엇을 써야 할지’ 몰라 첫 문장을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예요. 둘째는 머릿속에 한국어로는 아이디어가 있는데, 영어로 연결이 안 되는 문제고요. 셋째는 바로 ‘남 앞에서 말하는 두려움’입니다. 틀릴까 봐 걱정하는 마음이 아이의 생각을 가로막는 거죠.
그래서 저는 아이들에게 ‘사다리’를 놓아주려고 해요. 아주 작은 단계부터 시작해서 확장해 나가는 방식이죠. 한 문장 요약에서 시작해, 두 문장으로 원인과 결과를 붙여보고, 최종적으로는 에세이까지 올라갑니다. 처음부터 완벽함을 요구하기보다는, “오늘은 딱 한 칸만 올라가 보자”고 격려하는 데 집중합니다.
Q. 하얀 백지 앞에서 멈춰버린 학생을 어떻게 첫 문장까지 이끌어 주시나요?
저는 ‘3–2–1 마중물’이라는 방법을 씁니다. 글쓰기에 시동을 걸어주는 마중물 같은 거죠. 주제와 관련된 사실 세 가지를 먼저 적어보고, 그 사실을 바탕으로 자신의 판단 두 가지를 내리고, 마지막으로 이 판단들을 합친 핵심 주장 한 문장을 만드는 연습이에요.
예를 들어 ‘동물 실험’이 주제라면, 관련 사실들을 먼저 찾습니다. 그리고 ‘대체 시험만으로는 아직 부족하다’, ‘하지만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것이 현실적이다’라는 판단을 내리죠. 최종적으로는 “동물 실험은 안전성 확보를 위해 현재로서는 필요하지만, 대체 시험과 병행하며 단계적으로 축소해야 한다”는 단단한 한 문장이 완성됩니다.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는 틀이 잡히면, 아이들은 훨씬 수월하게 글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Q. 홈페이지를 보니 문법을 TBL(Task Based Learning) 방식으로 지도한다고 적혀 있던데, 조금 생소하게 들려요. 어떤 방식인가요?
TBL(과제 중심 학습)이라는 용어가 조금 낯설게 느껴지실 수 있어요. 문법이라고 하면 흔히 규칙 암기나 문제풀이를 떠올리시는데요. TBL은 접근 방식이 다릅니다. 아이들이 영어로 의미 있는 과제(Task)를 수행하면서, 그 과정에 필요한 문법을 배우고 즉시 사용해보는 방식이에요.
예를 들어볼게요. ‘고민 있는 친구에게 영어로 조언 편지 쓰기’ 같은 과제를 해요. 그럼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너는 ~해야 해’ 또는 ‘~하는 게 좋겠어’ 같은 표현을 쓰고 싶어지겠죠? 바로 그때! 제가 필요한 문법(예를 들면 조동사 should나 have to 같은 것들이요)을 연습을 시켜주면, 아이들은 그걸 바로 편지에 활용하는 거예요. 이렇게 배우면 "아하! 이럴 때 이 말을 쓰는 거구나!" 하고 몸으로 느끼게 되죠.
이 방식이 정말 좋은 점은, 문법적인 ‘정확성’과 실제로 영어를 써먹는 ‘활용 능력’을 한 번에 잡을 수 있다는 거예요. 문법 문제집만 풀다 보면, 막상 외국인 앞에서는 어색한 문장만 쓰게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TBL 문법 수업은 단순히 정답을 맞히는 것을 넘어, 정확한 영어를 구사하는 ‘진짜 실력’을 만들어줍니다.
사실, 영어 교육 전문가들도 이런 의사소통 중심 교수법(CLT)을 최고라고 말하지만, 수업에서 제대로 하기는 참 어렵거든요. 그래서 IRC어학원 선생님들이 가장 많은 에너지를 쏟으며 연구하는 수업이기도 합니다.
Q. 딱딱하고 어려운 주제를 어떻게 흥미롭게 바꿔주시나요?
아이들의 일상에서 출발하려고 노력해요. 인슐린, 미세먼지, 스마트폰 사용처럼 생활과 밀접하면서도 생각해 볼 거리가 많은 주제를 고릅니다. 수업 시간에는 ‘미니 리서치’를 자주 하는데요. 짧은 기사와 데이터 자료를 보고 표나 그림으로 설명하게 하면, 어려운 내용도 손에 잡히는 정보로 바뀌거든요.
Q. 실제 첨삭 예시를 하나만 더 소개해 주세요.
주장이 감정적으로 흐를 때는 문장을 ‘사실, 해석, 평가’ 세 단계로 나누어 보게 합니다.
예를 들어 “소셜미디어 사용 시간을 줄여야 한다!”라는 문장이 있다면요.
먼저 하루 평균 사용 시간과 수면 시간의 상관 데이터를 적고(사실), 그다음에 집중력 저하 문제를 짚어주고(해석), 마지막에 학교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평가)는 결론으로 마무리하게 하는 거죠.
이때 학생에게 “어느 부분이 빠진 것 같니?”라고 되물어요. 수업을 몇 번 들었던 아이들은 ‘사실’ 부분이 비어 있거나, ‘평가’가 너무 급하게 나왔다는 걸 스스로 깨닫고 고쳐나갑니다.
Part 3. 영어 말하기와 자신감
Q. 내성적인 학생도 교실에서 입을 열게 하는 선생님만의 비결이 있을까요?
짝활동을 통해 충분히 준비를 한 후 발표를 하게 합니다. 처음에는 굳이 일어서게 하지 않고, 가끔은 조명을 꺼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조금씩 ‘작은 성공’과 ‘안전함’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핵심이에요.
내용 상으로는 ‘30초 발화 규칙’ 같은 것이 있어요. 주장 한 문장과 이유 한 문장, 딱 두 문장만 말해도 성공으로 인정합니다. 시간이 되면 모두가 격려의 책상 두드림이 시작되죠.
또 ‘디딤돌 표현 카드’ 같은 것도 있어요. “For example”, “On the other hand” 같은 표현들이 적힌 카드인데요. 말을 할 때 이 카드 중 하나를 꼭 쓰게 합니다. 카드에 집중하다 보면 긴장감이 훨씬 줄어들거든요. 이렇게 작은 성공이 몇 번 쌓이면, 내성적인 아이들도 조금씩 변하게 됩니다.
IRC 세미나에서도 다루는 부분이라 다른 선생님들께서도 “실수는 괜찮아, 시도하는 게 중요해”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전하고 있습니다.
Q. IRC의 토론 수업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흘러가나요? 기억에 남는 장면을 들려주세요.
먼저 기사와 추가 데이터를 충분히 읽고 그룹끼리 정보를 분석하는 준비 시간을 갖습니다. 토론 전 주장, 이유, 증거, 영향 순서로 뼈대를 세우고 각자 워크시트를 작성하고 팀 내에서 교차질의를 하죠. 준비가 끝내면 토론을 하고, 토론이 끝나면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 세 개를 노트에 적으며 복기해 봅니다.
처음에는 ‘옳고 그름’의 문제로 대립하던 토론이 “어떤 조건이라면 가능할까?”라는 현실적인 논의로 전환되기도 하고, 그로 인해 논점이 재구성되기도 합니다. 토론이 단순한 말싸움이 아니라 서로를 설득하는 과정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수업을 받은 아이들은 확실히 논리력 면에서 그 전과 다릅니다. 글을 이해하는 힘도 깊어지고 질문도 좋아집니다.
Q. 말하기 수업에서 평가와 피드백은 어떻게 하시나요?
저희는 모든 수업이 영어 능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구술평가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따로 평가를 하는 것은 3개월에 한 번씩 외부에서 수능형 영어학력평가를 구입해서 측정합니다.
피드백은 수업 목표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수업 계획을 세울 때 무엇을 지도하기 위해 수업을 하는지 의도에 따라 다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수업에서는 ‘전달력 향상을 위한 코칭'을 하기도 하고, 어떤 수업에서는 ‘근거와 이유에 대한 코칭'을 하기도 합니다. 점수를 매기기보다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딱 한 가지만 고쳐야 할 포인트를 상세하게 다룹니다.
Part 4. 성장과 응원
Q. 선생님께서 보신 아이들의 가장 기억에 남는 성장 모먼트를 소개해 주세요.
저는 4주 단위의 프로젝트를 자주 하는데요. 글을 길게 쓰지 못해 힘들어하던 학생이 있었어요. 우리는 딱 한 문단만 완성하자는 목표를 세웠죠. 첫 주에는 주제문만 다듬고, 둘째 주에는 근거 문장 두 개를 쓰고, 셋째 주에는 반박 문장을 덧붙였습니다. 마지막 주에는 이 문장들을 자연스럽게 이어보았죠.
마지막 날, 그 학생이 완성된 글을 보며 “선생님, 정말 괜찮지 않아요?”라고 하더군요. 이럴 때 보람을 느낍니다.
Q. 집에서 매일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습관을 추천해 주신다면요?
숙제죠. ㅎ 불필요한 숙제가 아니라 진짜 영어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준비된 숙제, 내신과 수능까지 대비할 수 있는 꼭 필요한 것들을 구성해서 제시하고 있으니까 숙제를 잘해오는 것이 최고의 영어 습관이라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영어가 어렵거나 성장이 더디다고 느끼는 학생들에게 응원의 말을 건넨다면요?
실수는 괜찮고, 여러분의 시도는 그 자체로 멋집니다! 계속 시도하세요. 분명히, 무조건 됩니다!
[윤우람 선생님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오늘 인터뷰를 하고 아이들의 영상을 보면서 느낀 IRC의 수업은 제가 알고 있는 영어 수업과 차원이 달랐습니다.
‘언어는 수단으로 배울 때, 효율성이 훨씬 높다'는 말의 의미가 와닿는 순간이었고, 영어 말하기는 외운 지식의 ‘총합'이 니라,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 속에서 서서히 ‘완성’되어 간다는 선생님의 말에서 인사이트를 얻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