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저울 그리고 십자가: 이슬람과 기독교의 결정적 차이

-이슬람: 행위의 저울 위에 선 죄.

-기독교: 존재 자체가 빗나간 죄.

-왜 예수는 죽어야만 했는가?

▲ AI 이미지 (제공: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오랜 시간 이슬람 문화권에서 생활하며, 필자의 삶의 리듬은 모스크 첨탑에서 하루 다섯 번 울려 퍼지는 ‘아잔’ 소리에 맞춰졌다. 양고기 냄새가 밴 시장 골목에서 만난 무슬림 이웃들은 따뜻한 차를 나누며 삶의 희로애락을 이야기하는 정다운 친구들이었다. 알라를 향한 그들의 깊은 경외심과 신실함은 종종 필자 자신을 돌아보게 할 만큼 진실했다. 필자는 그들을 비판하거나 정죄하고 싶지 않다. 오히려 그들의 영혼이 참된 안식을 얻기를 누구보다 간절히 기도한다.

 

오늘 필자는 바로 그들을 향한 사랑의 마음으로, 기독교와 이슬람이 사용하는 가장 비슷하면서도 가장 다른 단어, ‘죄’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 근본적인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전하는 복음은 그들의 가장 깊은 영적 갈증에 닿지 못하고 허공을 맴도는 외침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슬람: 행위의 저울 위에 선 죄

 

무슬림 친구들에게 죄란, 마치 상세한 법전을 어기는 ‘행위’와 같다. 이슬람에서 죄는 알라께서 정하신 율법(샤리아)의 경계를 넘어서는 구체적인 행동들의 목록으로 이해된다. 그 원인은 인간의 본성이 악해서가 아니라, 연약함으로 인해 하나님의 명령을 ‘잊어버리거나’ 의지적으로 ‘불순종’하기 때문이다.

 

꾸란은 인류 최초의 죄를 ‘반역’이 아닌 ‘망각’으로 설명한다. “일찍이 우리가 아담에게 약속하였으되 그는 잊었더라. 우리는 그에게서 ‘결의’를 발견하지 못하였노라”(꾸란 20:115). 여기서 ‘결의가 없었다’는 표현은, 아담의 죄가 하나님을 향한 정면 도전이 아니라, 유혹 앞에서 계명을 지키려는 의지가 약해져 저지른 실수에 가까움을 보여준다. 이는 인간의 본성은 선하지만, 그 의지가 연약하다는 이슬람의 인간관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따라서 이슬람 세계에서 구원이란, 선행과 악행이라는 두 개의 추를 거대한 저울 위에 올려놓는 것과 같다. 심판의 날, 알라 앞에서 각자의 선행이 악행보다 무거우면 천국에, 가벼우면 지옥에 이른다는 믿음이 그들의 삶을 이끌어간다. 하루 다섯 번의 기도, 라마단 금식, 평생의 소원인 성지순례(핫지) 등은 모두 저울의 선행 접시를 더 무겁게 하려는 거룩한 노력이다. 물론 그들은 ‘가장 자비롭고 자애로운’ 알라의 용서를 구하지만, 그 영혼 깊은 곳에는 ‘이만큼의 노력으로 충분한가?’라는 실존적 불안감이 늘 존재한다.

 

기독교: 존재 자체가 빗나간 죄

 

반면, 성경이 말하는 ‘죄’(하마르티아, ἁμαρτία)는 단순히 율법 조항 몇 개를 어긴 행위의 목록이 아니다. 그 원어의 의미는 ‘과녁을 빗나가다’로, 이는 우리 존재의 방향 자체가 잘못 설정되었음을 의미한다.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과녁을 향해야 할 우리의 삶이, 하나님을 등지고 자기 자신이라는 엉뚱한 과녁을 향해 날아가 버린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사도 바울은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로마서 3:23)라고 선언한다. 이는 우리가 죄 된 행동을 해서 죄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죄인’이라는 상태에 있기 때문에 죄 된 열매를 맺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샘의 근원이 오염되었다면, 아무리 좋은 두레박을 사용해도 깨끗한 물을 길어 올릴 수 없는 것과 같다. 이처럼 인간의 힘으로는 치유할 수 없는 ‘죄의 본성’이라는 영적 질병이 바로 기독교가 진단하는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두 신앙은 완전히 다른 길로 들어선다. 이슬람이 죄를 노력으로 ‘갚을 수 있는 빚’으로 본다면, 기독교는 죄를 스스로의 힘으로는 결코 빠져나올 수 없는 ‘죽음의 상태’로 본다. 빚은 갚으면 되지만, 죽음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새로운 생명 없이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왜 예수는 죽어야만 했는가?

 

한 무슬림 청년이 진지하게 물었다. “예수는 위대한 선지자인데, 왜 꼭 그가 죽어야만 했다고 믿습니까? 자비의 하나님이 그냥 용서해주시면 되지 않나요?” 이 질문은 죄를 바라보는 두 관점의 핵심적인 차이를 보여준다.

 

하나님은 무한히 자비로우시지만, 동시에 무한히 거룩하고 정의로우신 분이다. 그분의 거룩함은 죄를 용납할 수 없으며, 그분의 정의는 죄에 대한 대가, 즉 ‘사망’을 반드시 요구한다. 죄를 단순히 ‘눈감아 주는’ 것은 하나님의 공의를 스스로 부정하는 일이 된다.

 

여기서 하나님의 위대한 사랑과 지혜가 ‘십자가’를 통해 드러난다. 하나님은 우리가 평생을 바쳐도 결코 수평을 맞출 수 없는 ‘행위의 저울’을 우리 앞에서 치워버리셨다. 그리고 그 자리에 당신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세우셨다. 하나님께서는 인류의 모든 죄의 무게, 그로 인한 죽음의 형벌을 아무 죄 없으신 아들에게 모두 지게 하시고, 십자가 위에서 그 죗값을 완벽하게 치르게 하셨다.

 

이것이 바로 ‘은혜’다. 우리의 노력으로 저울의 눈금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 힘으로는 절대 갚을 수 없는 죄의 빚을 하나님께서 대신 갚아주셨다는 복된 소식인 것이다.

 

무슬림들은 선행으로 죄의 목록을 지워나가려 하지만, 우리는 십자가 앞에서 죄의 뿌리 자체가 뽑히는 은혜를 경험한다. 그들이 알라의 자비를 구하며 불안에 떤다면,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누리며 참된 평안을 얻는다. 이는 종교적 우월함이 아닌, 생명에 관한 이야기다.

 

흙먼지 속에서 만났던 소중한 무슬림 친구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율법 조항이나 선행의 목록이 아니다. 그들의 영혼을 짓누르는 불안한 저울을 치워주시고, 완벽한 사랑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신 십자가의 은혜, 바로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이 필요할 뿐이다. 이 진리를 심장에 새기고 전할 때, 우리의 복음은 비로소 그들의 영혼에 닿는 생명의 외침이 될 것이다.

 

 

작성 2025.10.05 11:48 수정 2025.11.02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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