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키나와 우루마시 앞바다에 떠 있는 츠켄섬(津堅島)은 당근으로 유명한 작은 섬이다. 그 북단 끝자락에는 사람의 손이 거의 닿지 않은 천연 해변, 야지리하마(ヤジリ浜)가 자리한다. 관광지의 화려함이나 리조트의 편의시설은 없지만, 그 대신 이곳에는 진짜 오키나와의 고요함과 순수한 자연이 남아 있다.
츠켄항에서 북쪽으로 약 30분 정도 걸어가면, 바람에 실린 바다 냄새와 함께 하얀 백사장이 시야에 들어온다. 가는 길은 대부분 시멘트로 포장되어 있지만, 마지막 구간은 풀과 흙이 섞인 비포장도로로 바뀐다. 도로 양옆에는 당근 밭이 끝없이 펼쳐져 있으며, 길 끝의 언덕을 지나면 푸른 바다와 함께 야지리하마가 모습을 드러낸다. 길이 약 200m에 이르는 해변은 흰 모래로 덮여 있고, 눈이 시릴 만큼 투명한 바다가 파도 없이 잔잔히 일렁인다.
쓰레기나 표류물 하나 보이지 않을 만큼 깨끗하며, 상업시설이 전혀 없어 사람들의 발자국조차 드물다. 야지리하마의 앞바다에는 아후이와라고 불리는 작은 무인 바위섬이 떠 있다. 이 바위를 경계로 ‘야지리하마 동쪽’과 ‘야지리하마 북쪽’으로 구분되며, 썰물 때에는 모래톱을 따라 인근 타나카하마(タナカ浜)까지 걸어갈 수도 있다.
이때 펼쳐지는 바다 풍경은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답고,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수평선이 눈앞에 펼쳐진다. 야지리하마는 관리 시설이 없는 천연 해변이다.
감시 요원, 화장실, 샤워실, 매점, 해파리 방지망 같은 인공 구조물이 전혀 없다. 그 덕분에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보존되어 있으며, 방문객들은 조용히 머물며 오키나와의 바다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수영보다는 산책이나 조용한 휴식을 즐기기에 적합하며, 낮에는 새소리와 파도소리만 들리고, 해질녘에는 붉게 물든 노을이 하늘을 물들인다.
이곳은 현지 주민들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장소로, 섬을 찾은 여행자들만이 그 존재를 알아볼 수 있는 숨은 명소다. 여름철에도 인파가 몰리지 않아 ‘프라이빗 비치’에 온 듯한 여유를 느낄 수 있다. 특히 감성 여행객이나 사진작가들에게 인기가 많으며, 삼각대를 세우고 노을을 촬영하기에 이상적인 포인트로 꼽힌다.
야지리하마 주변에는 상점이나 숙소가 없지만, 대신 오키나와 특유의 소박한 자연 풍경이 있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 백사장을 따라 걸을 때 들려오는 모래의 사각거림, 그리고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조용함이 이곳을 특별하게 만든다. 오키나와의 번화한 해변에서 벗어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루’를 보내고 싶은 사람이라면 야지리하마야말로 완벽한 선택이다.
야지리하마는 상업화되지 않은 오키나와의 마지막 천연 해변 중 하나이다.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풍경, 투명한 바다, 고요한 바람. 그 어느 하나도 화려하지 않지만, 모두가 마음을 치유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루”를 보내고 싶다면, 츠켄섬의 끝자락 야지리하마로 향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