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을 여행한 이들이 가장 놀라는 풍경 중 하나는 밝은 대낮에도 모든 차량이 헤드라이트를 켜고 달린다는 점이다. 단순한 습관처럼 보이지만, 사실 스웨덴에서는 밤낮을 불문하고 24시간 헤드라이트 점등이 법으로 의무화되어 있다. 이 규정은 1977년부터 시행됐으며, “햇빛 아래에서도 라이트를 켜라”는 지침은 세계적으로도 상당히 이례적이다.

스웨덴 정부가 이런 강력한 규정을 도입한 배경은 기후와 지형에 있다. 스웨덴은 북유럽 특유의 흐린 날씨와 짧은 일조 시간을 갖고 있어, 낮에도 시야가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특히 겨울에는 해가 거의 뜨지 않는 극단적인 ‘폴라나이트(Polar Night)’ 현상이 나타나며, 도로에는 눈과 비가 자주 섞여 시야 확보가 쉽지 않다. 이런 환경에서 헤드라이트 상시는 교통사고를 크게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안전 수단이었다.
또한 스웨덴은 자동차 산업 강국으로, 볼보(Volvo)를 중심으로 ‘안전성 최우선’ 문화를 확립해 온 나라다. 볼보 차량은 일찍부터 주간주행등(DRL·Daytime Running Lights) 기능을 표준화해 차량 인지도를 높였고, 이러한 기술적 기반 역시 라이트 상시 의무화 정책을 뒷받침했다. 스웨덴 정부는 실제로 법 시행 이후 교통사고 사망률이 감소했다는 조사를 발표하며 정책의 효과를 강조했다.
흥미롭게도, 스웨덴의 정책 이후 캐나다·덴마크·노르웨이 등이 비슷한 규정을 도입하면서 ‘주간 라이트 의무화’가 전 세계로 확산됐다. 한때 “대낮에 왜 라이트를 켜느냐”는 논란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 낮 시간대 시인성 증가가 안전성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오늘날에는 많은 자동차가 주간주행등을 기본 탑재하며, 헤드라이트 상시 점등은 더 이상 이색 풍경이 아니라 세계 안전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밝은 대낮에 헤드라이트를 켜고 달리는 스웨덴의 독특한 모습은 단순한 문화 차이를 넘어, 혹독한 자연환경이 만들어낸 합리적 안전 철학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