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휴전 협정 위반하면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다히예 지역에 공습 감행

-베이루트의 찢겨진 하늘, 그리고 종이 위의 평화: 깨어진 약속이 남긴 것.

-휴전이라는 유리잔은 며칠을 버티지 못하고 산산조각 났다.

-거창한 안보 명분 아래 죄 없는 이웃들의 생명만 허무하게 스러졌다.

▲ AI 이미지 (제공: 중동디스커버리신문)

2025년 11월 23일 지난 일요일, 이스라엘군이 최근 성사된 휴전 협정을 위반하면서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 다히예 지역에 공습을 감행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이 헤즈볼라의 고위급 인사를 표적으로 삼은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헤즈볼라 측도 군사 부문의 주요 인사가 목표였음을 확인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 공격으로 최소 5명이 사망하고 28명이 부상했다고 밝혔으며, 다히예 지역에서 큰 물리적 피해가 발생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명령으로 공격이 이루어졌음을 시사했다.

 

침묵을 깨는 굉음, 다시 시작된 비극

 

평화란 얼마나 깨지기 쉬운 유리잔인가. 2024년 11월 27일, 레바논과 이스라엘 사이에 맺어진 휴전 협정이라는 이름의 유리잔은 불과 며칠을 버티지 못하고 산산조각이 났다. 베이루트의 하늘은 다시금 잿빛 공포로 뒤덮였다. 사람들이 잠시나마 "이제는 괜찮을까"라며 안도의 숨을 내쉬려던 찰나, 다히예(Dahiya) 지역의 흐레이크 마할레시(Hreyk Mahallesi) 상공을 가르는 로켓의 섬광이 그 희망을 비웃듯 찢어발겼다.

 

세 발의 로켓이 건물을 강타했을 때, 무너져 내린 것은 콘크리트 덩어리만이 아니었다. 그곳에는 간신히 봉합되려던 일상의 평온과, '약속'이라는 단어가 주는 신뢰가 함께 매몰되었다.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가 도시를 메우는 동안, 우리는 다시금 잔인한 현실을 봐야 했다. 전쟁은 멈춘 적이 없었다. 단지 잠시 숨을 골랐을 뿐이다.

 

명분과 희생 사이: 누가 정의를 말하는가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습이 철저히 계산된 작전이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들의 목표는 헤즈볼라의 고위 지휘관인 헤이셈 알리 타바타바이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참모총장, 국방장관과 머리를 맞대고 지도를 내려다보며 '승인'이라는 버튼을 눌렀다. 그들에게 이 공격은 안보를 위한 필연적인 선택이었을 것이다. 이스라엘 국방장관의 "이스라엘을 향해 손을 드는 자는 누구든 그 손이 잘릴 것"이라는 섬뜩한 경고는, 휴전 협정이라는 종이 조각보다 그들의 '힘의 논리'가 훨씬 우위에 있음을 전 세계에 천명한 것이다.

 

그러나 그 거창한 명분 아래, 땅 위에서는 생명이 스러져갔다. 레바논 보건부의 공식 집계로만 5명의 목숨이 끊어졌고, 28명이 피를 흘렸다. 그들은 누군가의 아버지였고, 어머니였으며, 혹은 그저 그 거리를 지나던 죄 없는 이웃이었을 것이다. '정밀 타격'이라는 현대전의 차가운 용어 뒤에는, 예고 없이 날아든 죽음에 직면한 인간의 공포가 숨겨져 있다. 목표물 하나를 제거하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치고는, 그곳에 남겨진 슬픔의 무게가 너무나도 무겁다.

 

하늘을 떠도는 유령들: 끝나지 않는 감시

 

공습이 끝난 후에도 베이루트의 하늘은 맑아지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무인 정찰기(드론)들은 마치 먹잇감을 노리는 독수리처럼 저공비행을 멈추지 않고 있다. 윙윙거리는 기계음은 살아남은 자들에게 끊임없는 이명(耳鳴)과도 같다. 그것은 "우리는 너희를 지켜보고 있다", "언제든 다시 쏠 수 있다"는 무언의 협박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스라엘이 이 공격을 감행하기 전, 그들의 맹방인 미국에 사전 통보를 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이번 사태가 우발적인 충돌이 아니라, 국제 정세의 거대한 판 위에서 용인되거나 묵인된 '계산된 폭력'임을 시사한다. 강대국들의 외교 테이블 위에서 휴전이 논의되는 동안, 현장에서는 여전히 총알과 포탄이 오가는 이 모순적인 상황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잉크보다 가벼운 휴전 협정

 

2023년 10월부터 시작된 이 비극적인 싸움은 이미 4천 명이 넘는 사망자와 1만 7천 명에 달하는 부상자를 낳았다. 그리고 2024년 11월, 드디어 멈춤 버튼이 눌러지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 베이루트 공습은 그 휴전 협정이 얼마나 허상에 가까웠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스라엘은 휴전 발효 이후에도 수천 번에 걸쳐 크고 작은 위반을 저질러왔고, 레바논 남부의 언덕들을 여전히 점령하고 있다. 반대편에서 헤즈볼라 역시 무장을 풀지 않았다. '평화'라고 이름 붙여진 이 기간에만 300명이 넘는 사람이 죽고 1,000명 가까이 다쳤다는 통계는, 지금의 중동 정세가 '불안정한 안정'조차 유지하기 힘든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증명한다. 서류에 서명한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그 종이는 포화 속에 타버리고 말았다.

 

▲ AI 이미지 (제공: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진정한 샬롬(Shalom)을 기다리며

 

베이루트 다히예 지역에서 피어오른 연기는 우리에게 묻는다. 과연 힘으로 쟁취한 침묵을 평화라 부를 수 있는가? 상대방의 손을 자르겠다는 위협과 보복의 악순환 속에서, 진정한 안전은 존재하는가?

 

이번 사건은 단순히 중동의 한 모퉁이에서 일어난 무력 충돌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탐욕과 불신이 만들어낸 거대한 비극의 축소판이다. 군사적 목표 달성이라는 이름으로, 민간인의 삶이 부수적 피해(Collateral Damage)로 치부되는 현실은, 우리 시대가 생명의 존엄성을 얼마나 가볍게 여기는지를 보여주는 서글픈 자화상이다.

 

진정한 평화는 적의 지도자를 제거하거나 국경선에 군대를 배치한다고 해서 오지 않는다. 그것은 서로의 생존을 인정하고, 끊어진 신뢰를 다시 잇는 고통스러운 인내의 과정에서만 싹틔울 수 있다. 지금 베이루트의 찢긴 하늘 아래 필요한 것은 더 강력한 미사일이 아니라, 그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진심 어린 공감과, 파괴된 약속을 다시 세우려는 국제사회의 처절한 노력이다.

 

오늘 밤도 베이루트의 아이들이 드론 소리에 잠을 설치지 않기를, 그들의 머리 위에 떨어지는 것이 폭탄이 아닌 별빛이기를, 먼 이국땅에서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한다.

 

작성 2025.11.25 00:46 수정 2025.11.25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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