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고용보험 제도의 근본적 체계를 ‘소득 중심’으로 전환한다.
11월 25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고용노동부는 「고용보험법」과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일부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국세청의 소득 정보를 적극 활용해 ‘적용-징수-급여’ 전 과정을 보수(實所得) 기준으로 재설계하는 내용이다. 이는 고용보험의 사각지대를 줄이고 보다 실질적인 고용안전망으로 나아가기 위한 제도 혁신으로 평가된다.
① ‘소정근로시간’ 대신 ‘실 보수’로 적용 기준 변경
현재 고용보험 가입 여부는 주당 소정근로시간 15시간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현장조사를 통해 정확한 근로시간을 확인하기 어려워, 단시간·불규칙 근로자의 가입 누락이 빈번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정부는 소정근로시간 대신 근로자의 ‘실제 보수’(소득세법상 근로소득에서 비과세소득 제외)를 기준으로 전환한다.
이로써 국세청에 신고된 소득 정보를 고용보험 시스템과 연동해 보험 적용 대상임에도 미가입된 근로자를 매월 자동으로 확인하고 가입을 유도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복수의 사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각 직장에서 얻는 소득이 개별적으로는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합산 소득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본인 신청으로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 이를 통해 파트타임·플랫폼 근로자 등 취약계층 보호가 강화될 전망이다.
② 보험료 징수도 ‘월평균보수’ 아닌 ‘실 보수’ 기준으로
지금까지는 사업주가 매년 3월 15일까지 전년도 근로자 보수총액을 근로복지공단에 별도로 신고해야 했다.
그러나 개정안 시행 후에는 사업주가 국세청에 제출한 소득자료를 활용해 보험료를 자동 산정하게 된다.
이에 따라 동일 근로자에 대해 국세청과 근로복지공단에 각각 신고해야 했던 이중 행정 부담이 사라지고 소득 신고 누락이나 오류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소득세법」 개정에 따라 2027년 1월 1일부터는 사업주가 상용근로자의 소득을 매월 국세청에 신고하게 되므로, 실시간 소득 기반 보험료 부과체계가 완성될 전망이다.
③ 구직급여도 ‘임금’이 아닌 ‘보수’ 기준으로 일원화
현행 제도에서는 퇴직 전 3개월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구직급여가 산정되었다. 이로 인해 일시적인 초과근로수당이나 임시소득이 반영돼 실제 소득 수준과 급여액이 불일치하는 문제가 지적되어 왔다.
개정안은 이를 개선해 이직 전 1년간의 보수 평균액을 산정기준으로 삼는다.
보험료 산정기준과 급여 산정기준을 일치시켜 기여 수준에 맞는 합리적 급여체계를 구축하고 단기 소득 변동에 따른 불합리한 급여 차이를 방지한다는 취지다.
고용노동부 김영훈 장관은 “이번 개정은 근로시간 중심의 제도에서 소득 중심으로 고용보험 체계를 전환하는 역사적 변화”라며 “국세청의 실시간 소득정보를 활용하면, 보험 적용 대상임에도 가입하지 못한 근로자를 신속하게 찾아내고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고용보험이 보다 포괄적이고 공정한 고용안전망으로 진화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근로시간 중심’이라는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 소득 정보를 토대로 한 데이터 기반 고용보험 체계로의 전환이 시작됐다.
이번 개정안은 고용보험이 단순한 실업급여 제도를 넘어 노동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사회안전망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