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느헤미야 7장의 공동체 회복 전략
예루살렘 성벽이 완성된 후, 느헤미야는 단순한 건축 이상의 문제와 맞닥뜨렸다. 성벽은 세워졌지만, 그 성벽을 지킬 백성이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은 상태였다. 공동체의 재건이야말로 도시의 미래를 결정할 핵심 과제였다. 느헤미야 7장 5–73절은 이 공백을 채우기 위한 노력의 기록이다. 이 장은 잊혔던 이름을 다시 불러내며 공동체의 정체성을 회복한 역사적 보고서이자 신앙 공동체가 회복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희귀한 기록이다. 단순한 인구조사 명단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복귀한 이들의 믿음, 헌신, 직분, 그리고 공동체적 책임이 촘촘히 담겨 있다.
성벽 건축이 마무리되자 느헤미야는 다음 단계로 공동체 정비를 고민했다. 그때 “하나님이 내 마음을 감동시키시고”(느 7:5)라는 기록은 모든 시작이 영적 감동에서 비롯되었음을 보여준다. 이 감동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느헤미야가 읽어낸 순간이다. 그는 먼저 지도자, 민장, 재판장, 서기관을 세우고 공동체 정비를 위한 기본 틀을 마련했다. 성벽을 지었다고 끝이 아니라, 그 성벽을 중심으로 하나님의 백성이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자각이 그를 움직였다.
느헤미야는 예전에 귀환했던 사람들의 명단을 다시 찾아 정비했다. 명단은 단순히 숫자 기록이 아니라 공동체의 뿌리를 다시 세우기 위한 기본 자료였다. 포로 생활 동안 정체성을 잃었던 이들에게 ‘나는 누구이며 어디에 속한 사람인가’라는 질문이 명단을 통해 다시 회복되었다. 조상별, 가문별, 지역별로 정리된 명단은 흐트러진 공동체를 원래의 구조로 재편하고, 각자의 위치를 재확인하는 역할을 했다. 공동체는 이름을 부르는 것으로부터 다시 세워졌다.
명단에는 제사장·레위인·노래하는 자·문지기·느디님 사람 등 다양한 직분이 포함된다. 이 직분들은 예루살렘 공동체가 단순한 거주 집단이 아니라 예배 중심 공동체였음을 보여준다. 특히 느디님 사람들처럼 낮은 직분으로 분류되었던 이들까지 함께 기록된 것은 공동체 구성원의 다양성을 인정한 중요한 장면이다. 이름 하나하나가 숫자로 기록되었지만, 그 숫자 뒤에는 예루살렘을 다시 세우기 위한 개인들의 신앙과 헌신의 역사가 존재했다. 공동체의 회복은 특정 지도자만의 일이 아니라 모든 직분자와 백성의 참여로 완성되었다.
각 가문과 직분자의 명단 정리가 끝나자, 재건된 공동체는 자연스럽게 도시를 채워가기 시작했다. 귀환자들은 성전 재건뿐 아니라 헌금과 봉헌을 통해 자신들의 책임을 나누어졌다. 총독·제사장·백성들이 헌금을 드렸다는 기록은 공동체가 회복을 위해 무엇을 기여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성벽 건축은 지도자의 리더십으로 추진되었지만, 도시의 재건은 백성 전체의 헌신이 필요했다. 느헤미야 7장은 ‘위치를 회복한 백성’이 예루살렘이라는 공간을 다시 채워가는 과정을 생생히 그려낸다.
느헤미야 7장 5–73절은 단순한 인구조사 보고가 아니다. 이 기록은 무너진 공동체를 다시 세우기 위한 치밀한 복원 작업이며, 정체성을 잃었던 백성의 이름을 다시 불러내어 그 자리를 회복시키는 신앙의 움직임이다. 하나님은 성벽을 세우기 위해 느헤미야를 사용하셨고, 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해 백성 전체를 부르셨다. 이름이 회복될 때 공동체가 회복되고, 공동체가 자리를 찾을 때 예루살렘은 다시 살아났다. 느헤미야의 기록은 오늘의 공동체에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던진다. “잊힌 이름을 다시 세우는 것”이야말로 회복의 시작이라는 사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