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에서 맥주 한 잔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축에 속한다. 수도 오슬로의 일반 펍에서 생맥주 한 잔을 주문하면 1만7천~2만4천 원이 기본이다. 그런데 이처럼 ‘맥주가 비싼 나라’에서 한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수도꼭지를 틀자마자 맥주가 쏟아져 나오는 기막힌 사건이 발생해 화제가 되고 있다.
“수도에서 맥주 냄새가 난다”… 주민 제보로 시작된 이상 현상
노르웨이 남부의 한 소도시 아파트에서 한 주민이 아침 세수를 하던 중 묘한 냄새를 감지했다. 수돗물에서 맥주 특유의 향이 퍼졌고, 잔에 담아보니 호박색 거품이 올라오는 액체가 흘러나왔다. 그는 즉시 관리사무소에 연락했고, 이웃들 또한 같은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라 접수됐다.

원인은 ‘라인 역전’… 펍의 맥주 배관과 수도관이 잘못 연결돼 발생
점검을 실시한 결과 더욱 황당한 사실이 드러났다. 아파트 1층에서 운영되는 한 펍(pub)에서 맥주 라인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직원이 실수로 맥주 배관과 아파트 식수용 수도 라인을 서로 연결하는 오류를 범한 것이다.
이로 인해 펍 내부에서는 물 섞인 밍밍한 맥주가 나오고, 아파트에서는 오히려 진짜 맥주가 수도를 통해 공급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를 ‘라인 크로스(line cross)’라고 불리는 배관 역전 사고의 대표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주민 반응 극과 극… “공짜 맥주” vs “샤워도 못 하겠다”
사고 소식은 단숨에 SNS를 통해 퍼졌고,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주민들은 “노르웨이에서 공짜 맥주를 마실 일이 있을 줄은 몰랐다”고 농담을 건넸지만, 또 다른 주민들은 “세면대와 샤워기에서도 맥주가 나오는 상황은 불쾌했다”며 불편을 토로했다. 특히 탄산이 빠진 상태여서 “정작 마시기에도 그리 맛있지 않았다”는 반응도 전해졌다.
세계 최고 수준의 주류 가격도 함께 주목
이 사건은 노르웨이의 높은 주류 가격이 다시 한 번 부각되는 계기가 됐다. 노르웨이는 높은 주세, 국가 독점 판매체계(Vinmonopolet), 제한된 판매 시간 등으로 인해 외식업소에서 맥주 한 잔 가격이 13~18달러에 달한다. 이 때문에 현지 언론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맥주가 수도관을 타고 공급된 역사적(?)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하루 만에 복구됐지만… ‘전설 같은 해프닝’으로 남아
사고는 배관 정비를 통해 몇 시간 만에 해결됐으나, 아파트 단지와 펍 관계자 모두에게 잊기 어려운 사건으로 기록됐다. 현지 주민들은 “이제 수도에서 맥주가 나오지는 않지만, 이웃끼리 만나면 여전히 그날 일을 이야기한다”며 해프닝의 여파를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