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초원과 티베트 고원에서는 우리가 익숙한 달콤한 밀크티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 지역에서는 설탕 대신 소금을 넣어 만든 짭짤한 밀크티가 일상으로 자리 잡아 있다. 몽골의 ‘수테차이(Süütei tsai)’와 티베트의 ‘포차(Butter Tea)’가 그 대표적인 예다. 이 독특한 음료 문화는 단순한 기호의 문제가 아니라, 혹독한 기후 속에서 살아온 유목민의 생존 방식과 깊이 연결된 전통이다.
몽골 전통 밀크티인 수테차이는 우유와 물을 섞어 끓인 뒤 소금으로 간을 맞춰 마시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지만, 입안에 은은한 짠맛이 남는 점이 한국인에게는 색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몽골의 겨울은 영하 40도까지 떨어지는 극한의 기온을 기록하는데, 수테차이는 이러한 환경에서 체온을 유지하고 체력을 보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유목 생활의 특성상 장시간 이동과 노동을 이어가야 하는 사람들이 전해질을 빠르게 보충하고, 열량을 얻기 위해 자연스럽게 소금과 우유 중심의 음료를 즐기게 된 것이다.
한편 티베트의 포차는 영국식 밀크티와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띤다. 진하게 우린 홍차에 ‘야크 버터’와 소금, 우유를 넣어 거품을 내며 섞은 이 음료는 차라기보다 고열량 보충 음료에 가깝다.
해발 4,000m 이상의 고산지대에서 살아가는 티베트인들에게 포차는 체온 유지, 고산병 예방, 체력 공급 등 실질적인 생존 도구였다. 야크 버터의 풍부한 지방은 에너지원 역할을 하며, 짠맛은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하는 데 필요한 기능을 했다. 티베트에서는 손님을 초대하면 가장 먼저 포차를 대접하는데, 이는 환대의 상징이자 공동체 문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전통으로 여겨진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밀크티가 디저트나 오후 티타임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면, 몽골과 티베트에서의 짠맛 밀크티는 ‘생존을 위한 음식이자 문화’로 발전했다. 환경과 생활 방식이 달라지면 같은 차 문화도 이렇게 다른 결과를 낳는다.
여행자가 이 음료를 맛본다면 낯설지만, 첫 모금 후에는 ‘이 지역에서는 이 맛이 가장 현실적이구나’ 하고 자연스레 고개가 끄덕여질 만큼 그 지역적 맥락이 뚜렷하게 느껴진다.
몽골과 티베트의 짭짤한 밀크티는 단순한 지역 특산 음료가 아니다. 자연환경과 삶의 방식이 만들어낸 독자적인 식문화이며, 각기 다른 조건 속에서 인간의 지혜가 어떻게 일상 속 음식으로 녹아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다. 혹한과 고산이라는 두 극한의 환경은 결국 같은 결론을 만들었다. 설탕보다 소금이 더 합리적이라는 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