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이커머스 기업인 쿠팡에서 약 3370만 명의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한민국 일상이 깊은 불안감에 빠졌다. 이는 전체 성인 인구의 약 75%에 해당하는 규모로, 역대 최대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름·연락처·이메일·주소 등 일상 생활에 직결되는 민감 정보가 포함돼, 피해자들은 문자 사기·스토킹·주거 침입 등 ‘물리적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주민 김모(36) 씨는 “모르는 번호로 계속 문자와 전화가 오고, 택배 문자를 가장한 피싱 메시지까지 받았다”며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급히 바꾸고 가족들에게 외출 자제를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개인 정보가 현실 범죄로 연결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정보 유출을 넘어, ‘생활권 침투형 불안’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한다.

개인정보보호 관계자는 “주소·전화번호 등 물리적 접근이 가능한 정보가 노출될 경우, 2차 피해의 형태는 매우 다양해진다”며 “가정 방문, 스토킹, 보이스피싱 등 실제 범죄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미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오늘 오전 또 해킹 시도 문자 받았다’, ‘모르는 택배기사로부터 전화가 왔다’는 등 피해 사례를 공유하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쿠팡 정보유출 피해자 단체 소송’ 카페가 개설된 지 하루 만에 회원 수가 1만 명을 넘어섰고, 집단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하는 움직임도 본격화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피해자들이 제기할 손해배상 소송 규모는 수천억 원대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 디지털법 전문가인 한 변호사는 “정보 보관 및 관리 책임이 명확한 사업자가 고객 데이터 보호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면, 민사상 손해배상뿐 아니라 형사적 책임까지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쿠팡은 유출 사실을 공식 인정하고, “즉시 서버 차단 및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한 보안 강화 조치를 시행 중”이라며 “경찰 및 관계기관과 협조해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사건의 본질이 ‘단순한 해킹 피해’가 아니라 기업의 구조적 보안 취약성에서 비롯된 시스템 문제임을 강조한다. 정보보안가인 전상택 교수는 “기업의 개인정보 처리 체계가 여전히 ‘서비스 우선, 보안 후순위’에 머물러 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개인정보 관리 전 과정에 대한 정기적 외부 감사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국민 사이에서는 ‘디지털 포비아(Digital Phobia)’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 인터넷 쇼핑, 배달, 구독 서비스 등 생활 밀착형 플랫폼이 확대된 만큼, “우리 일상의 모든 데이터가 감시와 노출의 위험에 놓여 있다”는 불안이 확산되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용자 스스로 비밀번호 변경·2단계 인증 설정·의심 문자 차단 등 자가보호 조치를 즉시 시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결국 이번 사건은 단순한 기술적 실수가 아니라, ‘데이터 신뢰의 붕괴’가 불러온 사회적 경종이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신뢰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만큼, 이번 사태가 기업의 보안 의식 전반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쿠팡 사태는 ‘개인정보 보호’가 단순한 보안 이슈가 아니라 국민 안전과 직결된 사회적 문제임을 보여준다. 정보기술의 급속한 발전 속에서도 인간의 사생활과 안전이 최우선 가치로 보호받아야 한다는 원칙이 다시금 확인된 셈이다. 정부와 기업 모두가 경각심을 가지고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신뢰 시스템을 세워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