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라는 좁은 공간 안에서 가장 자주 이용되지만, 정작 ‘안전벨트’만큼은 찾아볼 수 없는 곳이 있다. 바로 기내 화장실이다. 좌석에서는 안전벨트 착용이 의무인데, 흔들림이 잦은 항공기 특성상 화장실에도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문이 종종 제기된다. 그러나 항공업계는 “화장실은 오히려 안전벨트가 없어야 더 안전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다.
항공 안전 규정에 따르면 기내 화장실은 ‘승객 좌석 공간’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이 공간은 이륙과 착륙, 난기류 등 충격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좌석 기준을 충족할 필요가 없다. 안전벨트는 착석을 전제로 한 설비에만 설치 의무가 생기며, 화장실은 애초에 좌석으로 인정되지 않아 규정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다른 이유는 안전 문제다. 난기류가 발생했을 때 화장실 안에 안전벨트가 있다면 승객이 그 안에서 장시간 머물 가능성이 생기고, 좁은 공간에서 몸이 고정된 상태로 충격을 받을 경우 오히려 부상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승무원이 문을 열고 승객의 상태를 즉각 확인하기 어려운 점도 안전벨트 비설치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비상 상황에 대비한 항공 매뉴얼 역시 화장실에 안전벨트를 두지 않는 배경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난기류 경고나 이륙·착륙 전, 그리고 비상 착륙 상황에서는 승무원이 반드시 화장실을 비우도록 확인해야 한다. 화장실은 ‘승객이 있는 공간’이 아니라 ‘반드시 비워져야 하는 공간’이라는 점이 안전 관리의 핵심이다.
기술적 요인도 작지 않다. 화장실은 좌석과 달리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구조적 기반이 없다. 안전벨트를 설치하려면 강한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지지대가 필요하지만, 이는 화장실 전체 구조를 다시 설계해야 하는 수준의 공사가 요구된다. 비용과 공간 효율을 고려하면 현실적인 선택이 아니다.
결국 비행기 화장실에 안전벨트가 없는 것은 편의 부재가 아니라 오히려 ‘안전을 지키기 위한 설계’다. 좌석이 아닌 공간에서 억지로 안전벨트를 적용하기보다, 화장실을 잠깐 이용하는 공간으로 규정하고 비상 시 빠르게 비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항공 안전의 원칙이라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