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칼럼] 흙과 데이터의 만남, 중장년 귀농인의 디지털 생존 전략

귀농·귀촌 세대, 기술 문턱에 서다

배우는 농부, 연결되는 농촌

스마트 농업이 중장년에게 주는 두 번째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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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이 농사법을 바꾸다

 

“요즘 농부는 흙보다 데이터를 먼저 본다.”
이 말은 과장이 아니다. 이제 농사는 감과 경험만으로 짓는 시대가 아니다. 흙의 수분, 공기의 온도, 일조량을 스마트폰 하나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스마트팜’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청년 창업자의 전유물이 아니다. 중장년 귀농인들에게도 디지털 기술은 생존의 도구가 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5년 기준으로 귀농·귀촌 인구의 45% 이상이 50대 이상이다. 이들은 도시에서의 경력을 내려놓고 새로운 인생 2막을 농촌에서 시작하지만, 낯선 기술과 시스템은 또 다른 장벽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농업의 디지털 전환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데이터를 읽을 수 있는 농부만이 생산성을 높이고, 시장의 변동에 대응하며, 농업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

 

 

귀농·귀촌 세대, 기술 문턱에 서다

 

스마트팜을 도입하면 수확량은 평균 25% 늘고 노동시간은 30% 줄어든다. 하지만 이런 수치는 기술을 ‘쓸 수 있는’ 사람에게만 해당된다. 중장년층 귀농인은 디지털 기술을 배우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낀다. 농촌진흥청 조사에 따르면, 55세 이상 귀농인의 절반 이상이 “스마트기기 활용에 자신이 없다”고 답했다.

이들의 주된 고민은 ‘기술 격차’다. 청년 창업 농부들이 IoT 센서와 데이터 분석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반면, 중장년층은 스마트폰 앱 설치조차 벅차게 느낀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 세대는 기술을 배우려는 의지가 가장 강하다. 새로운 도전을 삶의 활력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런 세대의 특성을 고려한 교육 설계가 필요하다. 3시간짜리 이론 중심 교육보다, 실제 농장에서 센서를 설치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현장 중심형 디지털 농업학교’가 효과적이다. 교육의 초점은 “기술 습득”이 아니라 “기술을 통한 문제 해결 경험”으로 바뀌어야 한다.

 

 

배우는 농부, 연결되는 농촌

 

디지털 전환은 혼자서는 할 수 없다. 특히 농촌처럼 물리적으로 떨어진 지역에서는 ‘연결’이 생명이다. 최근에는 귀농·귀촌 중장년층을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형 학습 플랫폼이 주목받고 있다. 농촌진흥청의 ‘스마트농업 아카데미’와 같은 프로그램은 단순히 기술을 배우는 곳이 아니라, 서로의 시행착오를 공유하는 네트워크의 장으로 발전하고 있다.

또한 지자체 중심의 “스마트 영농 멘토링 제도”는 중장년층에게 실질적 도움이 된다. 이미 기술을 익힌 선배 농부가 멘토가 되어, 스마트팜 제어 프로그램 사용법, 농가 데이터 분석, 자동화 설비 관리법을 직접 지도한다. 이 과정에서 형성되는 ‘디지털 공동체’는 농촌의 고립감을 줄이고, 귀농인의 정착률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러한 상호학습 구조는 단순히 기술 습득을 넘어, “농촌의 사회적 복원력”을 키운다. 농업이 더 이상 개인의 노동이 아니라 데이터와 사람의 협업이 되는 것이다.

 

 

스마트 농업이 중장년에게 주는 두 번째 기회

 

중장년층에게 디지털 농업은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두 번째 인생의 플랫폼’이다. 기술을 통해 젊은 세대와 연결되고,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며, 자립 기반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60대 귀농인 이성훈 씨(가명)는 “처음엔 센서 설치가 두려웠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하우스 온도를 조절한다”며 “기술이 나를 농사짓게 해준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런 성공 사례를 확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단발성 교육이 아닌 ‘맞춤형 성장 트랙’을 제공해, 기초-활용-경영 단계로 이어지는 디지털 농업 역량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농업 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농사 정보를 저장하고 비교·분석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학습’이다. 디지털은 젊음의 특권이 아니라, 배우려는 사람의 권리다. 중장년 귀농인들이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순간, 농촌은 더 이상 낙후된 공간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미래 산업의 전초기지’로 변모한다.

 

 

 

데이터로 미래를 경작하라

귀농·귀촌의 성공은 더 이상 ‘좋은 땅’을 찾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다루는 능력’을 기르는 데 달려 있다. 기술을 두려워하지 말고, 배우는 것을 멈추지 말자. 흙을 읽던 손끝이 이제 데이터를 읽는 눈으로 바뀔 때, 진정한 귀농의 시대가 열린다.

디지털은 농업의 언어다.그리고 중장년층이 그 언어를 배우는 순간, 한국 농촌의 미래는 달라진다.

 

 

작성 2025.12.03 06:08 수정 2025.12.03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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