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혼자 사는 집의 불을 켜고 끄는 일부터, 식사 주문과 은행 업무까지 1인가구의 일상은 이제 거의 모든 순간이 디지털 화면을 통해 이루어진다.
건양대학교 웰다잉융합연구소와 한국여론리서치가 최근 1인가구 416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한국형 웰에이징 조사’ 결과는 이러한 변화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스마트폰은 단순한 통신 수단이 아니라 생활을 유지하는 기반 장치가 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편리함과 피로, 연결과 고립이 동시에 작동하는 경험이 나타나고 있었다. ‘한국형 웰에이징 모델 개발 조사’(연구책임자 김광환 교수)에 따르면, 디지털 기기와 SNS 사용이 이들의 일상과 정서, 사회적 관계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스마트폰 보유율은 99.0%로 사실상 응답자 전원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정보 검색(83.9%), 이메일 확인(73.8%), 음악·영상 등 미디어 콘텐츠 이용(76.9%), 생활 정보 서비스 활용(86.5%) 등 대부분의 일상 활동이 모바일 기기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디지털 기기는 단순한 편의 도구를 넘어 생활의 기본 전제가 된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편리함은 동시에 디지털 피로감과 정서적 압박감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응답자의 52.2%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불안하다”고 답했으며, 60.6%는 “잠들기 전까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기 어렵다”고 답했다. 또한 59.6%는 ‘사용을 줄이고 싶지만 잘 되지 않는다’ 고 응답해, 디지털 과몰입이 상당히 일상화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대와 30대는 디지털 기기를 새로운 관계 형성과 정체성 표현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비중이 높았으며(20대 60.6%), 반면 60대는 스마트폰을 기존 관계 유지 목적으로 사용하는 비율이 높았다(67.4%). 이는 동일한 1인가구라도 연령에 따라 디지털 의존의 성격과 정서적 결과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사회적 연결망의 밀도는 삶의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가족·친구와 주 1회 미만으로 연락하는 사람들은 디지털 피로감과 불안 경험 비율이 높았고, 일주일에 4회 이상 연락하는 경우에는 삶의 만족도와 정서 안정감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즉, 기술이 관계를 완전히 대체해 주지는 못한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다.
■ 정책적 시사점
이번 조사 결과는 1인가구의 웰에이징이 경제적 자립·사회적 관계·심리적 안정성의 균형 위에서 성립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따라서 단순 복지 지원보다 소득 유지·취업 지속 지원, 생활권 기반의 소규모 커뮤니티 및 관계 맺기 활동 활성화, 심리·정서 지원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
지역 단위에서 맞춤형 건강·금융·정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웰에이징 지원센터’의 도입 역시 실효성 있는 대안으로 제시된다. 결국 웰에이징은 개인의 의지에만 맡겨질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투자와 제도적 환경 조성의 문제이다. 혼자 남는 노후가 아니라, 연결되고 지탱되는 노후를 만드는 것이 지금 한국 사회가 만들어가야 할 웰에이징의 방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