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설(萬年雪)”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대부분 ‘1만 년 동안 녹지 않은 눈’을 떠올린다. 하지만 과연 만년설은 정말로 수천 년 전부터 존재해온 눈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만년설’이라는 표현은 실제 시간의 길이를 뜻하는 말이 아니라, 사계절 내내 녹지 않고 남아 있는 눈과 얼음을 일컫는 지리학적 개념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산 정상부나 극지방 등 기온이 매우 낮아 연중 해빙이 일어나지 않는 지역에서는 쌓인 눈이 압력을 받아 얼음층으로 바뀌며, 이것이 해마다 누적되어 고르게 유지될 때 만년설이라 부른다. 즉, ‘1년 내내 녹지 않는 눈’ 이 조건만 충족하면 연령이 10년이든, 100년이든, 1,000년이든 모두 만년설이다.

실제로 히말라야·알프스·안데스 등 고산지대의 만년설은 매년 새로운 눈이 쌓이고 오래된 눈이 압축되며 끊임없이 ‘교체’되는 순환 구조를 가진다. 겉으로 보기에는 변화가 없는 듯 보이지만 내부에서는 계속해서 생성과 소멸이 반복된다. 때문에 특정 만년설의 실제 ‘나이’를 측정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으며, 지역과 기후 조건에 따라 그 연령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전 세계 만년설의 면적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더 이상 ‘연중 해빙이 없는 상태’를 유지하지 못해 만년설이 사라졌으며, 이는 수자원 변화와 생태계 붕괴 등 다양한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결국 만년설은 ‘아주 오래된 눈’이기보다는 ‘사계절 녹지 않는 눈·얼음의 상태’를 나타내는 자연의 현상이다. 이름 속에 감춰진 오해를 바로잡으면, 우리가 바라보는 산과 지구 환경의 모습도 한층 더 깊이를 얻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