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에서는 남편이 아내에게 “이혼하자”고 선언하면 즉시 이혼이 성립된다는 소문이 여행객들 사이에서 자주 회자된다. 그러나 현지 법체계와 이슬람 관습을 살펴보면, 이 같은 인식은 부분적 사실에 기반한 오해로 드러난다.

말레이시아는 이슬람을 국교로 하는 국가로, 무슬림 가정의 결혼과 이혼은 샤리아(이슬람법) 종교법원이 관할한다. 이때 핵심 개념으로 등장하는 것이 바로 ‘탈락(Talaq)’, 즉 남편이 아내에게 이혼을 선언하는 구두 의사표시다. 역사적으로 이 선언은 곧바로 결혼의 해소를 의미했기 때문에, “말레이시아에서는 말만 하면 이혼된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게 됐다.
하지만 현대 말레이시아에서는 탈락을 선언했다고 해서 즉시 법적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남편이 이혼을 원할 경우, 탈락 선언 여부와 상관없이 반드시 종교법원에 신고해야 하며, 법원은 상담·조정 절차를 거쳐 이혼을 승인할지 판단한다. 승인 결정이 내려져야만 법적 이혼이 성립하며, 절차를 따르지 않을 경우 남편에게 벌금 등 제재가 가해질 수 있다.
전통적 관습이 현대 법 제도와 충돌하지 않도록 조정하는 과정에서, 말 한마디가 결혼의 결말을 좌우하는 듯 보인다는 점이 오해를 낳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슬람권 결혼은 종교적 계약의 성격을 강하게 띤다”며 “감정적 결정에서 부부를 보호하고, 충분한 숙려와 조정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가 마련돼 있다”고 설명한다.
결국 말레이시아에서의 이혼은 전통적 관습과 현대적 절차가 공존하는 복합적 제도로 이해해야 하며, 단순히 “말하면 끝나는 이혼”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