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공정책신문=이준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내 인공지능(AI) 관련 규제를 일원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주(州) 정부 차원에서 개별적으로 진행되던 AI 규제 노력을 무효화하고, 연방 차원의 단일 기준을 확립하여 기업들의 규제 부담을 덜어내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 시각 12월 8일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소셜을 통하여 "이번 주 '단일 규정(One Rule)'을 담은 행정명령에서명할 것"이라 밝혔다. 그는 지나치게 파편화된 주별 AI 규제가 미국 기업의 경쟁력을 저해하고 혁신에 부담을 준다며, 50개 주 전체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통일된 AI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번 행정명령 계획은 최근 몇 년간 각 주(州) 정부가 AI 기술의 급속한 확산에 대응하여 독자적인 규제 방안을 모색해 온 시점에서 나왔다. 예를 들어, 일부 주에서는 동의 없는 인물의 성적 이미지 제작을 범죄로 규정하거나, 보험사가 의료비 청구 승인에 AI를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등 선제적 조치를 취해왔다. AI 기업들 역시 각각의 주와 규제 문제로 다투기보다는 연방 차원의 통일된 기준 마련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 경쟁 심화 속에서 미국의 기술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규제 장벽'을 제거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움직임은 곧바로 주 정부와 시민 사회 단체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주 정부들은 이미 AI 기술의 오용이나 시민의 권익 침해를 막기 위한 구체적인 규제 법안을 도입하거나 추진해 왔다. 이들은 주 정부가 유권자를 보호하는 최전선에 있다며,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AI 규제에 대한 주의 자치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비영리단체 민주주의 기술 센터(Center for Democracy & Technology)의 트래비스 홀(Travis Hall) 국장은 "대통령은 행정명령으로 주 법률을 사전에 배제할 수 없다"라며 "이는 의회의 권한이며 의회도 이를 검토하고 거부한 바 있다"라고 경고했다.
공화당 내에서도 강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조시 홀리(Josh Hawley) 상원의원을 비롯하여 론 디샌티스(Ron DeSantis) 플로리다주지사, 세라 허커비 샌더스(Sarah Huckabee Sanders) 아칸소주지사, 스티브 케빈 배넌(Stephen Kevin Bannon)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 등은 "이번 행정명령 조치는 주 정부 권한을 침해한다"라고 비판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할 경우, AI 규제 권한의 최종 주체가 누구인지를 결정하는 연방 정부와 주 정부 간의 치열한 법적, 정치적 충돌로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