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가 세계 최초로 만 16세 미만의 소셜미디어(SNS) 계정 사용을 전면 제한하는 제도를 시행했다. 12월 10일부터 인스타그램, 틱톡 등 주요 SNS 플랫폼에서 15세 이하 청소년은 더 이상 계정을 만들거나 로그인할 수 없다.
매일 친구들과 메시지를 주고받고 숏폼 영상을 보던 수많은 호주 10대들이 ‘내 계정’에 접속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이용 차단을 넘어, 디지털 시대 청소년 보호정책의 새로운 기준으로 평가된다.
호주 정부는 청소년들이 무분별한 온라인 콘텐츠 노출, 개인정보 유출, 사이버 괴롭힘 등 위험에 노출되는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온라인 안전 규제 기관 ‘e세이프티(eSafety)’ 를 중심으로, 청소년 계정 생성 및 활동을 원천 차단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다. 단, ‘완전 차단’은 아니다. SNS에 로그인하지 않고 영상이나 게시물을 단순히 열람하는 것은 허용된다.
즉, 이용자들은 콘텐츠를 ‘보는 것’은 가능하지만, 계정을 만들어 친구를 추가하거나 게시글을 올리는 ‘활동’은 불가능하다. 이번 정책의 가장 큰 특징은 처벌의 방향이 다르다는 점이다.
청소년이나 부모가 아닌, 연령 확인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지 않은 플랫폼 사업자가 법적 책임을 진다. 즉, 플랫폼 기업들이 미성년자의 가입 여부를 적극적으로 확인하고, 이를 어길 경우 벌금이나 제재를 받게 된다.

호주는 이를 통해 “청소년 보호의 책임을 개인이 아닌 기업이 져야 한다”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 이 제도의 시행 배경에는 ‘SNS 중독’과 ‘정신건강 악화’에 대한 우려가 깊게 깔려 있다.
호주 정부 조사에 따르면 14~15세 청소년의 약 60%가 SNS에서 부정적인 정서 경험을 보고했으며, 청소년 자해·불안·수면장애와 SNS 과다 이용의 상관성이 지속적으로 지적되어 왔다.
플랫폼 기업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인스타그램과 틱톡은 “청소년 보호를 위한 정부의 입장을 존중한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기술적으로 완벽한 연령 검증이 불가능하다”는 실효성 문제를 제기했다.
AI 얼굴인식이나 신분 인증 시스템이 논의되고 있으나, 개인정보 침해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호주의 결정은 글로벌 디지털 규제 논의에도 불을 지피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디지털 서비스법(DSA)’을 통해 청소년 광고 제한과 알고리즘 투명성을 강화했고,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아동 온라인 안전법’을 도입해 플랫폼의 책임을 명문화했다.
이제 호주의 ‘16세 미만 금지 조치’가 다른 국가들의 정책 모델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이번 제도를 **“디지털 성장의 속도보다 인간의 안전 기준을 먼저 세운 조치”**라고 평가한다.
SNS는 이미 일상의 일부가 되었지만, 그만큼 사회적 책임 또한 커졌다. 청소년이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온라인 환경을 만드는 것은 개인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를 지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라는 게 정책의 핵심 철학이다.
‘좋아요’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디지털 세상에서의 자유는 보호장치 위에서만 유지될 수 있다. 호주의 결정은 청소년 세대가 더 안전한 환경에서 디지털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새로운 시대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제 SNS의 책임은 이용자가 아닌, 세상을 연결하는 기업의 손으로 넘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