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언급했던 서동욱의 《철학은 날씨를 바꾼다》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반복’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정보 전달의 관점에서 보면 시나 노래는 비효율적일지 모릅니다. 같은 문장을 여러 번 되풀이하니까요.
하지만 저자는 반복이야말로 예술의 본질이며, 우리의 삶도 크고 작은 반복으로 짜여 있다고 말합니다. 악몽, 실수, 영웅과 구원자, 그리고 사회 변혁의 서사도 겉모습만 달리할 뿐, 그 속에는 늘 비슷한 패턴이 반복된다는 거죠.
‘반복’이라는 단어는 김용규의 <은유란 무엇인가>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여기서 은유란 단어의 본질을 꿰뚫어 다른 사물에 옮겨 놓는 창의 행위이며, 이해를 돕는 동시에 상대방을 설득하는 장치입니다.
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길로 반복 → 이해 → 사용의 순환을 제시합니다. 방식은 다르지만 두 저자가 말하는 ‘배움의 원리’는 맞닿아 있었습니다.
서 교수는 “배움이란 늘 늦게 되새겨보는 반복을 통해 이루어지고, 과거는 현재에 반복됨으로써만 그 진정한 의미를 획득한다.”고 말합니다.
이 말이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과거가 반복될 때 비로소 의미를 얻는다면, 제 과거 역시 현재로 불러와서 다시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싶더군요. 문득, 중·고등학생 시절의 나와 다시 마주서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의 시는 그저 시험 대비용이었습니다. 시 속에 담긴 은유나 표현 기법도 모두 문제를 맞히기 위한 도구였죠. 하지만 지금은 압니다. 시는 삶을 꾹꾹 눌러 담은 결정체이자, 이를 반복해서 외우는 행위는 시인이 경험한 세계와 언어의 본질을 경험하는 배움임을 말이죠.
그래서 첫 실천으로 시 한 수 외워보기로 했습니다. 너무 흔한 사례이긴 하지만, 은유의 대표 사례로 항상 등장하는 ‘내 마음은 호수요’로 시작하는 〈내 마음>입니다.
당장 눈앞에 처리해야 할 일도 많고, 바쁘게 사는 현대 사회의 흐름에 돈 안되는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위 두 저자를 만나면서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과거를 현재로 불러오고, 반복을 통해 삶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한 시도라는 걸 깨닫습니다.
올해가 가기 전, 여러분도 시 한 수 외워보는 건 어떨까요. 그 짧은 반복이 큰 울림을 줄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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