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의 학위가 당신의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 오직 현재의 기술만이 유효할 뿐이다."
‘AI의 대모’라 불리는 페이페이 리(Fei-Fei Li) 교수는 최근 포춘(Fortune)과의 인터뷰에서 AI 시대의 핵심 생존 전략을 이같이 요약했다. 그녀는 화려한 졸업장보다 변화하는 기술을 빠르게 흡수하는 ‘학습하는 방법(Learning how to learn)’을 익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조언을 넘어, 현재 노동 시장이 직면한 냉혹한 현실을 반영한다.
지금 우리는 불편하지만 반드시 마주해야 할 질문 앞에 서 있다. 당신은 AI 역량을 키우고 있는가, 아니면 과거의 경력에 기대어 요행을 바라고 있는가?
1. 선택이 아닌 필수: '편의 도구'에서 '핵심 인프라'로의 전환
지난 30년간 직장 내 기술 역량은 엑셀, 이메일, 파워포인트 활용 능력 정도에 머물렀다. 이는 업무 효율을 높여주는 유용한 도구였으나, 생존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AI의 등장은 판을 뒤집었다.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National Academies)가 인용한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전체 근로자의 약 47%가 최소 월 1회 이상 AI 도구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술 직군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며, 전체 노동력의 절반 가까이가 이미 AI를 실무에 도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McKinsey)의 2025년 연구 결과 또한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2년 사이 AI 관련 기술에 대한 수요는 약 7배 급증했으며, 'AI 유창성(AI fluency)'은 엔지니어링 분야를 넘어 전 산업군에서 가장 빠르게 요구되는 역량으로 부상했다.
보안 업계의 시각은 더욱 심각하다. 시큐리티 불리바드(Security Boulevard)의 2025년 분석에 따르면, 사이버 공격과 방어 체계 모두에 AI가 깊숙이 관여하고 있어, AI에 대한 이해 부족은 마치 '사무실 문을 잠그지 않는 것'과 같은 보안 위험으로 간주된다. 이제 이력서의 "엑셀 능통"이라는 문구는 "AI를 활용해 더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하고 창조할 수 있음"으로 대체되어야 한다.

2. 새로운 화폐: 고정된 기술의 가치 하락과 '학습 역량'
페이페이 리 교수의 주장은 철학적 담론이 아닌 경제적 현실이다. 산업의 변화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고정된 기술(Static skills)'은 시간이 갈수록 감가상각되는 자산이 되고 있다.
* AI 없이 카피라이팅을 하는 마케터는, AI로 하루 만에 20개의 시안을 생성하고 A/B 테스트까지 마치는 경쟁자를 이길 수 없다.
* 기존 방식으로 데이터를 분석하는 전문가는, AI를 활용해 몇 시간 만에 데이터 정제와 시각화를 끝내는 분석가에게 뒤처질 수밖에 없다.
맥킨지는 조직이 AI를 적절히 통합하고 인력을 재교육할 경우, 2030년까지 미국 내에서만 최대 2조 9천억 달러(약 3,900조 원)의 경제적 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인력 재교육'이다. 가치를 만드는 것은 AI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3. AI 역량의 실체: 코딩이 아닌 '협업 능력'
여전히 많은 이들이 'AI 기술'을 프로그래머의 전유물로 오해한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요구되는 역량은 다음과 같이 세분된다.
1. AI 리터러시(Literacy): AI의 가능성과 한계를 이해하고, 결과물의 편향성이나 오류(환각 현상)를 비판적으로 검증하는 능력.
2. 프롬프트 및 워크플로우 설계: AI에게 올바른 질문을 던지고, 업무 단계를 세분화하여 반복 가능한 자동화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능력.
3. 도메인 지식과 AI의 결합: 변호사, 교사, 영업 사원 등 각 분야 전문가가 자신의 전문 지식에 AI를 접목해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 이것이 가장 큰 부가가치를 낳는다.
결국 핵심은 'AI 증강 전문가(AI-augmented professionals)'가 되는 것이다.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나의 전문성과 AI가 결합했을 때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4. 사회적 과제: 격차는 '지능'이 아닌 '적응력'에서 온다
AI 기술의 보편화는 기회인 동시에 위기다. AI 활용 능력의 차이가 기존의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 근로자나 디지털 소외 계층은 AI 교육 기회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크며, 이는 소득 격차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국립과학아카데미 등 주요 기관들은 의도적인 재교육 정책 없이는 AI가 사회적 양극화를 초래할 것이라 경고한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일치한다. 미래 노동 시장에서 희소한 자원은 '지능' 그 자체가 아니라, 변화를 받아들이는 '적응력(Adaptability)'이다. 모든 직무는 이제 'AI 대 인간'이 아닌, 'AI를 쓰는 인간 대 그렇지 않은 인간'의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5. 실천 가이드: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할 5가지 행동
거창한 계획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전문가들은 다음 5가지 구체적인 행동을 제안한다.
1. 하나의 AI 도구를 정해 30일간 매일 사용하라: 모든 것을 마스터할 필요는 없다. 한 가지 툴을 업무에 지속적으로 적용해 보라.
2. 워크플로우 하나를 AI로 재설계하라: 이메일 작성이나 보고서 요약 등 반복적인 업무 중 하나를 선정해 AI 프로세스로 대체해 본다.
3.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기초를 익혀라: 구체적인 맥락을 제공하고, AI와 대화하듯 결과를 다듬어가는 요령을 터득해야 한다.
4. 자신의 업계 동향을 파악하라: "2025년 [내 직무] AI 활용 사례"를 검색하여 패턴과 기회를 포착하라.
5. 지속 가능한 학습 채널을 확보하라: 뉴스레터 구독이나 커뮤니티 활동 등 꾸준히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

미래의 당신은 '업그레이드' 되었는가
우리는 AI의 발전 속도나 정부의 규제를 통제할 수 없다. 하지만 AI를 '지나가는 유행'으로 치부할지, 아니면 '반드시 배워야 할 새로운 언어'로 받아들일지는 온전히 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
머지않아 채용 공고에서 "AI 활용 능력 우대"라는 문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것이 너무나 당연한 기본 소양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2025년을 되돌아볼 때, 당신은 "그때부터 변화를 시작했다"고 말할 것인가, 아니면 "그때부터 뒤처지기 시작했다"고 회상할 것인가?
당신의 학위가 여기까지 당신을 이끌어왔다면,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동력은 AI와 함께 성장하려는 당신의 의지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