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들이 복합적인 경제 위기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어떤 기업들은 오히려 첨단 기술로 전 세계가 직면한 거대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목한다. 그 중 하나가 망막 영상 AI를 통해 치매를 조기 발견하려는 스타트업, 디멘필이다.
디멘필은 말 그대로 ‘치매(Dementia)를 잡는(Fill)’ 솔루션을 개발한다. 표준 안저(眼底) 카메라로 찍은 망막 사진을 AI로 분석해, 치매나 경도 인지 장애(MCI)의 위험을 수 분 내에 정량적으로 알려주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다.

이 기술의 핵심은 ‘눈은 뇌의 창’이라는 의학적 근거에 기반한다. 치매는 발병 전부터 망막의 신경과 미세혈관에 미세한 변화를 일으킨다. 디멘필의 AI는 이러한 변화를 초해상도 복원, 정밀 분할, 하이브리드 앙상블 학습 등 6대 핵심 기술로 포착해 수치화한다. 단순히 정확도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AI가 자신의 판단에 얼마나 불확실한지도 함께 알려주는 '신뢰 가능한 AI(Trustworthy AI)' 기술을 적용해 의료진의 신뢰를 얻는 데 주력했다.
가장 큰 장점은 ‘접근성’이다. 고가의 PET, MRI 장비나 침습적인 뇌척수액 검사가 필요 없다. 국내 1차 의료기관에 널리 보급된 표준 안저 카메라만 있으면 소프트웨어 설치만으로 검사가 가능하다. 이는 검사 비용과 시간, 공간의 장벽을 무너뜨려, 진정한 의미의 ‘대량 선별 검사’를 실현할 열쇠다. 치매는 조기 발견 시 관리 비용과 환자 증가율을 크게 낮출 수 있어, 디멘필의 솔루션은 신약(예: 레켐비)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을 확보하는 ‘게이트키퍼’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처럼 글로벌 차원에서 수요가 명확한 기술을 가진 디멘필이 다음 목표로 삼은 시장은 중국이다. 김철민 부사장은 최근 중국 웨이하이시정부 주한국대표처와의 사업설명회에서 적극적인 중국 진출 의지를 표명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치매 부담이 커지는 중국에서, 저렴하고 빠른 선별 검사의 필요성은 한국보다 훨씬 클 것이다.
중국 의료기기 시장 진출의 핵심 관문은 현지 인허다 취득과 데이터 현지화다. 웨이하이시가 의료바이오 허브로 육성되며 외국 기업에 제공하는 행정 지원과 현지 병원 네트워크는 디멘필이 중국 규정에 맞는 모델을 개발하고 검증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다.
설명회를 시작으로, 2026년 현지에서의 1:1 상담을 통해 구체적인 협력 파트너를 찾고 현지 적응형 솔루션을 완성해 나갈 계획이다.
디멘필은 단순히 AI 기술을 판매하는 회사를 넘어, 치매라는 두려움을 낮은 접근성과 기술로 해결해 ‘건강 형평성’에 기여하겠다는 미션을 품고 있다. 웨이하이를 교두보 삼아 그들의 기술이 중국의 방대한 고령 인구에게 닿을 수 있을지, 그 도전이 주목된다.
윤교원 대표 / The K Media & Commerce, kyoweon@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