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제재’로 드러난 대만 문제의 레드라인
중국 정부가 일본 자위대의 최고사령관을 지낸 이와사키 시게루 전 통합막료장에 대해 제재 조치를 발표하면서, 중·일 관계와 대만 문제를 둘러싼 긴장이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번 조치는 특정 개인을 겨냥했지만, 그 메시지는 개인을 넘어 동아시아 전체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전 통합막료장에 대한 이례적 제재
중국 외교부가 발표한 제재 내용은 비교적 명확하다. 이와사키 전 통합막료장에 대해 중국 본토 및 홍콩·마카오 입국 금지, 중국 내 자산 동결, 중국 내 개인·기관과의 거래 및 협력 금지를 즉각 발효했다. 중국 측은 그 이유로 이와사키 전 통합막료장이 “대만 당국의 정책 자문 역할을 맡으며 ‘대만 분리주의 세력과 결탁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일관되게 강조해온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일 간 정치적 합의를 정면으로 훼손했다는 주장이다.
왜 ‘개인 제재’인가
이번 조치의 특징은 일본 정부나 자위대 현역 조직이 아닌, 퇴역 군 고위 인사 개인을 직접 제재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 외교에서 자주 등장하는 방식이다. 국가 대 국가 제재는 외교적 충돌을 급격히 증폭시키는 반면, 개인 제재는 긴장 수위를 조절하면서도 강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특히 이와사키 전 통합막료장은 일본 자위대 최고 지휘 라인을 대표했던 인물로, 상징성이 크다. 중국으로서는 “대만 문제에 관여할 경우, 직위와 퇴역 여부를 막론하고 책임을 묻겠다”는 신호를 분명히 보낸 셈이다.
대만 문제를 둘러싼 중·일 인식 차
중국에게 대만 문제는 외교 현안이 아니라 주권과 체제 정당성의 문제다. 따라서 외국 인사의 대만 정부 참여는 단순한 개인 선택이 아닌 내정 간섭 행위로 간주된다. 반면 일본에서는 최근 몇 년간 대만해협의 전쟁발발 위기가 곧 일본 안보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돼 왔다. 미·중 전략 경쟁 심화, 미·일 안보 협력 강화, 일본의 방위 정책 변화가 맞물리며 대만 문제에 대한 일본 내 발언 수위도 이전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이번 제재는 이러한 흐름이 중국의 명확한 반발선을 넘어섰음을 보여준다.
중·일 관계, 관리되는 긴장 국면으로
이번 제재로 중·일 관계가 즉각적인 단절 국면으로 들어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양국 모두 경제·무역 의존도가 여전히 높고, 전면 충돌은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관리되는 긴장’의 기준선은 한 단계 높아졌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앞으로 중국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비슷한 사례가 발생할 경우, 개인·기관 제재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을 검토할 수 있다. 일본 역시 공식 반발은 하되, 사안별로 대응 수위를 조절하는 신중한 접근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동아시아에 던지는 신호
이번 조치는 단순한 외교 마찰이 아니라, 동아시아 질서가 “안보 중심의 재편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만 문제를 둘러싼 발언과 행동 하나하나가 외교·경제·안보 전반으로 확산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중국의 이번 제재는 그 구조 속에서 “대만 문제만큼은 타협 불가”라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명문화한 사건으로 평가할 수 있다. 개인을 겨냥했지만, 실제로는 일본과 역내 국가 전체를 향한 경고장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