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로마 공화정 말기의 가장 유명한 시인이었던 호라티우스(Quintus Horatius Flaccus)는 당시 인문주의, 고전주의 작가들이 숭앙하는 대상이었으며 오늘날까지도 서구권에서는 베르길리우스(Vergilius)와 함께 그의 작품들은 라틴어의 필독서들로 여겨진다.
호라티우스(Horatius)는 어린시절부터 아버지로부터 세심한 교육을 받았으며, 기원전 45년에 당시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였던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에 유학하여 고대 그리스 철학과 문학을 공부했다. 이 시기에 그는 고대 그리스 문화를 사랑하는 마르쿠스 브루투스(Marcus Junius Brutus)와 친교를 맺게 되어 그를 따라 소아시아 지방에서 벌어졌던 여러 전투에 참가했다.
기원전 약 40년을 전후로 호라티우스는 로마로 돌아와 젊은 문학자와 사귀면서, 특히 베르길리우스(Publius Vergilius Maro)의 주선으로 당시의 로마 문학의 애호가이자 부호였던 가이우스 마이케나스(Gaius Maecenas)에게 소개되었는데 그 만남은 호라티우스가 사망할 때까지 깊은 우정 관계로 발전했다. 특히 마이케나스(Maecenas)는 호라티우스(Horatius)에게 기원전 32년, 사바나 농장(Savanna farm)을 선물함으로써, 호라티우스는 경제적 어려움에서 완전히 해방되어 시(詩)의 창작에 열중하게 되었다.
호라티우스의 초기 저작은 신랄한 풍자와 교훈을 담고 있었다. 즉, 순수한 미학적 시(詩)가 아닌 신랄한 풍자로 교훈을 주는 것들이었다. 중기의 저작은 초기의 풍자성을 떠나 찬송시(Odes)로서의 미학적, 종교적 색채가 가미되었다. 또 후기의 서간시(Epistulae)는 20개의 서간형식으로 된 것으로서 풍자시와 마찬가지로 헥사미타(Hexamita: 기생충) 형으로 쓰여져 특정인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만큼 정치적 의무에서 벗어나 보다 내면에 충실한 시(詩)였다. 자기 친구들과 주고받은 편지들을 집대성해서 인생을 돌아보는 이 시는 당시의 아우구스투스 로마 황제가 직접 관심을 보이기까지 하는 등,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이런 호라티우스는 에피쿠로스학파에 속하였으므로, 보통 그의 시는 이 학파와 연계하여 이해되고 있다.
에피쿠로스(Epicurus) 학파는 헬레니즘 시대에 발생하여 전기 로마 시대까지 성행했던 철학의 한 유파(流派)로서 철학자 에피쿠로스(Epicurus)가 처음 만들었다고 하여 에피쿠로스학파라고 한다. 이 학파는 쾌락주의를 강조하고 있는데, 이 학파가 말하는 쾌락주의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물질적 풍요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 고통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즉, 에피쿠로스학파의 쾌락은 “고통의 부재”를 말하는 것이어서, 일반적으로 말하는 물질적, 육체적인 쾌락은 오히려 고통을 수반하기 때문에 멀리해야 하며, 단지 최소한의 쾌락이 충족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에피쿠로스학파는 "최소한도로 충족되어야 할 쾌락"을 육체적 쾌락과 정신적 쾌락으로 양분했다. 최소한의 육체적 쾌락이 충족되면, 육체는 고통이 없는 상태가 되는데 이를 아포니아(aponia)라고 했다. 반면, 정신적 쾌락은 망상과 죽음에 대한 공포를 정확히 이해함으로서 마음의 평안을 얻는 것이라고 보고, 이를 아타락시아(ataraxia, 평정심)라고 했다.
호라티우스는 위에 언급한 찬송시(Odes)와 서간시(Epistles) 외에도 예언자(Satires)라는 시를 남겼는데 이 “예언자”는 사회적 풍자를 담고 있는 시로서 당시 로마 사회의 부조리와 위선을 유머와 재치있는 문장을 통해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런 호라티우스의 시는 인간의 감정과 자연, 그리고 삶의 의미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으며,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런 호라티우스의 여러 시(詩)구절 중에서도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라는 말은 특히 유명하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은 호라티우스(Horatius)의 라틴어 시구(詩句)인 “현재를 잡아라, 가급적 내일이란 말은 최소한만 믿어라(Carpe diem, quam minimum credula postero)”라는 구절에 나오는 한 문장이다.
시대를 불문하고 시간개념은 과거, 현재, 미래로 나누어진다. 여기서 과거는 지나간 시간이고, 현재는 지금 있는 시간이고, 미래는 앞으로 닥쳐올 시간이다. 따라서 오늘을 기준으로 할 때 과거는 지난 시간이므로 없는 시간이고, 미래는 앞으로 닥쳐올 시간이므로 아직은 없는 시간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호라티우스(Horatius)의 라틴어 시구(詩句) “현재를 잡아라, 가급적 내일이란 말은 최소한만 믿어라(Carpe diem, quam minimum credula postero)”라는 말은 우리들로 하여금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미래의 희망도 중요하지만 오늘을 살지 않으면 그 중요한 미래의 희망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아무리 힘들고 암울해도 오늘을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손 영일 컬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