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은 개인의 능력이나 성과에서 출발하지만, 그 성과를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다. 최근 경영·조직 분야에서는 성과의 크기보다 지속성을 좌우하는 요인으로 ‘인간관계의 질’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단기간의 실적은 전략과 실행력으로 만들 수 있지만, 위기와 변화를 견디게 하는 힘은 결국 사람과의 관계에서 나온다는 분석이다.
각 분야에서 오랜 기간 성과를 이어온 인물들을 살펴보면 공통점이 분명하다. 이들은 인간관계를 기술이나 처세술로 다루지 않는다. 대신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의 영역으로 인식하며, 상황이 바뀌어도 그 기준을 쉽게 흔들지 않는다. 약속을 대하는 태도, 말을 하는 방식, 감정을 드러내는 순간까지도 모두 관계의 일부로 본다.

30여 년간 중소기업을 운영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온 변대훈(63·가명)은 이러한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몸소 경험한 사례다. 그는 창업 초기부터 거래처, 직원, 협력업체와의 관계에서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경영’을 고수해 왔다. 변 씨는 “사업은 숫자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결정하고 책임지는 주체는 사람”이라며 ‘약속은 반드시 지키고, 관계는 오래 남겨라’ 를 자신의 좌우명으로 여긴다.
그의 경영 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약속이다. 계약서에 명시된 조항뿐 아니라 말로 한 약속도 동일한 무게로 다뤘다. 단기적으로는 손해처럼 보이는 선택도 있었지만, 그는 신뢰가 무너지면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된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배웠다고 말한다. 실제로 경기 침체로 거래가 줄어들던 시기에도 기존 거래처와의 관계가 쉽게 끊어지지 않았던 배경에는 이러한 신뢰가 있었다.
경청의 태도 역시 변 씨가 강조하는 요소다. 그는 회의나 협상 자리에서 자신의 입장을 먼저 내세우기보다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는 데 집중했다. 사람은 자신의 이야기를 존중받는다고 느낄 때 관계의 문을 연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 과정에서 상대의 진짜 고민과 요구가 드러나고, 그것이 장기적인 협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그는 설명한다.
성공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피하는 행동도 있다. 바로 험담과 뒷말이다. 변 씨는 조직 내에서 특정 인물을 비난하거나 책임을 전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그 순간부터 관계는 무너진다고 지적한다. 그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공개적인 자리에서 누군가를 몰아세우기보다, 조용히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찾는 방식을 택해 왔다. 공이 있을 때는 함께한 사람의 역할을 먼저 언급하는 것도 그의 오랜 원칙이다.
감정 관리 역시 인간관계의 핵심으로 꼽힌다. 경영 환경이 악화될수록 감정은 거칠어지기 쉽지만, 성공한 사람일수록 이 순간을 경계한다. 변 씨는 “화를 내는 순간, 상대와의 관계뿐 아니라 리더로서의 신뢰도 함께 잃는다”고 말한다. 그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상대의 체면을 손상시키는 발언을 삼가고, 지적이나 조언이 필요할 때는 반드시 사적인 방식으로 전달해 왔다.
또한 그는 인간관계에도 거리 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지나친 친밀함은 무례로 변질되기 쉽고, 과도한 거리감은 무관심으로 해석될 수 있다. 상황과 관계의 성격에 맞는 선을 지키는 균형감각이 관계를 오래 유지시키는 힘이라는 것이다. 특히 상대가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 먼저 손을 내미는 태도는 신뢰를 결정짓는 분기점이 된다고 그는 말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례가 보여주듯, 성공의 본질은 단기간의 성과가 아니라 관계를 지속시키는 태도에 있다고 분석한다. 능력은 성과를 만들 수 있지만, 신뢰와 존중을 기반으로 한 인간관계는 그 성과를 지켜주는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이 한결같이 인간관계의 원칙을 강조하는 이유는, 결국 사람을 남기는 선택이 가장 오래가는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