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않는 힘'은 시대를 넘어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 빠르게 바뀌는 기술과 시장, 불확실한 경제 환경 속에서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건 자본보다 지속하는 의지다. 고전에서 말하는 ‘견인불발(堅忍不拔)’의 정신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일본의 대표적인 전통산업 도시 중 하나인 일본 시즈오카현(Iwata City)에는, 도카이정밀(Tokai Seiki)이라는 작은 금속 가공 업체가 있다. 이 회사는 1936년에 설립되어 89년 넘게 ‘나사 하나, 부품 하나’에 모든 정성을 쏟으며 성장해 왔다. 하지만 2000년대 초, 중국 저가 제품의 물량 공세와 경기 침체로 인해 존폐 위기에 몰렸다.
그럼에도 이 회사는 ‘우리는 품질로 승부한다’는 원칙을 버리지 않았다. 경영진은 대규모 감원을 하지 않고, 오히려 젊은 기술자를 뽑아 고난도 기술 교육에 투자했다. 기술력 하나로 다시 고객을 설득했고, 현재는 일본 항공우주, 의료 정밀기기 분야의 고급 부품을 납품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버텨낸 시간 동안 품질은 자산이 되었고, 기술은 신뢰가 되었다.
이와 비슷한 또 다른 사례는, 일본 니가타 현의 전통 사케 양조장인 이마요 츠카사 주조(今代司酒造)에서 찾을 수 있다. 이 회사는 1767년에 설립된 250년 전통의 양조장이지만, 2000년대 들어 젊은 세대의 사케 소비 감소와 유통 경쟁 심화로 경영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6대째 이어진 경영자는 전통을 고수하되,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그는 무첨가·무여과 사케 생산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SNS 마케팅과 체험형 양조장 투어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사케를 마시게 만드는 게 아니라, 사케를 알고 싶게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영어·중국어 안내를 지원하며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했고, 브랜드 스토리를 담은 영상 콘텐츠도 직접 제작해 유튜브에 공개했다.
그 결과, 이마요 츠카사는 일본뿐 아니라 미국, 프랑스, 싱가포르 등으로 수출을 확대하며 전통과 현대를 융합한 지역 중소기업 성공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오래된 양조장이라고 해서 ‘옛 방식’에만 머문 것이 아니다. 핵심 가치는 지키되, 시대와 소통하며 포기하지 않고 살아남은 기업의 모습이 여기에 있다.
일본 중소기업들이 보여주는 공통점은, 무너지지 않고 버텨낸 결과가 경쟁력이 된다는 것이다. 마케팅도, 유행도, 자본도 부족했지만 ‘우리가 지켜야 할 핵심은 무엇인가’에 집중한 결과, 생존을 넘어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국내에서도 유사한 사례는 존재한다. 예컨대 독서 커뮤니티 서비스 ‘트레바리’는, 처음엔 낯선 비즈니스 모델로 평가받았다. “책 읽는 데 돈을 낸다고?”라는 회의적인 반응 속에서도 운영진은 포기하지 않았다.
초기에는 소수의 독서 모임으로 시작했지만, 책을 매개로 한 지적 교류와 관계 형성의 가치를 꾸준히 설득해나갔다. 정기 모임, 멤버십 기반 커뮤니티, 주제별 큐레이션 운영을 통해 충성 고객층을 확보했으며, 지금은 서울에서 수천 명의 유료 회원이 활동하는 대표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이들의 사례는 “느리더라도 핵심 가치를 지키며 견딜 때, 시장이 반응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모든 사례는 말한다. 진짜 성장은 빠른 결과보다, ‘무너지지 않는 자세’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견인불발(堅忍不拔)’, 이는 실패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 속에서도 스스로를 붙잡는 힘이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수많은 시도 끝에 남는 것은 결국 ‘버텨낸 시간’과 그 속에서 지켜온 가치다.
성공은 더 똑똑하거나 더 운 좋은 이가 아니라, 포기하지 않은 이의 몫일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