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북부를 대표하는 관광 도시 베네치아를 두고 흔히 “자동차가 한 대도 없는 도시”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과연 이 말은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베네치아의 역사적 중심지에는 실제로 자동차 도로가 존재하지 않는다. 도시 전체가 수십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고, 골목 대신 운하가 주요 이동로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걷거나 곤돌라, 수상버스(바포레토)를 이용해 이동한다. 그래서 산마르코 광장이나 리알토 다리 주변에서는 자동차 엔진 소리 대신 물결과 발걸음 소리만 들린다.

그러나 ‘베네치아에 자동차가 전혀 없다’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다. 베네치아 본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지역인 메스트레(Mestre)와 로마 광장(Piazzale Roma) 인근에는 자동차 진입이 가능하다. 특히 로마 광장은 베네치아 본섬에서 자동차가 접근할 수 있는 마지막 지점으로, 이곳에 대형 주차장이 몰려 있다. 이후부터는 차량을 두고 도보나 수상 교통수단으로 이동해야 한다.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자동차 대신 손수레와 소형 운반 카트가 물류의 핵심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택배, 식자재, 가구까지도 좁은 골목에서는 사람이 직접 끌고 나르는 방식으로 이동한다. 자동차가 없는 대신, 도시 전체가 거대한 ‘보행자 전용 구역’처럼 기능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베네치아를 두고 “자동차가 없는 불편함을 감수하는 대신, 도시 그 자체가 하나의 문화유산이 된 사례”라고 평가한다. 실제로 자동차가 들어오지 못한 덕분에 중세 도시 구조가 비교적 온전히 보존됐고, 이는 오늘날 베네치아를 세계적인 관광 도시로 만든 핵심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결국 “베네치아에는 자동차가 한 대도 없다”는 말은 역사적 중심지에 한해서는 사실에 가깝지만, 도시 전체로 보면 과장된 표현이다. 다만 분명한 점은, 자동차 없이도 도시가 충분히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이며, 이것이 베네치아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