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미국은 ‘과거로의 회귀’와 ‘미래로의 도약’이 잔인하게 충돌한 한 해였다. 도널드 트럼프의 화려한 백악관 복귀는 전 세계에 ‘미국 우선주의’라는 거대한 파고를 일으켰고, 실리콘밸리는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AI의 진화 앞에 윤리라는 마지막 보루를 쌓아 올렸다. 미국의 현장에는 숫자로 기록된 경제 지표보다 훨씬 더 깊은 시민들의 고뇌와 갈망이 서려 있었다. 펜실베이니아의 공장 지대에서 캘리포니아의 해안가까지, 2025년 미국의 심장 박동을 기록한다.
1.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MAGA'의 화려한 귀환: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가 제47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며 강력한 보수 우위의 국정 운영을 시작했다. 미완의 혁명을 완수하겠다는 지지층의 결집과 민주당의 실책이 맞물리며 미국 정치 지형이 우측으로 급격히 이동했다.
2. 사상 최대 규모의 미등록 이주자 추방 작전: 취임 직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을 동원해 수백만 명 규모의 미등록 이주자 강제 추방을 단행했다. 국경 안보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은 행정부의 강경책이 인권 논란과 노동력 부족이라는 이중적 과제를 던졌다.
3. '관세 전쟁'의 재발, 보편적 기본 관세 부과: 중국뿐만 아니라 우방국을 포함한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20%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해외로 나간 제조 시설의 복귀(리쇼어링)를 압박하고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는 강력한 경제 민족주의의 산물이다.
4. 일론 머스크의 '정부효율부(DOGE)' 설립과 관료주의 해체: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가 신설 부서의 수장을 맡아 공무원 감축과 규제 철폐를 지휘했다. 기업가 정신을 정부 운영에 이식하겠다는 파격적인 실험이 공공 서비스의 약화라는 우려와 효율성 극대화라는 찬사를 동시에 받았다.
5.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중단과 물가 재반등: 관세 부과와 대규모 감세 정책의 영향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지자, 연준이 금리 인하 기조를 멈췄다. '트럼프노믹스'의 팽창 정책이 시장의 유동성을 자극하며 서민들의 생활 물가를 다시 압박하기 시작했다.
6. 낙태권 논란의 심화, 연방 차원의 제한 입법 시도: 보수적인 대법원 구성과 공화당 주도의 의회가 연방 차원의 낙태 금지 기간을 설정하려는 법안을 추진했다.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 이후 주별 갈등을 넘어 연방 차원의 가치 전쟁으로 확산되며, 여성들의 대대적인 저항을 불렀다.
7. 실리콘밸리의 '인간성 선언', AI 규제와 저작권 분쟁: 생성형 AI의 무단 학습에 반대하는 창작자들과 기술 기업 간의 법적 분쟁이 최고조에 달하며 강력한 AI 안전법이 통과되었다.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창의성과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위기감이 초당적인 합의를 끌어냈다.
8. 미국 서부의 '대 가뭄'과 기록적인 산불 재앙: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서부 5개 주가 역대 최악의 가뭄을 겪으며 거대 산불이 도시 근처까지 위협했다. 기후 위기가 안보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가시화되었음에도 정부의 환경 정책 후퇴가 논란이 되었다.
9. 아르테미스 계획의 진전, 달 궤도 유인 비행 성공: 나사(NASA)가 50여 년 만에 유인 우주선을 달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시키며 화성 탐사를 향한 발판을 마련했다. 중국과의 우주 패권 경쟁 속에서 미국의 기술적 우위를 증명하고 인류의 지평을 넓히는 상징적 성과를 거뒀다.
10. 'Z세대'의 정치화와 새로운 노동 운동의 흐름: 아마존, 스타벅스 등 거대 기업에서 Z세대 노동자들이 주도하는 노조 결성 바람이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극심한 자산 불평등과 불투명한 미래 앞에 선 젊은 층이 시스템 안에서의 조직적인 저항을 선택했다.
다시 켜진 '아메리칸 퍼스트'의 엔진 2025년 미국의 가장 큰 변화는 '정치의 사법화'와 '사법의 정치화'가 끝을 맺고, 강력한 행정적 결단이 지배하는 시대로 진입했다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100일 동안 수십 개의 행정명령을 통해 바이든 정부의 유산을 지웠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그것은 세계화의 그늘에서 소외된 러스트 벨트의 노동자들과 전통적 가치를 수호하려는 보수층의 열망이 '강한 지도자'라는 환상과 결합했기 때문이다. 특히 관세 정책은 단순한 경제 수단을 넘어 상대국을 압박하는 전략적 무기가 되었다.
숫자가 지워버린 인간의 얼굴들 뉴스는 정책의 성공과 실패를 논하지만, 기자의 눈에는 그 정책에 삶이 짓눌린 사람들이 먼저 보인다. 텍사스 국경 지대에서 만난 엘레나(가명)는 20년을 미국에서 살았지만, 이제는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추방 트럭을 피해 매일 밤 짐을 싼다. 실리콘밸리에서 만난 프리랜서 작가 마크는 AI가 자신의 문체를 복제해 글을 쓰는 세상을 보며 "내 영혼이 도둑맞은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일론 머스크가 '효율'을 외치며 정부 조직을 칼질할 때, 누군가는 자신의 생계를 지탱하던 복지 서비스가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며 절망했다.
애팔래치아 산맥에서 들려오는 노래 지난 가을, 웨스트버지니아의 탄광 마을에서 만난 한 노인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잊힌 줄 알았는데, 다시 누군가 우리 이름을 불러주니 좋다. 하지만 그 대가가 이웃과의 증오라면,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2025년 미국 곳곳에서 터져 나온 함성은 절대 일치하지 않았다. 워싱턴 광장에서는 여성들이 낙태권을 외치며 행진했고, 뉴욕 증시 앞에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주가에 환호하는 투자자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같은 시간, 같은 땅 위에서 각기 다른 우주를 사는 이들의 모습은 미국의 본질적인 분열을 보여주었다.
성좌를 잃지 않기 위한 기도 미국은 지금 거대한 실험대에 올라와 있다. 효율과 질서, 보호와 성장을 추구하는 이 거대한 흐름은 분명 누군가에게는 기회일 것이다. 하지만 국제부 기자로서 세계의 수많은 제국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나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공동체의 온기가 사라진 효율, 타자의 고통에 눈감은 성장은 결국 모래 위에 쌓은 성과 같다. 미국의 상징인 독수리가 다시 비상하기 위해서는 한쪽 날개인 '강함'뿐만 아니라, 다른 쪽 날개인 '포용'과 '인류애'가 함께 저어야 한다. 2025년의 미국이 남긴 뉴스는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강해지기 위해 무엇을 잃어버리고 있는가?


















